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인 정용갑 중령
성경은 우상숭배를 금한다. 잡신숭배를 금한다. 신이라고 하는 것을 만들어 그것이 절하며 섬기는 것을 금한다.
"너는 다른 신에게 절하지 말라. 여호와는 질투라 이름하는 질투의 하나님이니라"(출 34:14). "우상을 만들지 말고 그것들에]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나 네 하나님 여호와는 질투하는 하나님인즉,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로 삼사 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출 20:5; 신 5:9). "너희 중에 남아 있는 이 민족들 중에 들어 가지 말라 그들의 신들의 이름을 부르지 말라 그것들을 가리켜 맹세하지 말라 또 그것을 섬겨서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라"(수 23:7).
성경의 우상숭배 금지 가르침에도 대한민국 정치 일선이 나선 기독교 신자들 가운데는 불상이나 제사상에 넙죽 엎드려 절하는 사람들이 있다. 언론은 이들의 우상숭배를 모습을 공개해 왔다. 이들이 진짜 기독인인지 명목상의 기독교인 또는 형식적인 기독교인임을 알게 한다.
나는 국민의 의무를 다하려고 1969년에 대한민국 육군에서 입대하여 35개월 20일 복무했다. 보병 26사단 76년대에서 봉사했다. 이 부대는 교육사단이었다. 전쟁이 일어나면 전선의 병사와 교대하여 전투를 하려고 매일 군사훈련을 했다. 나는 연대 군목을 돕는 군종병으로 일했다. 부대는 동두천과 소요산 지역에 있었다가 서울 변두리 송추 지역으로 옮겨 갔다.
연대장의 이름은 김복동 대령이었다. 그 부대의 군목은 정성구 목사였다. 소요산 지역의 우리 군인 교회는 군 진지 안에 있었고, 우리가 군 바깥 큰 도로 변에 히봉암이라는 곳에 새로운 예배당을 건축했다. 군인교회였지만 그 지역의 상당수 민간인 기독인들이 함께 예배를 드렸다. 그 군인교회에서 우리와 함께 예배를 드리는 신도 가운데는 정용갑 중령이 있었다. 26사간 76년대 2대대 대대장이었다. 집사직을 맡아 수고한 것으로 기억된다.
아래는 그 무렵에 있었던 기독인 정용갑 중령의 신앙의 절개에 관한 글이다. 당시 군목이던 정성구 목사(전 총신대 총장)기 <크리스천타임>(2022년 6월 8일)에 기고한 목회자 칼럼 <예수의 피, 민주당의 피>라는 글의 일부이다.
지금부터 53전의 일이다. 내가 보병26사단 76연대 군목으로 일할 때, 연대장으로는 김복동 대령이었다. 그는 육사11기로 생도 대장이었고, 지도력이 뛰어난 덕장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김복동 장군은 끝까지 불교 신자였고, 그의 형은 장로로 경북대 총장을 지낸 바 있다. 그 당시 병사들이 진지 공사를 마치고, 모든 장병이 돼지머리 앞에 고사를 지내러 곧 절을 하기 위해 모여 있었다.
김복동 연대장은 “1대대장부터 차례로 돼지머리 앞에 절하라”고 명령했다. 그런데 우리 군인교회 집사로 있는 2대대장 정용갑 중령만큼은 꼿꼿하게 부동자세를 취한 채 절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이것을 본 연대장은 그에게 “2대대장 실시!”하고 불호령을 내렸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부동자세였다.
점잖은 김복동 연대장도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 그에게 큰 소리로, “2대대장 왜 절하지 않나?”라고 다그쳤다. 그러자 2대대장 정용갑 중령은 부동자세로 너무나도 또렷하게 “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상 앞에 절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내가 절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로는 2대대장 장병들이 모두 내가 예수 믿는 중대장으로 알고 있는데, 내가 어찌 부하들 앞에서 그런 실망을 줄 수 있겠습니까?”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연대장 김복동은 화를 참지 못하여 모든 행사를 취소하고 사라졌다. 그러니 분위기로 봤을 때 , 2대대장은 옷을 벗든지, 명령 불복종으로 영창에 가든지, 아니면 계급 강등이나, 강제 전역을 당할 수밖에 없는 위기에 처해졌다. 그러나 정용갑 중령은 <죽으면 죽으리라>는 순교적 신앙으로 신앙의 절개를 지키고,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에게는 오직 진정으로 그리스도의 피가 그 속에 흐르고 있었다.
일주일이 지난 후, 나는 연대장실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렇게 둘이 마주하고 앉았는데, 연대장은 나에게 “정 목사님! 2대대장 정도는 되어야 진짜 예수를 믿는 자다! 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나는 뜻밖의 그의 말에 울컥했다. 그 후 2대대장은 오히려 일계급 특진되었고, 주월 한국군 사령부의 연대장으로 영전되었다.
최덕성, 리포르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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