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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식 최후의 만찬 (Basilica Catedral, Cusco, 브라질)


제네바 교회의 선교

[임종구 목사의 칼뱅과 제네바교회 이야기]


칼뱅의 제네바 사역에서 선교는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또 제네바교회는 어떻게 선교사역을 감당했을까? 여기에 관한 자료는 애석하게도 매우 제한적이다.

...

제네바교회의 선교 사역은 제네바교회가 처한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는 것으로 출발해야 한다. 제네바는 신생 기독교 도시 국가였다. 그러므로 자신들의 교회를 견고히 세워야 하는 일차적 과업이 있었고, 이어 주변 도시와 국가, 나아가서 다른 대륙의 문제에 대해서 응답해야 했다. 칼뱅이 일차적 과업에 대해서 집중했던 것은 ‘교육 선교’와 ‘구제 사역’이었다.


칼뱅은 1537년과 1541년의 법령에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런 그의 소신은 사중직제 가운데 두 번째로 교사를 배치할 정도였다. 칼뱅은 스트라스부르에서 요하네스 스투름을 통해 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제네바에 접목하였다. 제네바교회의 교육 선교는 1559년 제네바 아카데미가 개교하면서 정점을 이루지만 그 전에 콜레쥬 드 리브(Collège de Rive)에서 가르쳤다. 여학교를 따로 두었고, 제네바아카데미는 소년예비학교였던 사립학교(schola privata)와 고등교육기관이였던 공립학교(schola publica)로 나누어졌다. 개교 첫 해 900명으로 시작해서 1564년에는 재학생이 무려 1500명에 이르렀다.


제네바의 교육 선교는 오늘날의 주일학교와 같은 어린이들을 위한 교리문답 시간을 주일 정오에 가졌는데 젊은 목사들에게 맡겨졌다. 특히 통제가 어려웠던 시골 교구의 경우 자녀를 교리문답에 보내지 않을 경우 종교벌금을 물게 하면서까지 신앙교육을 철저히 하였다. 칼뱅은 제네바 아카데미를 통해 교육 선교의 꽃을 피웠는데, 그 영향력은 가히 전 유럽에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처럼 교육 선교가 교사라는 직분을 통해 콜레쥬와 아카데미에서 실현되었다면, 구제사역은 집사라는 직분을 통해 ‘구빈원(General Hospital)’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구빈원은 구교의 수녀들이 운영하던 것을 이어받은 것으로, 수녀들이 아닌 ‘집사들’에 의해 운영되었다. 구빈원의 수입은 시의회의 예산과 벌금, 자선금, 헌납된 것의 판매금 등이었고, 집사들과 병원의 의사는 시정부로부터 봉급을 받았다.


구빈원은 병자들을 위해 격리병동을 운영했고, 과부와 고아들의 피난처였다. 특히 칼뱅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온 수많은 종교난민들을 위해 구빈원이라는 공적구제기관 외에도 ‘부르즈 프랑수아(Bourse Française)’라는 민간구호기구를 만들어 운영했다. 이 기관에 칼뱅은 자신의 책의 인세를 기부했고 구호금 모금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칼뱅 시대의 제네바교회가 해외선교사를 파송한 사례가 제네바목사회 회의록에 공식적으로 등장한다. 1555년 7월 16일에 600명 정도의 프랑스 이주자들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도착하여 빌르가농을 중심으로 정착촌을 형성하였다. 그리고 칼뱅에게 편지를 보내어 선교사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는데, 칼뱅은 매우 좋은 선교의 기회로 여기고 2명의 목사 피에르 리시에와 기욤 사르티에를 비롯해 12명의 평신도로 구성된 선교팀을 파송하였다.


이 선교팀은 칼뱅의 친구였던 필리프 뒤 퐁이 인솔하였고, 1557년 3월 10일에 포트 콜리니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두 명의 목회자를 중심으로 프로테스탄트 예식에 따른 성찬과 예배를 드렸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서 빌르가농이 교회의 질서와 치리문제에 간섭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신앙문제에까지 자신의 입장을 주장했다. 가령 세례때 물과 함께 기름, 소금, 침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결국 리시에 목사와 필리프 뒤 퐁 장로를 추방하기에 이르렀다.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던 이들은 풍랑을 만나 죽거나, 살아남은 사람들이 빌르가농으로 돌아왔을 때 간첩협의로 심문했다. 이 가운데 피에르 부르동, 장 뒤 보르델, 마티에 베르뇌유는 자신들의 신앙을 담대히 고백하고 순교 당했다.


제네바교회는 프랑스로 수많은 선교사, 목회자를 양성하여 파송하였다. 1555년 이후 프랑스에는 개혁교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5개 불과하던 교회는 1560년에는 무려 1000개에 육박해 있었다. 이에 칼뱅은 1559년에 개교한 제네바 아카데미에서 선교사와 목회자를 양성하였고, 200명 이상의 선교사와 목회자를 프랑스로 파송하였다. 1561년에 쓴 칼뱅의 편지에는 “모든 곳에서 목사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공급할 수 있는 자원은 고갈된 상태입니다. 우리는 심지어 기술자가 일하는 일터에서까지 교리와 경건을 갖춘 목사 후보자를 찾아내기 위하여 다니고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프랑스 개혁교회는 1550년에 처음 조직된 이래 1559년에 프랑스 교회법을 제정하였고, 프랑스 신앙고백을 만들었다. 이 모든 과정에 칼뱅과 제네바교회, 제네바아카데미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 것을 말할 것도 없다.


이와 같이 하나님은 프랑스인 칼뱅을 스위스 제네바에 심으셔서 개혁교회를 꽃피우게 하시고 나아가 프랑스 개혁교회의 모판 역할을 하게 하셨던 것이다. 칼뱅과 제네바교회의 구제사역과 교육 선교는 오늘 한국교회에게 통일시대를 앞두고, 나아가 세계를 복음화하는 일에 좋은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할 것이다.


2017.5.16 <기독신문>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


<저작권자 리포르만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 시 출처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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