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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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성 박사(중앙), 원종천 박사(좌측), 라은성 박사(우측)



새 관점 학파 칭의론, 로마가톨릭과 뭐가 다른가?



한국복음주의역사신학회 제35차 학술대회서 최덕성 박사 발표

 

한국복음주의역사신학회(회장 김용국) 35차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가 1일 서울 사당동 총신대학교 제1종합관 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최덕성 박사(브니엘신학교 총장)'트렌트공의회 칭의론과 칼빈의 해독문(解毒文)'을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에서 최 박사는 이신칭의(以信稱義) 교리를 거부하는 가톨릭의 트렌트공의회(Concilium Tridentinum) 칭의론을 비판하는 칼빈의 해독문(Acta synodi tridentinae cum antidoto, 1547)을 통해, 최근 (바울신학의) 새 관점 학파와 김세윤 박사 등의 칭의론이 트렌트공의회 칭의론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최덕성 박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교회에서는, 새 관점 학파 칭의론이 불러 일으킨 논쟁으로 말미암아 혼란을 겪고 있다""새 관점 학파의 칭의론 요점들은 반()종교개혁 사상을 담은 트렌트공의회 칭의교령(Decretum de justificatione, 1547)의 핵심 내용과 거의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 핵심은 칭의의 상실 가능성, 구원의 탈락 가능성, 칭의의 종말론적 유보, 행함 있는 믿음으로의 구원, 칭의와 성화의 동일시, 칭의와 구원의 윤리적 완성 등으로, '인간이 의롭게 되는 것은 부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부분적으로 인간 자신의 행위에 달렸다'는 행위구원론이다.

 

루터와 종교개혁자들이 '이신칭의'를 내세우자, 당시 가톨릭은 공의회를 소집해 '칭의(稱義·그리스도의 의가 우리에게 전가(轉嫁))와 성화를 동일시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통해 시작된 의가 수평적 차원에서 계속적으로 '의화(義化·의가 인간 안에 주입되고 내재하는 능력으로 점진적 과정을 거쳐 진행됨)'된다는 일종의 행위구원론을 내세우며 반박했다.

 

최 박사는 "그러나 고대 교회는 인간의 공로가 구원과 칭의에 어떤 역할을 한다는 주장을 거부했다""세월이 지나면서 점차 칭의의 일부는 하나님께, 다른 일부는 사람에게 그 공로가 있다고 하는 중도적 교리가 고안됐고, 펠라기우스주의와 어거스틴주의의 결합은 하나님의 은혜와 인간의 협력이 구원 또는 칭의를 완성시킨다는 신학 공식으로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교개혁 당시 '칭의론'은 그 위에 교회가 서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하는 조항으로 이해됐고, 프로테스탄트(protestant)와 로마가톨릭을 첨예하게 가르는 대척점이었으며, 양자를 구분하는 가장 중요하고 선명한 조항이었다""존 칼빈은 칭의교리를 기독교의 '핵심 요체(the main hinge)'라면서 '트렌트공의회 칭의교령에 대한 해독문'을 저술하여 이신칭의 중심의 프로테스탄트 칭의론이 성경적이고 합리적임을 설파했다"고 설명했다.

 

트렌트공의회와 칼빈의 해독문을 상세히 비교한 후, 최덕성 박사는 "칼빈은 트렌트공의회 칭의교령에 참을 수 없는 세 가지 오류가 있다고 했다"며 이를 소개했다. 그 첫째는 "그리스도의 피로 깨끗케 되기 전까지 부정하지 않고 더럽혀지지 않은 사람이 없음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칼빈은 해독문에서 "인간 행위의 무가치함을 인정하고 그리스도로부터 그 가치를 빌릴 때 비로소 하나님이 부성애적 사면으로 우리의 사악한 모든 행위를 용서한다는 진리를 고백하지 않는다"고 했다.

 

둘째는 "구원과 칭의에 대한 인간 공로의 무가치함을 말하지 않는 것"이다. 칼빈은 "인간 안에 있는 아무리 선한 것이나 고상한 윤리실천, 성숙도 하나님의 구원의 눈높이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인간의 공로가 영원한 죽음 신분에 대한 죄책을 만회할 수 없음을 말하지 않고, 오직 믿음으로 의롭다 칭함을 받는 진리를 거부한다"고 비판했다.

 

마지막 셋째는 "심판 날까지 우리가 구원의 확신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함으로써 믿음의 토대를 허물고, 유일한 중보자에 대한 신앙 자체를 헛되게 만드는 것"이다.

 

최덕성 박사는 "칼빈의 해독문은 트렌트공의회 칭의론이 성삼위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그리스도의 구원사역, 성령 역사의 위대성 이해를 방해한다는 데 초점이 있다""인간의 완전 타락과 이신칭의의 중요성, 하나님의 은혜의 위대함과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루터에 견주어 성화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며, 칭의와 성화를 구별하면서도 둘은 결합돼 있고 칭의가 주어지면 성화와 쇄신이 뒤따른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최 박사는 "어거스틴주의와 펠라기우스주의의 중도 노선을 취하는 트렌트공의회 칭의론은 새 관점 학파와 관련된 현대 칭의론자들의 주장과 여러 면에서 일치하거나 궤를 같이한다""구원의 절반은 하나님의 은혜에, 절반은 신망애(信望愛)를 포함한 인간의 윤리적 실천에 있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는 "풀러신학교 김세윤 교수도 저서 <칭의와 성화>를 통해 '칭의가 종말론적으로 유보됐다'면서, 칭의와 성화를 한 묶음으로 여기고 구원의 탈락 가능성과 윤리적 실천을 통한 칭의의 완성을 주창한다""김세윤이 물세례와 칭의를 결속시키는 것은 인상적으로, 현대 로마가톨릭교회 교리로 공식 수납되고 있는 트렌트공의회 칭의론을 고스란히 옮긴 것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새 관점 학파와 김세윤 교수 등이 '전통적 칭의론에서는 윤리가 설 땅이 없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한국교회에 윤리가 결여된 까닭은 오히려 칭의교리와 복음의 진리를 선명하게 가르치지 않은 탓이 아닐까"라며 "성경을 윤리실천의 결여라는 콘텍스트의 눈으로 해석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발상이자 순서가 바뀐 것으로, 어린아이를 목욕시킨 물을 버리려다 아이까지 버리는 '교각살우'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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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한 라은성 박사(총신대)"최 박사의 발표는 갖가지 칭의론에 대한 혼동된 견해들을 일축시키는 글로, 칼빈의 글로 로마가톨릭주의를 비판하면서 개혁신학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주고 있다""근간에 일부 그릇된 신학자들이 생명을 바치면서 재발견하고 고수한 진리를 희미하게 만들려는 시도를 바라보며 안타깝게 여기던 차에, 올해의 기나긴 무더위를 폭풍으로 날려버린 듯한 기쁨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외에 학술대회에서는 박용규 교수(총신대)'대중전도와 민족복음화운동', 곽인섭 교수(백석대)'마음의 개척자, 윌리엄 퍼킨스', 전준봉 박사(목장교회)'해방 직후 한국교회의 정치화 문제', 이상규 교수(고신대)'교회사에서 본 장로제도'를 각각 발표했다.

 

<크리스천투데이> ( 2016. 10. 02), 이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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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schoiword 2016.10.28 11:53


    김세윤, 왜 트렌트 칭의론을 반복하는가?
     
    --최덕성 박사가 발표한 칭의론 관련 논문을 읽고---
       
    고경태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2016.10.09) 기고 글
     
    아래의 글은 고경태 목사(총신대, 신학박사)가 최덕성 교수의 최근 발표 논문을 읽고 쓴 독후감이다. "김세윤과 새 관점학파, 왜 트렌트 칭의론을 반복하나"라는 제목의 글이다. 최덕성의 논문이 김세윤의 칭의론과 반종교개혁 공의회의 칭의론과 일치함을 지적한다는 요지이다.
     
    최덕성 박사(브니엘신학교 총장)가 10월 1일 총신대학교에서 개최한 한국복음주의역사신학회(회장 김용국) 35차 학술대회에서 '트렌트 공의회 칭의론과 칼빈의 해독문'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크리스천투데이>는 "새관점 학파 칭의론, 로마가톨릭과 뭐가 다른가"라는 제목으로 논문 발표 상황을 보도했다.
     
    최덕성 박사는 2015년 10월 23일 <크리스천투데이>에 "김세윤 교수의 유보적 칭의론 유감"이라는 글을 에세이 형식으로 게재한 바 있는데, 거기서 김세윤 교수의 <칭의와 성화(두란노, 2013)>에서 제시하는 칭의를 "유보적 칭의론"이라 평가했었다.
     
    올해 들어 한국교회는 김세윤의 칭의 이해에 대해 설왕설래 하고 있다. 한 편에서는 김세윤의 신학이 정통 기독교 신학과 바른 기독교 구원 이해를 제시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고, 다른 한 편에서는 윤리의식이 결여된 한국교회의 긍정적 대안으로 적당하다고 주장하는 견해가 있다.
     
    현재 주류는 새 관점 학파의 관점이다. 한국교회 안에는 김세윤의 신학과 새 관점 학파의 신학이 혼합된 형태로 만연해 있다. 그런 진흙탕 싸움에서 최덕성 박사의 "트렌트 공회의 칭의론과 칼빈의 해독문"은 종교개혁 신학, 특히 칭의론을 확실하게 재정립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평가될 수 있다.
     
    1517년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은 종교개혁운동의 문을 열었다. 루터는 이신칭의를 교회의 서고 넘어짐의 조항으로 확립했다. 칼빈도 이를 거부하지 않았다. 루터와 칼빈은 구원 도식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이신칭의는 동일했다.
     
    근년에 칭의론에 변화가 일어났다. 1999년 로마가톨릭과 루터교회가 화해를 선언했고, 2006년 감리회도 여기에 동참했다. 심지어 장로교도 로마가톨릭으로 회귀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개신교에 다양한 칭의 이해가 속출하고 있었음이 증명된 것이다.
     
    종교개혁이 거의 정착될 무렵, 로마 교황주의자들은 종교개혁에 대항할 새로운 이론 수립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들은 교회 역사상 가장 긴 회의를 열었다. 그것이 '트렌트 회의'(Concilium Tridentinum, 1545-1563)였다.
     
    트렌트 회의에서 정경 목록, 칭의, 성례 등 종교개혁운동이 개혁한 모든 것을 부인하는 반(反)종교개혁을 확립했다. 1547년 1월 의화(義化) 교리(칭의교령)를 발표했다. 트렌트 회의는 종교개혁신학을 거부한 반(反) 종교개혁 공의회였다. 개혁교회 진영에서 지적한 중세 교회 1,000년의 신학을 포기하지 않고이를  재정립했다.
     
    최 박사는 이번 논문을 통해 1997년 결정한 <가톨릭교리서>(Catechismus Catholicae Ecclesiae)의 칭의론과 트렌트 회의 칭의론이 동일함을 확인했다. 최 박사는 칭의교령 법규 9항 부분에서 이들이 '모든 개신교를 파문하고 저주(anathema)를 선언했음'을 밝혔다.
     
    한국교회 안에는 '천주교가 이단인가' 하는 질문과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개신교는 로마가톨릭교회(천주교)로부터 이단이라고 정죄받았다. 그러나 개신교회는 천주교를 이단으로 정죄하지 않았다. 신앙고백서는 불특정하게 '거짓 교회'를 제시할 뿐이다. 로마가톨릭교회를 교회의 표지를 준수하지 않는 교회,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 교회, 성례를 바르게 거행하지 않는 교회를 거짓 교회라고 일컫는 정도이다.
     
    최덕성 박사는 트렌트 칭의교령이 개신교 전체를 저주받을 단체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천주교와 일치 대화를 하려는 사람들은 반드시 이 점을 숙지해야 할 것이다. 개신교가 자신을 교회로 인정하지 않고 이단으로 단정하는 집단과 교류를 하면 어떻게 되는가? 로마가톨릭교회는 이단과 교류하면서 모두를 아우르는 가슴 큰 형님, 집 나간 말썽꾸러기를 포용하는 너그러움을 자랑한다.
     
    최 박사는 칼빈이 트렌트 회의의 칭의론에 대해 1567년 발표한 해독문(anti-toxic)으로 김세윤의 칭의론과 새 관점학파에 대응한다. 칼빈이 교회 안에 스며들 칭의론 독소를 우려했음을 지적한다. 이는 마치 바울이 갈라디아 교회 안에 침투한 '다른 복음'을 걱정하면서 긴박하게 갈라디아서를 쓴 것과 유사하다.
     
    (1) 트렌트 회의는 물세례를 의화의 도구인으로 선언했다. 이에 대해 칼빈은 칭의의 수단을 '그리스도의 피'로 제시한다. 물세례를 의화 수단으로 제시한 것에 대해, 최 박사는 칼빈의 사상을 밝혀 그리스도의 은혜가 선행해야 할 세례를 밝혔다.
     
    (2) 칭의교령 7장은 칭의에 성화를 포함시켜 동일화된 것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칼빈은 칭의를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를 살린 것으로 제시했다.
     
    (3) 칭의교령 7장에서 믿음에 행함을 첨가시키는 것에 대해서, 칼빈은 신인협력이 부당함을 반박했다.
     
    (4) 칭의교령 9장은 구원의 탈락가능성을 제시한다. 칼빈은 해독문 186-187쪽에서 구원의 확증을 제시하며 탈락가능성을 반박했다.
     
    그런데 위에서 제시한 트렌트의 논거들은 이상하게도, 김세윤이 주장한 내용과 유사하다. 물론 새 관점 학파의 견해와도 유사하다. 최덕성 박사는 김세윤 사상을 비판적으로 소개하면서, 트렌트 교령과 김세윤의 칭의론 내용이 동일함을 피력한다. 최 박사는 한국교회에 칭의론 이해에 매우 중요한 자료와 일목요연한 신학적 가이드라인을 소개해 준다.
     
    최 박사의 논문은 트렌트 회의 칭의교령과 칼빈의 해독문을 대조한다. 논문의 결론 부분에서 김세윤 교수와 새 관점 학파에 대해 언급한다. 이제 김세윤 교수와 새 관점 학파 신학자들은 왜 자신들이 트렌트공의회 칭의교령을 반복하고 있는지, 그 까닭을 설명해야 할 것이다.
     
    최덕성 박사의 논문은 한국교회에 매우 중요한 좌표를 설정해 준다. 칭의 논쟁이 시작된 종교개혁 이후, 트렌트 공의회의 법령과 이에 대한 변호로서 칼빈의 해독문은 두 갈래의 칭의 이해가 존재함을 알려준다. 최 박사는 트렌트 공회의에 대해 종교개혁 진영에서 여러 변호가 있었지만, 칼빈의 변호를 가장 명확한 대응으로 제시했다.
     
    물론 최 박사의 논문은 칭의 이해 전체를 다루지 않는다. 그러나 트렌트 회의 칭의 곧 의화 법령 내용이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소개했다. 최 박사의 매우 좋은 장점은, 복잡한 논리를 단순화 하여 제시하는 것이다. 트렌트 회의 칭의교령은 복잡하고, 칼빈의 해독문도 매우 난해하다. 그러나 최 박사는 '리딩 다이제스트' 실력을 발휘하여, 학생(독자)들이 두 체계를 명료하게 이해하고 바른 논리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덕성 박사는 트렌트 회의의 칭의론이 현재까지도 로마가톨릭교회 안에서 수용되고 있다고 소개한다. 개신교 진영에  여러 유형의 칭의 이해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독교의 대표적 칭의 이해는 두 가지이다. 트렌트 회의의 칭의론과 칼빈의 칭의 이해이다. 최 박사는 이 두 가지 칭의론을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제 한국교회는 칭의론을 몰라서 실수했다고 하는 핑계를 할 수 없게 됐다. 트렌트 공의회의 칭의 이해를 따를 것인가? 아니면 종교개혁의 칭의 이해를 따를 것인가? 한국교회는 양자 택일의 기로에 서 있다. 최덕성 박사의 논문 “트렌트 공의회 칭의론과 칼빈의 해독문”은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명확한 이정표이다. 누구든지 길을 찾기 어려울 때 최덕성 박사의 논문을 읽어보자. 바른 구원의 길을 밝히 볼 수 있을 것이다.
     
    /고경태 박사(개혁신학포럼 학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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