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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전쟁설

 

12월 전쟁설이 성도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 12월 전쟁설, 즉 금년 12월에 남북 전면전이 일어난다는 예언은 '성경적인 예언'이 아니다. 다시 말해, 성경에는 이런 종류의 예언이 나오지 않는다.

 

성경에 나오는 예언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그 첫째는, 좁은 의미의 '예언'인데, 이 중 이번 이슈와 관련된 것으로 '심판에 대한 예언'이 있다.

 

1) 이런 예언은, '현재 상황'에 대한 예언 즉 선지자 당대의 구체적인 역사적 상황을 향해 주어진 예언이다. 예레미야, 에스겔, 아모스, 요나 등등 대부분의 선지자들의 예언이 이런 범주에 속한다. 이런 예언은 '미래에 일어날 일'을 족집게처럼 집어내는 의미의 예언이 아니었다.

 

2) 이런 심판 예언의 목표는 백성들로 하여금 '회개'하게 하는 데 있었다. 그래서 심판을 예고하더라도, 백성들이 회개하고 돌아오면, 그 심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표적인 경우가 요나이다. 40일이 지나면 니느웨가 무너지리라고 했지만, 백성들이 회개하자, 하나님은 니느웨를 용서하시고 심판의 뜻을 돌이키셨다.

 

3) 즉 '심판 예언'의 핵심은 '언제' 그 일이 이루어지느냐가 아니다. 백성들로 하여금 '회개'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예언을 들을 때에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 일이 일어날 것이냐의 여부'가 결코 아니다. '회개해야 할 부분을 회개하는 것'이 해야 할 일이다.

 

예언의 두 번째 종류는 '묵시'라는 예언이다.

 

1) 묵시란, 다니엘서와 계시록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장차 일어날 종말의 심판과 구원을 상징성이 강한 언어로 표시하는 장르를 말한다. 이 묵시 장르에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들과 숫자들이 많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한 때 두 때 반 때," "1350일" 등이 그 예이다.

 

2) 이 '묵시'의 글들의 전형적인 목적은, '회개 요청'이 아닌 '타협하지 않는 믿음을 가지라고 권면하는 데' 있다. 즉, 지금 무엇인가를 잘못해서 심판이 임한다는 내용이 아닌 것이다. 오히려, 다니엘처럼, 세 친구처럼, 타협하지 않는 믿음을 가져서, 풀무불과 사자굴을 두려워하지 말고 믿음을 지키면, 악한 세력의 위험으로부터 결국 승리한다는 내용인 것이다.

 

3) 따라서, 이런 묵시의 글들에 나타나는 '시간적 표현' 및 '숫자'들은, '구체적인 어떤 시점'을 가리키는 표현이 아니다. 오히려, 앞으로 계속 반복하여 등장할 여러 가지 일들을 가리키는 '상징'일 뿐이다. 기독교 역사상,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에 나타나는 숫자들을 실제 역사의 시점에 대입시키려는 시도는 100% 실패했다. 원래 한 역사적 시점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언제든 다시금 등장할 악의 세력에 대하여, 끝끝내 믿음을 지켜 내라는 긍정적인 권고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제 12월 전쟁설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이 설의 핵심은, 적어도 일반인들이 받아들이기에는, '12월'에 전쟁이 난다는 데 있는 것 같다. 한국교회가 죄를 지었기에 심판이 임하는데, 그 시간이 '12월'인 것이 계시되었다는 것이다. 위의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성경에 이런 종류의 예언은 없다.

 

즉, 시간을 정해 놓고 그때 심판이 임한다고 말하는 종류의 예언은 성경에는 없는 종류의 예언인 것이다. 요나의 경우, 40일이 지나면 성이 무너진다고 했지만 핵심은 '40일'에 있지 않았고 '백성들의 회개 여부'에 있었다. 즉, 예언에 있어서의 '구체적인 시점'은 핵심이 아닌 것이다.

 

더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구약의 '심판 예언'과 '묵시 예언'은 그 예언의 모든 내용이 예수 그리스도 사건에서 이미 성취되었다는 점이다.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위해서 대신 심판받으셨고(심판 예언의 성취), 죽음을 이기고 부활로 승리하셨기에(묵시 예언의 성취), 모든 것은 이루어졌다.

 

따라서, 우리는 예수께서 이루신 일을 믿음으로 수납하여, 심판날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죄와 싸우며 믿음으로 승리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적그리스도의 세력이 나타나더라도, 두려워 말고, 타협하지 말고, 믿음의 삶을 살도록 힘써야 하는 것이다.

 

'2014년 12월'이라는 시점을 강조하면서 두려움을 자아내려는 예언은, 성경에는 나타나지 않은 종류의 예언이며, 따라서 비성경적인 예언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함에도, 어떤 예언이 '구체적인 심판의 시점'을 가리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두려워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피해 도망가려고 한다면, 그것은 믿음을 가진 행위가 아니라, 믿음이 없어서 두려워하는 불신앙의 행위에 불과한 것이다.

 

12월에 전쟁이 발발할지의 여부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에 달려 있다. 만약 타락한 한국교회의 모습 때문에 하나님의 징계가 임할 것이 두렵다면, '12월 운운'하는 이야기에 휩싸일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회개하기'에 힘써야 할 것이다. 범죄를 저지르고도 회개하지 않는 목회자가 진정 회개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며, 빛과 소금으로 살지 못하는 우리들의 삶의 현장을 부여잡고 회개하며 하나님께 돌아가야 한다. 세상과 타협하려 하지 말고, 다니엘과 세 친구들처럼 희생과 손해를 감수하며 십자가의 도를 걸어야 한다.

 

다시 말해, 이런 전쟁설이 일어날 때, 진정한 성도가 보여야 할 반응은, 그 시점이 언제냐고 물으며 두려워 떨고 도망가려는 모습이 아니라, 느헤미야처럼 동족의 죄를 껴안고 회개하며 문제의 현장인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는 모습, 다니엘처럼 타협하지 않는 믿음으로 사자굴을 감수하려는 신앙의 모습인 것이다.

 

그러니, 12월에 전쟁이 난다는 소문에 휘둘릴 것이 없다. 하나님의 징계와 심판이 '언제' 내려오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 앞에 올바른 모습으로 살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헛된 소문에 흔들려 오늘의 삶을 놓치지 말고, 진리의 길을 걷기 위해 오늘의 삶에 최선을 다하자.

 

김희석 / 총신대 구약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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