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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nt-symbols.jpg 사순절 특별새벽기도회 미

 

[아래의 글은 BREADTV 방영물 최덕성 박사의 "사순절과 사육제"와 "사순절, 지켜야 하는가?"를 시청한 장수연 님의 글입니다. 예장 통합 소속 신자로 자신이 사순절에 겪은 일화를 소개합니다. 선명한 메시지를 가진 유익한 글입니다.]


누군가에겐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기도회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교회에 오랜 기간 동안 소속되어 있던 나에겐 매년 주어지는 미션이 하나 있었다. 40일간의 사순절 특별 새벽기도회 동안 출석부에 40개의 도장을 받는 것이었다. 그 특별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나면 40개의 도장을 받은 사람들에겐 예배시간 사람들 앞에 나아가 꽤나 컸던 상품과 함께 모든 이들이 우러러 바라보는 것 같은 영광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상품을 받기 위해서든, 남들에게 40일간의 특별 새벽기도회를 완료한 믿음의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기 위함이든, 하나님 앞에 특별히 새벽의 시간 경건하게 기도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읽으며 보내기 위함이든 이 기도회는 거의 전교인 행사 수준의 기도회 기간이다.

첫 일주일간은 모두가 들뜬 마음으로 새벽 발걸음을 교회로 옮긴다. 그 후 한주가 지나면 처음 인원의 사분의 일 이상이 나오지 않기 시작한다. 그 후 또 한주가 지나면 새벽기도회에 참석했던 많은 사람들이 줄어든다. 그 당시 교회에서 나름 ‘믿음이 좋은 자매’로 인정을 받고 있던 나는 단 하루라도 새벽 기도회를 빠짐으로 인해 출석 도장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으며 열심히 나갔다.

그 당시 옆에 있던 두 청년이 나눴던 대화가 기억이 난다. “도대체 이 출석도장은 왜 찍어주는 건지 모르겠어. 목사님들한테 눈도장 찍으러 오는 것도 아니고, 상품을 받으려고 오는 것도 아니고 하나님 앞에 기도하러 오는 거 아니야?” 다른 청년이 대답했다. “아니 뭘 그렇게 억울해 해? 그럼 너는 기도회는 나오되 출석도장은 안 받으면 되잖아?” 다른 청년은 대답이 없었다.

그 두 청년의 말을 듣고 난 다음날부터 나는 그 특별 새벽기도회에 나가지 않았다. 마치 내 안에 숨은 동기가 들켜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나의 첫 마음은 하나님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하나님께 그 특별 새벽기도회 기간 동안에 더 열심을 내어 기도하며 간구하고 싶었다. 하나님과의 은밀한 새벽 시간을 누리고 싶었다. 하지만 어느 샌가 출석 도장에 연연하며 단 하루도 빠지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과 함께, 누가 이 특별 새벽기도회로부터 낙오되었고, 누가 여전히 잘 나오고 있는지 주위를 둘러보는 너무나도 바리새인과 같던 내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또한 출석 도장이 하나하나 채워져 갈 때 느꼈던 그 뿌듯함조차 너무 수치스러웠다. 이왕이면 하나님 앞에서 기도도 하고 출석도장 40개를 다 받아서 사람들에게 믿음이 좋은 자로 인정을 받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당시 예수님께서 기도와 금식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 생각났다. 마태복음 6장 16절, 17절, 18절 “금식할 때에 너희는 외식하는 자들과 같이 슬픈 기색을 보이지 말라 그들은 금식하는 것을 사람에게 보이려고 얼굴을 흉하게 하느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너는 금식할 때에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으라.” “이는 금식하는 자로 사람에게 보이지 않고 오직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보이게 하려 함이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특별 새벽기도회를 나가지 않는 기간 동안 나는, 사순절 절기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것(사순절 특별 새벽기도회를 완주하지 못한 것)에 있어서 믿음이 작은 자가 된 것 같은 마음과 함께 하나님 앞에 이것 하나도 해내지 못했다는 패배감, 반면에 나의 기도와 금식은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닌 하나님께 은밀히 보이기 위함이며, 나의 믿음은 새벽기도회를 몇 번이나 나왔는지를 나타내는 도장의 개수, 사람들의 평가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거룩하신 말씀 앞에 평가된다는 이 두 마음이 내 안에서 얼마나 나를 괴롭히며 싸웠는지 모른다.

교회 전통에 따라 이 사순절을 절기로 명명하여 특별하게 이 기간을 기념하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말씀을 따르는 것인지 진심으로 의문스럽다. 교회가 이 절기를 지킨다는 미명하에 예수님께서 특별히 은밀하게 하라고 가르치신 구제함, 기도, 금식과 같은 것들을 공적으로 행하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르기 위해 이러한 것들을 은밀하게 행할 수 있는 기회를 가로채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는 절기를 지킴으로써가 아닌 하나님의 거룩하신 말씀을 지킴으로 성화되어 간다. 절기를 지키지는 않지만, 영상에서 나온 물음과 같이 나는 매일 매일의 십자가의 빛 아래서 살아가고 있는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깊이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내 자신에게 되묻게 된다. 절기에만 하나님 앞에 반짝 거룩하며 반짝 동행하는 삶이 아닌, 에녹과 같이 평생을 하나님과 동행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빛 아래 살아가고 싶다.

 

장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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