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Boycott Japan       

 

친일파 정의: 누가 친일파인가?

 

'친일파'는 일본인과 친밀하거나, 일본산 제품을 구입하여 즐겨 사용하거나, 일본국 입장을 지지하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가 아니다. 일본어를 잘하거나, 일본에서 학교를 다녔거나, 일본에 자주 드나드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 아니다. 현 정부의 정치적 입장이나 대일 외교 관계에 반대되는 주장을 하거나, 일본과 관련하여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지지하지 않는 자를 친일파라고 말하지 않는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파’를 “한말 일제강점기에 일제의 참략에 협조하면서 국권을 상실케 하였거나, 일제를 등에 업고 동족들에게 위해(危害)를 가하거나, 독립운동을 방해한 자들을 총칭해서 하는 말”이라고 규정한다. 일제통치 기간 동안 일본의 한국 침략에 편승하여 민족을 배반하고 동족에게 고통을 가한 무리들을 일컫는다. 1945년 광복 일까지 일제치하의 조선인으로 국가의 기밀을 빼내어 일본에 주거나 독립군의 명부나 애국자들을 밀고하여 일본으로부터 이득을 얻은 자를 말한다.

 

제헌국회의 '반민족행위처벌법’(1948.9)은 ‘친일파’를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첫째, 일본정부와 통모(通謀)하여 한일합병에 적극 협력하였거나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조약 또는 문서에 조인하는 자. 둘째, 일본정부로부터 작(爵)을 받은 자 또는 일본제국의회 의원이었던 자. 셋째, 일본 치하에서 독립운동한 자나 그 가족을 악의로 살상ㆍ박해한 자 또는 이를 지휘한 자. 넷째, 습작(襲爵)한 자, 중추원 부의원(府議院)의 고문 또는 참의, 칙임관 이상의 관리, 일정행위, 독립 운동을 방해할 목적으로 단체를 조직했거나 그 단체의 간부였던 자, 군 경찰의 관리로서 악질적인 자, 군수공업을 경영한자, 도ㆍ부의 자문 또는 결의기관의 의원이었던 자 중에서 일제에 아부하여 죄적이 현저한 자, 관공리로서 악질적인 죄적이 현저한 자, 일본국책을 추진시킬 목적으로 설립된 각 단체 본부의 수뇌간부로서 악질적인 자, 종교ㆍ사회ㆍ문화ㆍ경제 기타 각 분야에서 악질적인 언론저작과 지도를 한 자, 일제에 대한 악질적인 아부로 민족에게 해를 가한 자 등이다.

 

한국기독교 친일론을 다룬 최덕성의 <한국교회 친일파 전통>(2000)은 이와 같은 '친일파' 정의에 기초하여 기독교 친일파 인사들의 광복 후 행태를 신학적으로 조망하여 소개한다. 일제에 자발적으로, 솔선수범 부역하여 한국교회를 무너뜨린 자들, 해방 후에도 교권을 휘둘렀던 자들을 '친일파' 인사들, 광복 후, 죄인 석에 앉아 처벌을 청해야 할 자들이 스스로 재판석을 차지하고서 자기에 대하여 무조건적인 용서, 면죄, 사죄를 선언하는 등, 해괴한 짓을 한 친일파 기독교 역사를 교회론적으로 분석한다.  

 

갈등을 가지기 쉬운 이웃 나라 사람들과 친하개 지내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도 매우 환영할 일이다. 예전, 어느 신문기자가 애국자 백범 김구 선생에게 질문했다. "친일파 처단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백범은 "민족 배신행위는 용서할 수 없다. 친일이란 무슨 말인가? 일본과 찬하다는 뜻이 아닌가? 이웃 나라와 가깝게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런 친일파는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미치가미 하사시, <한국인만 모르는 중국과 일본>, 79쪽)라고 했다.

 

최덕성 (브니엘신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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