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레싱” 운동의 위험성/ 김영한

by dschoiword posted Mar 0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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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레싱” 운동의 위험성/ 김영한

말씀에서 벗어난 감각 위주의 표적주의 신앙


머리말


오늘날 포스트모던 시대는 정통 기독교의 관점에서는 기독교 이후의 시대요 영적 혼미의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종교학적으로 21세기는 옛 종교의 도래의 시대라고도 한다. 19세기에 니체가 “신은 죽었고, 기독교적 초자연적 가치관은 낡아버렸다”고 가치의 전도를 외쳤다. 그리고 20세기 중엽인 1965년에 하비 콕스(Harvey Cox)는 『세속도시』(The Secular City)라는 저서에서 기독교의 세속화를 부르짖으면서, 기독교는 초자연적인 가치에서 퇴각하여 세속화로 나아갈 때 진정한 존재 의미가 있는 것으로 역설했다. 그러던 콕스가 20세기 말 무렵인 1995년에 『하늘에서 내려온 불』(Fire from Heaven)이라는 저서에서 종교의 복귀를 선언하였다. 그는 유럽과 북미에서 사라졌다고 믿었던 초자연적 종교의 현상이 남미와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영적 운동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보고 “하늘에서 내려온 불”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리하여 21세기에 들어오면서 토착종교에서 기독교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영적 운동이 일어나면서 종교의 도래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하여 1980년 존 윔버가 주도한 제3의 물결 운동으로 일어난 은사운동을 중심으로, 기진맥진한 미국 기독교 안에 새로운 영적 운동이 일어났다. 이러한 영적 운동은 포스트기독교 시대(a postchristian era)를 경험하고 있는 유럽과 북미에는 하나의 기회라고 볼 수도 있으나, 다른 편에서는 지나친 열광주의로 나아가게 될 때 정통교회가 교회사에서 이미 역사적으로 경험했던 각종 사이비 영의 운동 재현이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바울은 이미 성령의 영감으로 다가오는, 마지막 때의 영적 혼미에 관하여 예언하고 있다: “그러나 성령이 밝히 말씀하시기를 후일에 어떤 사람들이 믿음에서 떠나 미혹하는 영과 귀신의 가르침을 따르리라 하셨으니”(딤전 4:1). 


필자는 앞으로 쓰게 될 「영성신학 칼럼」에서 “뜨거운 감자‘(hot potato)처럼 다루기가 쉽지 않은 영적 운동(토론토 블레싱, 신사도운동 등 각종 소위 성령운동)에 대하여 성경적 개혁신학적 관점에서 그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1. 빈야드 운동에서 축출


1994년 1월 20일 토론토 공항 근처의 작은 창고 같은 건물인 에어포트 크리스천 펠로십(TACF/전 토론토공항 빈야드교회)에서, 이 교회 담임목사 존 아놋(John Arnot)이 빈야드 계열의 렌드 클라크(Randy Clark) 목사를 초청하여 4일간 집회를 여는 가운데 특이한 영적 현상이 일어났다. 이 교회의 집회 시 나타난 특이한 영적 현상이란 갑자기 사람들이 술에 취한 듯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드러누워 방언을 하거나, 울거나, 짐승 소리를 내거나, 주체하지 못하고 한없이 낄낄거리거나 하는데, 지속되는 웃음의 나타남이었다. 당시 교인수의 절반 이상은 첫 교회 방문시 감각적으로 보고 느껴지는 기사와 표적에 단번에 매혹되어 회원이 됐다. 4일간 예정됐던 집회는 이러한 영적 현상으로 인하여 몇 달간 지속되면서 밤예배로 이어졌고, 심지어는 새벽 3시까지 지속되었다. 그러자 이 집회에서 일어난 영적 현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세계적으로 수천 수만의 방문객들이 모여, 세계 각 나라의 미디어들은 신문 기사와 TV 방영을 통하여 보도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알렸다. ‘토론토 블레싱(Tronto Blessing)’이란 일종의 유행어는 잉글랜드 언론이 퍼트린 말로, 쓰러짐, 웃음, 뒹굴음 등 평범치 않은 외부현상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이 운동은 미국, 영국, 모잠비크, 홍콩, 일본, 한국 등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다. 일례로 모잠비크에 5000여 교회를 세운 동기가 됐다. 지도자들은 10년 후인 2004년에도 당시 유행(?)하던 ‘웃음’ 소란은 그쳤지만, 이 운동 자체는 여전히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교회 목회자들도 적지 않게 호기심을 가지고 교회 성장의 비법을 배우기 위해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론토공항빈야드교회로 불리던 이 교회가 10돌을 맞던 2004년, 3500명의 국내외 방문객들이 순례 나들이를 했다. 당시 언론이 목격 보도한 현상들은 미국 오순절계열 교회에도 흔한 것들로 알려졌다. 성령은 증언하러 오셨기에 초기교회에 나타난 방언 등 모든 성령 작용이 외부 현상을 동반한다는 게 오순절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존 윔버는 “토론토 블레싱”이란 은사 체험이 성령의 역사가 아니라고 거부하였다(박영호, 『빈야드운동평가』, 기독교문서선교회, 78.). 존 윔버가 이끌던 캘리포니아 빈야드 교회가 이에 거부감을 표시한 뒤 단절을 선언했고, 1995년 12월 결국 토론토 블레싱 운동은 빈야드 운동에서 축출됐다. 


아나하임의 존 윔버(John Wimber)의 빈야드 운동이 거부하고 관계를 단절한 것은, 존 아놋이 담임한 캐나다 토론토공항교회를 중심으로 일어난 발작적인 경련과 쓰러짐, 술 취한 듯한 행동과 춤, 짐승(늑대, 사자, 뱀) 소리 같은 괴성, 제어할 수 없는 웃음 등 감각적인 현상을 강조하는 영적 체험 때문이었다. 존 윔버가 “토론토 블레싱” 운동의 특징으로 나타나는 이러한 감각적 현상을 인정하지 않고 관계를 단절한 것은 올바른 결단이었다고 본다. 이러한 감각적 현상으로 나타나는 성령 체험은 성경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2. 기독교를 감각적 종교로 변질시킴


이러한 현상은 18세기 개혁주의 목회자 조나단 워드워즈(Jonathan Edwards)가 말한 거룩한 회심의 경험이기보다는 성경적 기독교를 감각적 기독교로 변질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변질이란 “믿음에서 감정으로의 변화, 사실에서 환상으로의 변화, 이성에서 환상적인 계시로의 변화”이며, 이것은 ‘가짜 부흥’(counterfeit revivals)이다[Henk Hanegraff, Counterfeit Revival, 2001, 이선숙 역, 『빈야드와 신사도의 가짜 부흥운동』, 부흥과 개혁사, 2009, “브라운즈빌 부흥성회에 대한 존 킬패트릭의 예언자적 선포,”(부록 3), 459.]. 


이들이 보고 체험하고 보았다는 영적 현상은 성령이 주신 것이 아니라 자기 마음에서 나온 거짓 환상과 기만으로 얼룩질 수 있다. 미가야 선지자 시대의 거짓선지자들의 모습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이들 토론토 블레싱 운동의 부흥사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면서 이성을 무시하고 감정과 마음을 중요시하는 이분법에 빠지고 있다. “하나님은 우리 마음에 있는 것을 드러내시기 위해 우리의 이성을 공격하신다”(존 칼패트릭. John Kilpatrick), “나는 이성을 건너뛰어 너희들의 마음으로 곧장 가겠다”(린델 쿨리, Lindel Cooley). 


3. 성령님을 자신의 의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 수준으로 여김


토론토 블레싱 운동가들은 성령을 퍼다 나르는(어떠한 고차원적이고 신적인) 에너지나 능력, 힘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인격적으로 역사하시는 성령님을 자신의 의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 수준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성령께서는 우리들을 인격적으로 대우해 주신다. 또한 성령의 역사는 모든 것을 초월하실 수 있는 능력을 능히 가지셨으며, 우리의 지각이 이해할 수도, 알 수도 없는 역사를 나타내시기도 하지만 결단코 성경을 넘어서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성령의 사역은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것이며, 그리스도의 사역은 아버지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는 것이며, 성령님은 삼위의 하나님께서시기 때문에 성경 말씀 안에서 역사를 하신다. 성령의 검(劍)은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이다.


4. 거짓 환상과 기만으로 구성될 수 있다는 증거


토론토 블레싱 운동이 거짓 환상과 기만으로 구성될 수 있다는 증거는 1997년 있었던 구체적인 두 가지 예다. 1997년 4월 6일 텔레비전 방송을 통한 브라운즈빌 부흥운동의 주창자인 존 킬패트릭(John Kilpatrick)이 행한 해너그래프에 대한 예언적 선포는 거짓임이 몇 달 후에 밝혀졌다. 그 예언이란 펜사콜라(Pensacola) 부흥운동이 가짜라고 비난하는 행크 해너그래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예언이다.


“저는 어젯 밤 주님으로부터 계시를 받았습니다……. 저는 오늘 아침 행크 해너그래프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당신이… 계속 하나님의 사업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떠벌린다면 90일 내에 성령님께서 당신을 치실 것입니다. …해너그래프와 모든 사탄은 들을찌어다…”(Henk Hanegraff, 『빈야드와 신사도의 가짜 부흥운동』, 451-2.) 


그리고 나서 그 예언을 한 지 73일 후인 1997년 6월 18일, 킬패트릭은 그 때 자신이 예언이라고 했던 것은 하나님께서 아닌 자신의 말이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공식적 사과(謝過)를 했다.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예언하건대 하나님께서 당신을 90일 내에 치실 것입니다’라고 말했던 것은 예언자로서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탄원하는 목자로서 한 것입니다.”(Henk Hanegraff, 『빈야드와 신사도의 가짜 부흥운동』, 453.)


그리고 1997년 4월 6일 텔레비전 설교에서 킬패트릭이 부흥운동의 미래에 관해 한 예언도, 2012년이 된 오늘날 가짜라는 것이 밝혀졌다. 당시 그는 다음과 같이 선포했다.  “…성령의 강력한 임재 가운데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선포합니다… 모든 오해와 소문이 풀리고 곧 수백만 명이 그리스도에게로 돌아올 것입니다… 수백만 명! 수백만 명! 수백만 명입니다!”(Henk Hanegraff, 『빈야드와 신사도의 가짜 부흥운동』, 454-5.).


그러나 종교설문가 조지 바나(George Barna)는 2000년에 미국 내 일반교회 성도수가 1990년대 초에 비해 10% 감소했으며 1995년 이래 회심했다고 한 기독교인의 숫자는 젼혀 변화가 없다고 말하면서, 미국에서 일어난 부흥운동은 그저 신화일 뿐이라고 말한다(“The State of the Church 2000" Barna Research Online, 2000. March 21.).


5. 쓰러짐 등 체험 위주로 복음을 전파하는 것은 비성경적


쓰러짐, 황홀경 등 체험 위주로 복음을 전파하는 것은 비성경적이다. 신사도운동 전도자 베니 힌(Benny Hinn)은 1996년 그의 집회에서 초기 오순절 운동의 여성 사역자 마리아 우드워드 에터(Maria Woodworth Etter, 1844-1921)의 집회에서 쓰러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채우고 있다(Benny Hinn, Praise the Lord Programm, Trinity Broadcasting Network, 1996.6.20. 오디오페잎.). 


“한 나이 든 자매가 푹 쓰러지더니 몸이 차가워지면서 경직되었습니다. 마치 죽은 사람 같았습니다. 맥박이 뛰는 것만 제외하고는 생명의 기운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자매를 강대상 소파에 눕혔습니다. 그날 내내 자매는 그곳에 누워 있었고, 저녁집회 때도 두 명의 여자가 같은 방식으로 쓰러졌습니다.”[Maria Woodworth-Etter, Diary of Signs and Wonders (Tulsa, Okla.: Harrison House, 1919), 48.] “복도 쪽에 있는 남자와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밀었는데… 그 남자가 갑자기 몸을 떨기 시작하더니 쓰러졌습니다… 제가 뒤로 조금 물러나자 연단에 있던 목회자들 중에서 한 명이, 그 교회 담임 목사였는데, 두 손을 들어 올리더니 쓰러졌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두려움이 죄인들에게 엄습했습니다. 목회자들이 쓰러지는 것을 보면서 자신들이 이제 피할 곳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Maria Woodworth-Etter, Diary of Signs and Wonders, 66.) 


1994년 빈야드 운동이 캐나다로 가서 토론토공항교회에서 일어난 토론토 블레싱 운동의 경우, 교인수의 절반 이상은 교회 첫 방문시 감각적으로 보고 느껴지는 기사와 표적에 단번에 매혹되어 회원이 됐다. 이러한 결신(結信)은 초대교회나 뉴잉글랜드의 노스햄프턴교회에서 일어난, 말씀에 찔림을 받아 통회 자복하고 회심에 이른 결신(結信)과는 너무나 다르다. 


이러한 쓰러짐의 현상은 서인도 제도에서 기인했으며, 미국 남부의 주술종교인 부두교나 퀘이커 종교에서도 일어나는 현상으로 복음 전도와는 거리가 먼 것이다. 우드워드 에터는 1920년 네브래스카에서 몰몬교도들이 설교를 해 달라고 초청했을 때 그에 응하여 설교했으며, 거기서 몰몬교도들을 회심시켰다는 보도는 없다[Stanley M. Burges and Gary B. McGee, eds., Dictionary of Pentecost and Charismatic Movement, (Grand Rapids, Mich.: Zondervan, 1988), 900.]. 


쓰러트리기를 복음집회의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베니 힌(Benny Hinn)은, 최근에는 재정과 조직원의 헤로인 마약 관련 스캔들 때문에 공적 신뢰성이 추락한 인물로 평가된 인물로 평가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98년 베니 힌 미니스트리의 내부 사역자 두 명이 헤로인 과다로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1999년 그의 조직 쇄신에 관한 발언을 한 직후, 그는 몇 명의 사역자들을 해고했다. 그들 중 전 경찰관 마리오 리시알델로라는, 그의 사역의 내부 조사 담당이 포함되었다. 리시알델로는 베니 힌 미니스트리의 수백 개 계좌 정보와 헤로인 사건의 진상에 대한 자료들을 입수하게 되었는데, 베니 힌은 그를 고소하였다. 그 때 리시알델로는 경호장으로 있었으며, 베니 힌 미니스트리는 그가 가지고 있는 모든 서류들을 돌려줄 것과 밀봉할 것(공개하지 않을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것들이 공개되면 그의 사역은 끝장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베니 힌이 이 사건에 대한 공탁을 하기 전날 리시알델로는 심장 마비로 죽었다. 그 때 베니 힌은 리시알델로의 부인과 소송 서류를 공개하지 않는 것 등에 관한 법정 밖 합의로 이 사건을 해결하였다(발췌 : http://blog.daum.net/song3294221/10444968).


맺음말


기독교적 복음 전파는 외부적인 영적 현상의 전시(쓰러트리기, 황홀경, 각종 신비체험 등)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의 사건의 선포요 복음을 받는 자들의 내면적인 회심과 인격의 변화로서 행해진다. 초대교회 시(時) 있었던 베드로의 복음 선포는 오늘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받으라 그리하면 성령의 선물을 받으리니, 이 약속은 너희와 너희 자녀와 모든 먼 데 사람 곧 주 우리 하나님께서 얼마든지 부르시는 자들에게 하신 것이라 하고”(행 2:38-39). 


복음 전파와 예배 시에는 어떤 신비로운 종교 체험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대속의 죽으심, 회개와 죄 사함의 복음이 선포되어야 한다. 종교개혁자 칼빈은 “사탄의 영이 성령의 이름으로 침투하지 않도록 성령께서는 성경에 기록된 형상대로 인식되기를 원하시는 것”이라며, 성경의 저자이신 성령은 “성경 안에서 일단 자신을 나타내 보이신 그대로 영원히 존속하실 것”이라고 역설하였다. 대속 사실의 믿음, 회개, 죄 사함과 온유와 사랑의 새 사람 됨의 체험이야말로 바로 복음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가장 신비로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