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즈베리 부흥 현장에서
[인구 6000여명의 작은 마을 윌모어(미국 켄터키주)의 대학에서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된 영적 부흥에 세계 크리스천이 감동하고 있다. 지난 20일 애즈버리대학교 예배당에 들어가 함께 예배드린 미국 와싱톤중앙장로교회의 류응렬 담임 목사가 전한 후기이다.]
미국 켄터키 윌모어라는 인구 6천 명의 도시에 있는 애즈베리 대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놀라운 부흥의 역사, 그 역사의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하고자 2월 20일 월요일 일찍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루이빌 공항에 내려 윌모어로 가는 길은 끝없는 옥수수밭과 드넓은 평원이 펼쳐져 있었고, 학교 근처에 도착하자 수천 명의 사람이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부흥의 역사가 일어난 휴즈, Hughes 예배당으로 들어가기 위해 미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예배당에 들어가기까지 최소한 6-7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도 얼굴에는 감사와 기대감으로 가득 찬 모습이었습니다. 교내 잔디밭에는 곳곳에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찬양과 기도가 이루어졌고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참 평온하게 보였습니다.
부흥의 시작 스토리를 들으면서 이런 역사는 전적으로 하나님이 행하신 일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난 2월 8일 수요일 평소처럼 대학교 예배가 끝이 났고 설교자는 떠났으며 학생들은 교실로 기숙사로 돌아갔습니다. 현장에 20명 정도의 학생들이 남아서 기도하는 가운데 서서히 하나님의 영적 임재가 나타나자 그것을 온몸으로 느낀 학생들은 친구들에게 다양한 매체로 알리기 시작했고 그렇게 학생들도 교수들도 예배당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이 사실이 퍼져 나가자 지역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마침내 온라인상에 퍼져 미국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이 모여들었고 심지어 해외에서도 이 현장을 보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하루 코스로 준비한 걸음이기에 저는 예배당 안으로 들어갈 생각은 하지도 못한 채 이 부흥의 현장을 눈으로 본다는 것과 예배당 앞에 펜스를 붙들고 기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리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애즈베리 신학대학원에 다니는 학생의 도움으로 중보기도실로 들어갈 때 잠시 보인 예배당 안의 모습을 보면서 사진을 좀 찍어도 좋겠는지 물었더니 안내하는 분이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그 말이 끝나자 바로 저는 발 한 쪽을 예배당 안에 넣고 셀폰으로 현장을 담기 시작했습니다.
한 발이라도 담갔으니 그 정도라도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라 생각했는데 하나님의 비상적인 은혜로 부흥이 시작된 예배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예배당을 가득 채운 대학생들과 성도들을 보면서 마음의 흥분을 가라앉히기 어려웠습니다. 제 생애 어쩌면 다시 경험하기 어려운 영적 부흥의 현장에 서 있다는 생각 하나만으로도 감사와 감격에 젖었습니다.
함께 기도하고 찬양하고 간증에 귀를 기울이면서 제 생각에 잔잔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부흥의 현장은 어떤 거대한 역사가 나타난 것이 아니라 너무나 조용하고 평온하고 질서가 있었습니다. 하늘이 갈라지는 역사나 폭풍우가 일어나는 거센 파도가 아니라 참석한 사람들 마음마다 차분하게 임하는 하나님의 영적 임재로 가득했습니다. 체계적인 준비도 없었지만, 찬양과 기도와 예배는 진정한 마음을 담은 영혼의 울림이 온 예배당에 넘쳤습니다.
Christ Be Magnified, 주님만 높임을 받으소서 라는 찬양을 들으면서 진정한 영적 부흥은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주권적인 은혜요, 하나님만이 영광을 받으신다는 사실을 다시금 보았습니다. 특별한 부흥의 현장을 보려고 갔는데 제가 본 것은 하나님이 행하시는 너무나 평온하고 자연스러운 영적 임재였습니다.
부흥은 하나님이 주권적으로 주시는 은혜이지만 애즈베리 부흥의 역사 뒤편에 쌓인 기도 스토리를 들으면서 이 시대도 여전히 기도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다시 한번 보았습니다. 현장에서 중국계 말레이시아 분인 홍 교수님, Dr. Hong Too Leow을 만나 놀라운 간증을 들었습니다.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트리니티 신학교에서 유학하고 말레이시아에서 14년 동안 교수 사역을 하던 중 2015년 애즈베리 대학교에 방문 교수로 머물렀습니다.
이때 하나님께서 교수직을 내려놓고 애즈베리의 부흥을 위해 풀타임으로 기도하라는 말씀을 받았습니다. 스스로 보수적인 신학자였기에 이런 신비한 비전에 대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결국 몇 차례 확인 과정을 거쳐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확신하고 주님께 순종하였습니다. 결국 2019년에 윌모어로 이주하고 애즈베리의 부흥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홍 교수님은 대화 가운데 놀라운 사실을 들려주었습니다. 2020년 여름에는 하나님이 회개하라, 부흥을 위해 기도하라는 사인을 들고 기도하라는 말씀을 주셨고 그는 또 한 번 순종했습니다. 그렇게 2년 동안 그 사인을 자기 몸 앞뒤로 메고 다녔으니 얼마나 우스운 모습으로 보였을지 충분히 상상이 갔습니다.
저는 현지 목사에게 매일 그 사인을 메고 다녔으니 모르는 사람이 없었겠습니다, 라고 했더니 사람들은 그를 샌드위치 맨 혹은 사인을 든 사람, a man with a sign이라고 불렀다고 했습니다.
홍교수님 뿐만 아니라 많은 기도 용사가 새벽을 깨워 함께 부흥을 위해 기도했다는 소식을 듣고 하나님께서는 이 시대에도 기도를 통해 역사하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애즈베리 대학교의 부흥이 알려지자 미국의 CNN, FOX 등 다양한 방송사에서 그를 찾아 인터뷰를 요청해 왔습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 부흥을 가져온 분은 하나님이시고 모든 영광을 받으셔야 할 분도 하나님이시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그의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남편이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을 할 때 마음이 어떠했습니까? 그녀의 대답은 간결했습니다. I just followed him, 당연히 그를 따랐지요. 그리고 한 마디 덧붙였습니다. Ultimately followed the Lord, 결국 주님을 따르는 일이었으니까요. 그 고백은 어떤 설교보다 강렬한 울림으로 제 가슴에 남았습니다.
부흥의 역사 뒤편에 있었던 또 한 스토리를 들으면서 이런 분들에게 참 고마운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부흥이 일어난 그날 설교한 분은 잭 미어크립스, Jack Meerkreebs 라는 젊은 목사였습니다. 자신은 대단한 설교를 한 것도 아니기에 속히 예배당을 빠져나왔다고 고백하는 목사님, 두 주간 이어진 예배 중에 몇 차례 말씀을 전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강조한 단어가 radical humility, 급진적 겸손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이 부흥은 전적으로 하나님이 내려주신 선물이었기 때문에 누구도 관심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고, 오직 하나님만 영광을 받으셔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애즈베리 대학교의 부흥이 알려지자 미국 전역에서 유명 목사들과 유명 찬양인도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학교는 그 어떤 알려진 목회자나 찬양인도자를 세우지 않고 평소와 같이 지극히 평범한 분들이 계속 예배를 이어갔습니다. 이제 이 거룩한 부흥의 불길이 미국의 다른 대학교에 번져 지속적인 예배가 일어나고 회개와 기도의 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애즈베리 대학교에서 지난 2월 20일 오후 5시에 지난 13일 동안 지속된 공식적인 예배를 마치기 직전에 강단에 선 목사는 참석한 사람들에게 도전했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서 있는 자리에서 삶 속에서 부흥의 전달자, carrier가 되라고 요청했을 때 예배당을 가득 채운 사람이 모두 일어나 주님께 결단의 마음을 드렸습니다. 저도 그 자리에서 일어나 제가 서 있는 곳, 섬기는 교회와 미주한인교회, 한국교회와 미국교회 모든 곳에 하나님의 부흥이 임하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켄터키의 작은 시골에 있는 한 대학교에서 일어난 하나님의 역사. 그 현장을 다녀오면서 제 가슴에 깊이 새겨진 한 가지 가르침은 이 부흥의 한복판에 계신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겸손히 말씀을 전한 사람, 오랜 세월 눈물겨운 기도로 하늘을 울린 사람, 회개의 무릎을 꿇고 강단 앞으로 나아간 젊은이들, 모든 분을 통해 하나님이 행하신 하나님의 역사라는 사실입니다.
저도 그 부흥의 캐리어가 되고자 하는 열망으로 주님 앞에 엎드립니다. 오 주님, 한국교회와 한인 이민교회 그리고 미국교회와 전 세계 열방의 교회가 하나님을 갈망하게 하소서.
제 영혼이 하나님을 갈망합니다. 하나님의 영에 사로잡히게 하시고, 하나님만으로 저를 채우소서. 주님 한 분으로 충분하며 주님의 잔잔한 터치로 온전한 만족을 누립니다. 아멘.
류응렬 목사,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담임목사, 고든콘웰신학교 객원교수
▶ 아래의 SNS 아이콘을 누르시면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