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기독교인들, 해운대 기독교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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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8주일 오후 부산 해운대에서 10년에 한 번 씩 개최되는 <해운대 성령대집회>가 열렸다. 항도부산은 마치 아시아의 안디옥과 같은 복음의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어가고 있다. 필자가 이 포스팅을 하는 것은 지난 수십 년 간 이 도시가 기울여온 노력과 순전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일인이기 때문이다. 먼저이 대규모집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부산은 교회교단 연합사업의 가장 모범적인 도시다. <부산성시화 본부>엔 교파교단색이 없다. 혹자는 이 무더위에 한번 해운대에서 모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이 나라 그 어떤 도시에서도 해내지 못한, 그것은 한국전쟁 때부터 시작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바울의 빌립보에서 바닷가 모래사장의 유대인 기도회에서 첫 유럽교회가 태동된 것처럼 부산기독인들은 반도의 마지막 해변에서 하나님께 민족의 문제들을 놓고서 무릎을 꿇은 것이다.
2.
결코 일회성 이벤트로 간단히 평가해버릴 그 이상의 역사가 있다. 부산기독시민들은 우리민족 마지막 신앙의 보루라는 거룩한 부담감을 가진 분들이다. 첫 집회는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을 사모하며 2007년에 열렸고, 10년 전 2014년 525회개의 날 부산해운대집회에는 무려 20만 명이 해운대 백사장에서 우중에서도 모래사장에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그리고 꼭 10년 만에 다시 열린 것이다. 그 사이 부산의 복음회는 8%에서 12%로 성장했다. 이번에는 부울경에서 11만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 특정 단체가 할 수 없는 일이고 그렇게 될 수도 없다. 마마기도클럽과 파파기도클럽, 청소년, 청년기도회가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이들은 7대 서약을 했다.
<7가지 약속은 손해 보더라도 정직하게 살겠습니다(경제), 막말하지 않고 좋은 말만 하겠습니다(언어), 퇴폐문화 멀리하고 깨끗하게 살겠습니다(문화), 방황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하겠습니다(가정), 외면하지 않고 이웃을 돕겠습니다(이웃), 불편하더라도 참고 아끼겠습니다(환경), 대한민국을 사랑하겠습니다(나라)>이다.
3.
필자는 이 집회의 집행부인 <부상성시화본부>에 몇 번 강의로 참석했다. 그리고 또 <부산미목연> 모임에도 참석했다. 그리고 수영로교회, 호산나교회, 부전교회 등 부산의 규모를 떠나 모든 교회가 동참하고 있으며 부산의 기독지도자들이 얼마나 순전한지를 말할 수 있다. 한국교회가 세상으로 비난받는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부산지역교회도 별반 다르지 않느냐는 식으로 평가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부산교계는 큰 사고(?), 교회가 대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일이 거의 없다. 사실 한국교회 사건사고는 어떤 특정도시에서 대부분 나오고 있다. 부산 분들, 부산지역교회가 해운대에서 기도회로 모인 일에 돌을 던질 일인가? 필자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아니 부산지역의 반만이라도 따라가자고 말하고 싶다.
4.
우리는 광화문과 해운대를 바라보고 있다. 광화문광장의 기독교와 해운대 모래사장의 기독교를 동일평가해서는 안 된다. 항도부산은 이 민족의 역사적 고통속에 있을 때 늘 어머니 같은 도시였다. 암울했던 시대, 민족의 길을 찾아 부산에서 배를 탔고, 부산으로 돌아왔다. 부산은 장기려의 도시이다. 교단을 위해 신학교부지와 회관건립을 위해 땅을 내어놓은 것은 모두 부산의 장로님들이셨다.
필자는 오히려 해운대에서 작은 소망을 본다. 형제들이여, 부디 우리가 서로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자! 우리시대의 교회는 힘든 전쟁터에서 분투하고 있다. 필자는 조국교회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한라에서 백두까지를 부를 때 가슴이 뛴다. 우리가 이 풍진 세상에서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자!
항도 부산의 벗들에게 고맙고 수고하셨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임종구 목사,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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