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춤추고 싶다

by Choi posted Feb 0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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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아기 예수의 탄생, 김기창


 

크리스마스에 춤추고 싶다

 

메리 크리스마스! 미국에 사는 아이들이 보내온 성탄 축하 카드에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라는 말이 사라졌다. 대신 '행복한 휴일'(Happy Holiday)이라고 적혀 있다. '메리 크리스마스'가 비기독교인에게는 반갑지 않은 용어라고 하여 사용하지 않는단다. 이러한 변화의 배후에는 미국인 무슬림과 인권운동이 손을 잡고 기독교 명절, 구원자 예수 신앙을 되새김질하게 하는 문화를 하나씩 제거하고 있다. 기독인 정치 지도자가 등장하면 달라질 수도 있다. 


예수의 탄생일은 확실하지 않다. 크리스마스―성탄일(聖誕日)로 지켜지고 있는 12월 25일이 정확히 그 날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성경은 예수가 어느 날 태어났는지 말하지 않는다. 그가 태어날 때 들판에서는 밤에 목자들이 양떼를 지키고 있었다. 유대 지방의 겨울이 우기(雨期)이다. 사막 지역에는 겨울에 풀이 파랗게 자란다. 들판에서 양들이 풀을 뜯는다. 


크리스마스는 예수 탄생 기념일이다. 여러 나라의 교회들이 12월 25일을 성탄 기념일로 삼아 행사를 가진다. 한국교회도 이 날을 예수 그리스도 탄생 기념일로 여긴다. 에티오피아의 콥트교회와 이집트의 장로교회는 1월 7일에 성탄축하 행사를 한다. 러시아교회도 마찬가지란다. 스코틀랜드는 1월 1일에 예수의 성탄을 축하한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날짜에 대한 여러 가지 말들이 있다. 12월 25일은 고대 로마제국이 축제일로 지키던 동지 날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다. 기독교인 된 황제가 과거의 이교 축제일을 그리스도의 탄생일로 기념하도록 했다고 한다. 로마인들에게는 황제보다 높은 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생일이 필요했다. 정확한 출생일을 알 수 없고, 로마제국은 기독교화 되었고, 사람들은 축제를 좋아했다. 왕중왕의 기념일이 필요하자 자연스럽게 황제축일 또는 태양축일을 예수 탄생 축일로 바꾼 것 같다..


교회가 크리스마스 날을 예수 그리스도 성탄 기념일, 구원자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의 출생 일, 하나님께 감사를 올리는 날로 지키기 시작한 것은 4세기 후반부터라는 설이 있다. 로마교회가 335년과 354년에 크리스마스를 지켰다고 한다. 이 전통은 그 뒤 동방교회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콘스탄티노플(379), 갑파도기아(382)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크리스마스란 고대 영어 Christes(그리스도)와 Masse(미사-예배)가 합쳐진 단어이다. 프랑스는 이 날을 노엘(Noel), 이탈리아는 나탈레(Natale), 독일은 바이나흐텐(Weihnachten)이라고 부른다.


한국교회는 기독교 전래 초기부터 예수 그리스도 성탄 기념일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20세기에 이르러 등장한 근대 언론매체들이 성탄일을 알리는데 이바지 했다. 독립신문,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이 중요한 축일로 소개했다. 12월 25일 곧 예수 탄생 기념일을 국가 공휴일로 정한 것은 미군정이었다. 1945년 9월부터 1982년 1월까지 시행된 야간통행금지는 12월 24일 성탄절 이브마다 해제되었다. 언론사들은 성탄일이 아주 특별한 날이라는 것을 한국인들에게 인식시켰다.


지금은, 크리스마스가 한 해를 마감하는 세시(歲時)로 인식되고 있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가져다주는 날, 유흥을 즐기는 명절, 축하 파티, 흥청대는 술잔치, 백화점 상품 판매, 상업주의의 상징 또는 축일이 되었다. 어느 취객이 크리스마스 새벽찬송을 하러다니는 기독인 청년들에게 “예수쟁이, 흥, 예수쟁이들도 크리스마스를 축하한다고?" 라고 한 말이 생각난다.


예수 그리스도는 짐승들의 배설물 냄새 가득한 어두운 동굴(cave) 마구간에서 태어났다. 예수는 말이나 나귀의 구유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태어난 뒤에 구유에 뉘어졌다. 태초에 말씀(Logos, 道, 하나님의 마음, 지혜)이 계셨다. 이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다(요한복음 1:1). 예수는 참 하나님, 참 사람이시다. 인류와 모든 피조물의 구원자로, 하나님과 화해를 위한 화목제물로 이 세상에 오셨다. 죄와 저주 아래에 있는 인간에게 영원한 생명(zoe)을 주시려고 인간이 되셨다.


어느 날 윤리학을 가르치는 동료 신학교수가 물었다. "최 교수님, 정말로 예수를 믿어야 구원을 받는다고 생각하십니까? 윤리적으로 너무도 착한 사람들이 다만 예수를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원을 받을 수 없단 말입니까?" 그는 이순신 장군이 구원을 받지 못할 리 없다고 말했다. 장난삼아 한 말인지 진심으로 한 말인지 알 수 없다. 그의 교육 배경을 보면 짐작이 간다. 원효나 의상 같은 승려, 퇴계와 율곡 같은 선비, 목숨을 바친 군인, 안중근 같은 열사, 이상재나 안창호 같은 선각자, 이승훈 같은 교육자가 단지 예수 믿지 않는다고 구원을 받지 못할 리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를 시험하려고 한 말일 수도 있다.


나는 답했다. 오직 예수만이 구원자라고 믿는다고 잘라 말했다. 천하에 다른 구원 얻을 수 있는 이름을 주신 적이 없다고 했다. 구원받을 다른 길이 있다면 예수를 믿어야 할 까닭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리스도이신 예수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유일한 중보자이다. 크리스마스는 하나님이 구원자로 우리에게 찾아오심을 기념하고 감사하는 날이다. 축하하는 날인 동시에 감사하는 날이다. 죄인들 하나님과 화해시키려고 인간이 되어 오신 하나님의 사건에 감사하는 날이다.


그렇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하나님이 칭의, 구원을 선물한다. 예수를 믿으면 하나님과 나 사이를 갈라놓은 죄책에서 해방된다. 나는 예수가 그리스도 곧 구원자라고 믿는다. 나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 복음 진리를 증언하고 싶다. 나는 크리스마스에 춤추고 싶다.  예수 탄생 기념일에 즐거워하고 기뻐하고 노래하고 싶다.춤추고 기뻐하고 노래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고 싶다.


가난하고 병들고 억울이 백절치는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과 함께 외치고 싶다. 하늘이 아닌 하나님께 영광, 땅의 평화가 아니라 하나님의 기뻐하심의 입은 사람들에게 평화, 세상에 평화의 아기로 오신 분이 아니라 하나님과 죄인을 화목하게 하시려고 사람이 된 하나님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고 싶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 메리 크리스마스! 축 예수 성탄!


"주께서 친히 징조를 너희에게 주실 것이라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이사야 7:14).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셨으니 이를 번역한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함이라"(마태복음 1:23).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사람마다 멸망치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한복음 3:16).


최덕성 박사(브니엘신학교 총장고려신학대학원 교수, 1989-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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