오늘은 성숙을 향한 민주주의의 여정의 날이다
오늘은 난리와 폭동이 예상되는 날이다. 대규모 집단 불복과 반발이 시작될 모양이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간판을 뗄 것이라고 하는 자들도 있다. 성숙을 향한 민주주의의 여정의 날이기도 하다. 민주주의는 고정되어 있는 실체가 아니라 항상 현재 진행형이다. 국가의 판결 곧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하고, 법 앞에 겸허히 머무를 줄 아는 국민만이 진정한 의미의 승리자이다.
2024년 4월 4일 11시,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정치적인 어느 한 편 국민들의 난리와 폭동이 예상된다. 지금의 상황이 굉장히 민감하고 중대하다. 아무튼 오늘은 성숙을 향한 민주주의의 여정의 날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는 국가적으로 큰 의미를 가지는 결정이고, 사회적으로도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대통령이라는 최고 권력자에 대한 탄핵 여부는 국민 정서, 정치 세력 간 갈등, 그리고 전반적인 사회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민들 사이에서 정치적 입장이 갈리다 보면, 감정이 격해지고 거리 시위나 충돌 또는 소규모 폭력 사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냉정함과 법치주의, 그리고 서로의 견해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헌법재판소의 심판 선고는 단순한 판결을 넘어, 헌법상 권력의 분립과 견제를 실현하는 결정적인 사건이다. 국가의 최고 사법기관이 행사하는 이 판결은 민주공화국의 헌정 질서 안에서 모든 국민이 존중해야 할 중대한 순간이며, 그 자체로 민주주의의 작동 원리를 상징하는 장면이다.
민주주의는 현재 진행형이다. 현대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권리의 근간을 이루는 정치 체제이다. 표현의 자유, 신앙의 자유, 집회의 자유, 그리고 정치에 대한 참여 등은 모두 민주주의가 보장하는 핵심 요소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결코 완성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고 적응하며 진화한다. 많은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헌법이나 선거제도처럼 정해진 제도적 틀로 이해하곤 하지만, 그것은 단지 겉으로 보이는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시민들의 지속적인 참여, 갈등 속의 타협, 그리고 끊임없는 성찰과 개혁을 통해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언제나 새롭게 만들어지고 완성되어 가는 ‘현재 진행형’이다.
민주주의는 그 자체로 하나의 ‘과정’이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권력의 정당성이나 절차적 정당성뿐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참여적 과정에 있다. 독재 체제와 달리 민주주의는 모든 결정을 소수의 권력자가 아닌 다수의 시민이 주체가 되어 만든다.
이 과정은 때때로 복잡하고, 때로는 느리며, 때로는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다. 사회적 갈등이 표면화되기도 하고, 서로 다른 의견이 충돌하며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바로 그 갈등과 토론이 민주주의를 더욱 성숙하게 만드는 필수적인 요소다.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것은 곧 사회의 건강함을 보여주는 것이며, 갈등을 타협으로 해결하는 과정은 공동체의 역량과 민주적 역동성을 드러낸다.
민주주의는 단숨에 완성되는 체제가 아니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직접민주주의는 오늘날의 민주주의에 씨앗을 뿌린 출발점이었다. 이후 중세를 지나며 봉건주의와 전제 군주제 시대를 거쳐, 대표민주주의가 서서히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산업혁명 이후 노동자 계층의 정치 참여 확대 요구,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여성 참정권 운동, 세계 대전 이후의 식민지 해방과 민족자결 운동, 그리고 냉전 시대를 거치며 민주주의는 점점 더 다양한 층위에서 확장되고 심화되어 왔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이러한 역사적 흐름 속에서 수많은 투쟁과 희생을 거쳐 이뤄진 결과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과거의 성취에 안주할 수 없다. 오늘날 민주주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기술의 발전은 정보 접근성을 높였지만 동시에 정보의 왜곡과 허위정보의 유통을 가속화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의 편향성, SNS를 통한 여론 조작, 혐오 표현의 확산 등은 민주주의 사회의 공론장을 위협하는 요소다. 정치적 양극화는 타협보다는 극단적 주장과 대립을 낳고, 이는 공동체 내부의 분열을 심화시킨다. 우리는 이러한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며 민주주의의 본질을 지키고, 더욱 성숙한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민주주의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말은 곧 시민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단지 선거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서, 공공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며, 동시에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민주주의는 누군가가 대신 지켜주는 체제가 아니라,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자발적 참여와 책임을 통해 유지되고 발전한다. 학교, 직장, 지역 사회 등 일상적인 삶의 모든 공간에서 민주주의는 실천되어야 한다. 가정에서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소외된 이웃과 연대하는 일상 속의 실천들이 바로 민주주의의 뿌리가 된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법과 제도의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합리적 절차가 필수적이다. 감정이나 선동에 휘둘리지 않고, 헌법과 법률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 중 하나다. 특히 권력자에 대한 견제와 균형, 사법부의 독립성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핵심 기둥이다.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더라도, 국민은 최종적으로 헌법재판소 등 국가기관의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민주주의의 성숙함은 위기의 순간에 더욱 빛난다. 위기를 대하는 시민의 태도는 곧 민주주의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오늘,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라는 중대한 결정을 맞이하면서, 성숙한 시민의식과 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국민이라면, 결론이 인용이든 기각이든 각하든 묵묵히 이를 받아들이고, 법치주의에 입각한 질서를 존중하며, 포용과 화합의 길로 함께 나아가야 한다. 법적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결정은 우리가 선택한 제도적 장치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이를 수용하는 태도야말로 진정한 민주 시민의 품격을 드러내는 것이다.
정파적 이해관계나 진영 논리에 얽매여 국민을 분열시키고 혼란을 조장하는 행위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며, 공공의 질서를 해치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특히 폭력을 부추기거나,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부정하고 저항하는 행위는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향한 도전이며, 더 나아가 이 나라의 존엄성과 법적 정당성을 훼손하는 중대한 위협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진정한 힘은 폭력이 아니라 절차와 원칙에 있다.
대한민국은 오늘의 정치적 갈등과 사회적 분열을 넘어,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이를 위해 정치권은 책임 있는 자세로 국민의 위임을 성실히 수행해야 하며, 국제사회의 격변, 경제적 불확실성, 사상적 다양성의 확대, 자연재해와 같은 복합적 위기 속에서도 국민을 하나로 묶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하고, 법 앞에 겸허히 머무를 줄 아는 국민만이 진정한 의미에서 ‘승리자’라 할 수 있다. 그들은 높은 시민의식으로 나라의 품격을 지키는 이들이며, 민주주의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는 과정임을 깊이 이해하는 이들이다.
모범적인 시민은 민주주의의 기반 위에서 공동체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설계한다. 민주주의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깊이 명심한다. 국가의 권위는 사람에 의해 임의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섭리 아래 이루어지는 것임을 기억하자. 오늘의 결정을 계기로 대한민국이 더욱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지켜주시고, 더 나은 미래로 인도해주시리라.
예수께서는 화해와 평화를 추구하는 자에게 복은 주신다고 한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이 그들을 자기의 자녀라고 부르실 것이다”(마 5:9). 그리고 예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네 칼을 칼집에 도로 꽂아라. 칼을 쓰는 사람은 모두 칼로 망한다”(마 26:52). 이 말씀은 폭력과 무력에 대한 경고이며, 평화를 선택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예수의 사도 바울은 갈등 속에서도 악을 따라가지 말고 선으로 대응하라고 권한다.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이 선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려고 애쓰십시오. 여러분 쪽에서 할 수 있는 대로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평하게 지내십시오”(롬 12장 17-18).
최덕성, 브니엘신학교 총장, 리포르만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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