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교회 40년, 사도행전의 연장
[아래의 글은 <서울시민교회 40년사>(2017)에 실린 격려사이다. 교회관에 근거한 정중한 칭찬, 격려, 권면이다. 교회와 교회사의 주 관심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를 지적한다. ]
최초의 교회사 ‘사도행전’에는 형식을 갖춘 맺음말이 없다. 바울이 셋집에 머물면서 자기에게 오는 사람을 다 영접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담대하게 거침없이 가르쳤다는 말로 슬며시 끝난다. 사도행전이 맺음말 없는 끝나는 것은 그리스도의 교회의 역사가 현재 진행형임을 시사한다.
고려신학대학원에서 내게 설교학을 가르친 양승달 목사님이 서울시민교회의 목사로 시무할 무렵, 미국행 비자를 받으러 상경한 나는 이 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렸다. 이 교회의 담임목회자 다수가 나의 학동(學童)들이다. 나는 서울시민교회가 고려신학대학원 교수에게 지급하는 교수 연구비의 첫 수혜자이다. 그 후원금으로 아직도 흥미롭게 읽히고 있는 <한국교회 친일파 전통>(2000)을 출간했다. 후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 엊그제 같다.
종교개혁500주년 기념 해에 <서울시민교회40년사>가 출간됨을 축하한다. 서울시민교회는 사도들이 세운 교회의 연장이다. 지난 40년의 역사는 또 하나의 ‘사도행전’이다.
이 책은 지나 온 40년 역사의 배후에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셨고, 그분이 오늘의 시민교회를 세운 분이라는 고백을 담고 있다.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영광을 구했던 40년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일을 행하시는 여호와, 그것을 성취하시는 여호와, 그 이름을 여호와”라고 고백한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총과 섭리가 교회를 이끌어 왔음을 드러낸다. 교회개척기, 성장기, 부흥기에 쓰임을 받은 분들의 발자취가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서울시민교회40년사>는 대체로 역사를 사실대로 기록하려 애쓴 것으로 보인다. 조직체가 발전하고 뻗어 온 역사를 상술한다. 그 행간에서 나는 다음 세대가 감당해야 할 사명을 짚어볼 수 있었다.
교회는 신앙고백동체이다. 교회사는 교회의 속성인 사도성, 보편성, 단일성, 거룩성의 관점으로 기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회가 병원, 학교, 고아원을 세우고, 교회조직을 갖추고, 사람을 파송하고, 후원, 참여, 행사개최를 하는 등은 모두 ‘생명의 빵’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그와 연합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예수를 믿는 자는 죄 사함을 받고 중생하고 양자가 되고 칭의를 받아 영생의 확신과 복된 삶을 누리는, 하나님의 나라의 삶에 초점이 있다.
서울시민교회 설립 당시의 3대 목표는 ① 중생된 신자의 마음, ②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 ③ 하나님의 나라 건설이었다. 서울시민교회라는 신앙고백공동체는 이 목표를 향해 40년을 달려 왔다. 그리고 같은 목표를 지향하면서 계속 달려 갈 것이다. 이 목표 안에 사도적 직무의 핵심인 예수 그 분이 구원자 곧 그리스도라고 하는 진리의 메시지와 구원의 기쁜 소식과 복음전파 의욕 그리고 경건한 삶 구현의 의지가 담겨 있다.
사도행전의 역사를 계승하는 서울시민교회의 예배, 설교, 심방, 상담, 파송, 설립, 후원, 참여, 수많은 성도들의 헌신, 충성, 열성의 초점은 성삼위 하나님을 예배하고, 아울러 주께서 복음을 듣는 자의 마음을 열어 예수를 그리스도로 모시게 하는 거룩한 역사에 수종 드는 데 있다. 피나는 노력, 봉사, 연대행동, 수고 덕분에 시민교회라는 꽃이 봉우리를 맺고 아름다움을 들어낼 수 있었다.
다음 세대의 서울시민교회 사역은 복음과 성령의 역사와 사도적 직무 수행이라는 핵심에 더욱 충실하기를 기대한다. 유람선이 아니라 전투함 같은 교회, 구령의 열정과 마귀와 세상과 맞서는 신앙고백공동체라는 분명한 정체성을 표방하는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
최덕성 박사 (브니엘신학교 총장, 고려신학대학원 교수1989-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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