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저널

한상동주기철333.jpg

 

한상동 목사(왼편)와 주기철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총회가 후원하고 고신 부산노회가 주관하는 '한상동 목사 서가 40주년 기념행사'가 2016년 1월 6일 오후 1시에 고신대학교 대강당(영도)에서 열렸다. 필자가 발표한 "한상동과 주기철의 교회론"은 신사참배거부운동과 이 운동을 주도한 한상동 목사를 분리주의자 또는 분리주의 성향을 가진 자로 보는 교회사가들의 주장의 근거없음과 친일파의 당파적 시각에서 나온 역사왜곡임을 증명한다. 아래는 머리말이다.

 

한상동과 주기철의 교회론 

 

최덕성  (현 브니엘신학교 총장, 고려신학대학원-고신대학교 교수, 1989-2009)

 

 

신사참배거부운동의 동력(動力) 한상동 목사와 순교자 주기철 목사의 교회론이 달랐는가? 이 질문은 일제말기의 한상동이 분리주의자이며, 신사참배거부운동이 초대교회의 도나투스주의와 같은 분리주의 교회운동이었다는 주장과 직결되어 있다. 민경배 교수(전 연세대학교, 한국교회사)는 한상동과 주기철이 당시의 한국교회에 대한 각각 다른 인식을 가졌다고 본다. 상이한 교회론을 지녔다고 한다. 전자는 분리주의 교회관을 가졌고, 후자는 정통 교회론을 가졌다고 본다. 한상동은 분리주의자이고 신사참배거부운동은 고대교회의 도나투스주의와 같은 분리주의 운동인 반면에 주기철은 역사적 정통 교회론에 충실했다고 한다.

 

민경배 주장의 근거는 두 가지이다. 한상동과 전국의 여러 동지들과 함께 신사참배를 거부하는 교회장로회(통칭 노회)를 조직하여 배교하는 한국교회에 적극적으로 대항하고자 평양에서 모였을 때 주기철이 시기상조(時機尙早)의 감()이 있다고 말했다. 신사참배거부운동의 신념체계와 역사를 기록한 평양지방법원의 “21명 예심종결서가 주기철을 신사참배거부항쟁자 군()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민경배는 주기철이 당시 우상숭배를 행하던 그룹과 자신을 동일시했고, 반면에 한상동은 대립각을 세우고 항거하면서 분리주의 성향의 신사참배거부운동을 이끌었다고 한다. 한상동과 신사참배거부운동자들이 우상숭배를 행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강요하며 백귀난행(百鬼亂行)을 저지르는 당시의 한국교회를 파괴하려고 시도한 것은 정통 교회론에 부합하지 않으며, 따라서 정당하지 않다고 본다. 한국교회는 상처받는 교회였으며, 비록 순결을 잃어가고 있었지만 교회의 역사적 전통을 수호했다고 한다.

 

한상동과 주기철의 교회론이 달랐다는 주장은 관점, 의견, 해석의 차이에 해당하는 사안이 아니다. 양시쌍비적 이견이 아니다. 교회가 무엇인가를 무시한 당파성과 힘의 논리로 이해한 그릇된 판단이다. 민경배의 오류 판단을 통제한 것은 성경적 관점이나 진리성이 아니다. 기독교사상사나 신앙고백 시각에 근거한 판단도 아니다. 우상숭배 전력(前歷)을 가진 친일파의 당파적 시각이다. 다수 집단의 자파 옹호적, 자기 변호적, 기만적 판단이다. 근거가 될 수 없는 것들을 근거로 삼은 논점일탈의 오류(Red Herring)이기도 하다.

 

한상동과 주기철의 교회론이 달랐다는 주장은 일제말기에 배교하는 교회에 항거하여 새로운 교회조직을 가지려고 시도한 신사참배거부운동을 분리주의 운동으로 간주하고 그 신앙의 맥을 계승한 예장 고신을 분리주의파로 몰아붙이는 시각의 출발점이다. 기존의 교회가 우상숭배를 하고 백귀난행을 저지르며 이단의 정도를 훨씬 뛰어넘는 상태였음에도 그것을 무너뜨리려 하거나 새로운 교회조직을 가지려고 시도한 한상동과 신사참배거부운동의 노력은 인간의 보편적 의와 양심과 합리성에 부합할뿐 아니라 개혁교회론에 충실하다.

 

신사참배거부운동은 일제에 항거한 정치운동인 동시에 배교한 한국교회에 항거한 신앙운동, 교회운동이었다. 신사참배거부운동 공동체는 그 자체로 사도성과 공교회성보편성을 지닌 그리스도의 신부이며, 완전한 교회였다. 역사적 기독교 신앙을 계승, 고백하면서 유일신론과 십자가의 구속 사건에 대한 감격과 신앙 정조를 가지고 있었다. 우상숭배를 하고 배교하는 교회에서 축출, 면직, 제명을 당한 교역자들은 신도주의(神道主義)화 된 한국교회에 대항하여 기독교 보편적 신앙과 장로교회 본래의 신앙고백적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 운동이 새로운 교회조직을 가지려고 한 것은 16세기 종교개혁운동의 교회론에 부합했다. 나치치하에서 새로운 교회조직을 가진 독일고백교회운동과 일치한다.

 

민경배의 사실호도는 개혁신학과 교회론을 거부하는 극단적인 역사왜곡이다. 민경배 식의 당파적 역사이해와 친일파적 시각은 한국교회사학계에 마치 정사(正史)처럼 인식되고 있다. 왜곡된 역사는 성공적인 미래를 향한 길라잡이가 될 수 없다. 민경배 아류 교회사가들이 일제말기의 한상동과 신사참배거부운동을 도나투스주의와 같은 분리주의 또는 분리주의 성향을 가진 인물과 운동으로 봄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하나님의 나라 확장한국교회와 세계교회 건설의 매우 불행한 장애물이다.

 

[이 글은 2016년에 출간될 책의 일부이다.]

 

▶ 아래의 SNS 아이콘을 누르시면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습니다. 공유해 주십시오.

 

  • ?
    dschoiword 2016.01.06 09:02
    한상뎅이, 친근감 있는 이름이기도 하지만, 고신교단 상당수 신학교수들이 한상동 목사를 폄하하면서 부르는 이름입니다. 주기철은 자식들이 챙겨 위대한 이단자-순교자로 높임을 받고 있지만, 한상동은 자식이 없기에, 고신대 산하 신학교수들조차 그를 조롱, 폄하해 왔습니다. '한상뎅이 나쁜 놈'이라고 해야 학문성을 갖춘 학자로 존경을 받는 풍토였습니다. 미국 에반겔리아대학교에서도 한상동 기념 세미나를 한다고 합니다. 글, 책, 자료집을 남겨야 역사가 됩니다. 한 권 챙겨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 ?
    늘새롬 2016.01.07 19:18
    요한복음 9:41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가 맹인이 되었더라면 죄가 없으려니와 본다고 하니 너희 죄가 그대로 있느니라' 고 하신 말씀처럼 반성이 제대로 안된 사람은 결국 거룩한 역사에 대한 해석- 고백이 자기변호감으로 불어내는 것을 봅니다. 못나도 역사의 정통성은 제대로 고백해야지 민경배는 자기 양심 때문에 지난 역사마저 분간이 안된다는 걸 봅니다.

  1. 석굴암에서 만난 예수

    석굴암 석불과 십일면관음상(경주, 8세기). 페르시아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네스토리우스주의 기독교가 '땅 끝' 신라에 전래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석굴암에서 만난 예수 원제: 네스토리우스주의와 석굴암 경주 토함산에 있는 석굴암은 신라시대에 만...
    Date2016.10.12 Bydschoiword Reply0 Views3685 file
    Read More
  2. 새 관점 칭의론, 로마가톨릭과 뭐가 다른가?

    최덕성 박사(중앙), 원종천 박사(좌측), 라은성 박사(우측) 새 관점 학파 칭의론, 로마가톨릭과 뭐가 다른가? 한국복음주의역사신학회 제35차 학술대회서 최덕성 박사 발표 한국복음주의역사신학회(회장 김용국) 제35차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가 1일 서울 사당...
    Date2016.10.10 Bydschoiword Reply1 Views1754 file
    Read More
  3. 유대인은 예수 믿지 않아도 구원 받습니까?

    유대인은 예수 믿지 않아도 구원 받습니까? 유대인은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지 않아도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로마가톨릭교회는 유대인이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지 않아도 구원을 받는다고 합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선언한 내용입니다. 최덕성, <교황신...
    Date2016.09.26 Bydschoiword Reply1 Views17371 file
    Read More
  4. 신학도들, 로마가톨릭교회로 전향하다

        Photo credit: Alberto Luccaroni   신학도들, 로마가톨릭교회로 전향하다     미국에서 간행되는 내셔널가톨릭레지스터(National Catholic Register, 2016.7.10.)는 최근 "왜 많은 개신교 복음주의자들이 로마가톨릭교회로 전향하는가?"(Why Are So Many ...
    Date2016.07.13 Bydschoiword Reply1 Views4739 file
    Read More
  5. 아시아에서 되살아나는 신학 망령

    아시아에서 되살아나는 신학 망령 아래의 글은 마닐라에서 사역하는 어느 한국인 선교사의 2015년 5월 1일 자 선교편지의 일부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현지의 신학교(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구약신학을 가르치는 분이다. 유럽교회를 황폐화 시킨 신학적 망령...
    Date2016.05.01 Bydschoiword Reply1 Views5463 file
    Read More
  6. 주기도문, 완전한 모범기도

            주기도문, 완전한 모범기도     기도는 인간의 가장 고상한 활동이며 고귀한 행동이다. 영으로 하나님의 얼굴을 대할 때보다 더 위대한 순간은 없다. 기도는 하나님을 만나고, 하늘의 모든 복으로 채워주시는 하나님을 알현하는 일인 동시에 면밀히 자...
    Date2016.04.04 Bydschoiword Reply0 Views4594 file
    Read More
  7. 대학이 사라진다

      예일대학교 , 봄  풍경   대학이 사라진다   대학이 사라지고 있다. 대학교육산업이 소멸하고 있다. 소멸 이유는 인구감소와 학령인구의 축소 뿐만이 아니다. 주 요인은 정보전달과 교육방식의 혁신적인 변화 때문이다.    교육개혁이 쓰나미처럼 다가온다. ...
    Date2016.03.03 Bydschoiword Reply0 Views4607 file
    Read More
  8. 칼빈의 재세례파 논박

     재세례파 처형 그림(16세기): 요단강에 수장시키는 형태의 처벌 모습이다. '분리주의자,' '카타리파,' '침묵주의자'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칼빈의 재세례파 논박 순교는 목숨을 담보한 피의 증언이다. 자기의 믿음에 대한 확언(確言)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
    Date2016.01.19 Bydschoiword Reply1 Views8120 file
    Read More
  9. 한상동과 주기철의 교회론, 다르지 않다

    한상동 목사(왼편)와 주기철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총회가 후원하고 고신 부산노회가 주관하는 '한상동 목사 서가 40주년 기념행사'가 2016년 1월 6일 오후 1시에 고신대학교 대강당(영도)에서 열렸다. 필자가 발표한 "한상동과 주기철의 교회론"은 신...
    Date2015.12.24 Bydschoiword Reply2 Views4270 file
    Read More
  10. 위대한 이단자들: 종교개혁 500주년에 만나다

    위대한 이단자들: 종교개혁 500주년에 만나다 최덕성 교수의 신간 저서 소개 기독교 정통신앙은 이단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 이단이 도전할 때 잠자던 교회는 분연히 일어나 대응했다. 성경과 논리로 항변하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교회는 성경의 핵심 진리들...
    Date2015.12.09 Bydschoiword Reply6 Views5161 file
    Read More
  11. 웨슬리의 몬타누스·펠라기우스·세르베투스 이해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제31차 정기논문발표회(2015)/ 크리스천투데이 사진 웨슬리의 몬타누스·펠라기우스·세르베투스 이해 <크리스천투데이> (2015.11.14.) 기사, 이대웅 기자 최덕성 박사,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논문발표회에서 비판 한국복음주의조직신...
    Date2015.11.15 Bydschoiword Reply1 Views4515 file
    Read More
  12. 그러면 천주교는 개신교 세례를 인정하는가?

    WCC 부산총회에 참석한 김삼환, 이영훈 목사 그러면 천주교는 개신교 세례를 인정하는가? 한국기독교방송(CBS)은 “가톨릭 영세, 개신교 세례와 많이 다를까?”라는 제목의 방송을 했다. 그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재(2015.10.7.) 했다. 아래 동영상을 클릭하면 ...
    Date2015.11.07 Bydschoiword Reply1 Views5016 file
    Read More
  13. 성령 충만하면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가?

    성령 충만하면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가? 이민규 교수(한국성서대학교), 뉴스미션, 2015-11-01 우울증에 관한 일반 기독교인들의 오해는 정말 끝이 없이 심각하다. 이 때문에 너무 많은 우울증을 앓는 기독교인이 추가로 고통을 받는다. 필자가 이 글을 쓰는 ...
    Date2015.11.03 Bydschoiword Reply0 Views4845 file
    Read More
  14. 칼빈은 사람을 죽인 적이 없다

    칼빈은 사람을 죽인 적이 없다 칼빈에 대한 질타, 역사적 정황 고려하지 않은 판단 감리교계 인터넷 신문 '당당뉴스'에 이단자 세르베투스와 관련하여 종교개혁 신학자 존 칼빈을 폄하하는 글이 게재되고 그 글이 SNS 세상을 돌아 다닌다. <어쩔까나 한국교회...
    Date2015.10.31 Bydschoiword Reply2 Views7365 file
    Read More
  15. 구 프린스턴신학 방법론

    웨스트민스터신학교 전경. 구 프린스턴 신학 전통을 계승한다 구 프린스턴 신학방법론 원제: 찰스 핫지의 신학 방법론 중심으로 본 프린스턴신학과 스코틀랜드 상식철학의 연계성 서론 약 40년 전, 예일대학교의 역사학 교수 시드니 알쉬트롬(Sydney Ahlstrom...
    Date2015.10.27 Bydschoiword Reply0 Views4377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Next
/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