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은밀한 결정에 대하여
나의 아들딸아, 하늘나라의 일과 하나님의 은밀한 결정에 불평하지 말라. 왜 이 사람은 버림을 받고 저 사람은 큰 은총을 받는지, 왜 이 사람은 그토록 고통을 겪고 저 사람은 크게 칭찬을 받는지 따지지 말라.
이 주제에 관한 나의 결정은 네 이해의 한계를 벗어난다. 인간은 어떤 추리나 논의로도 나 하나님의 판단을 이해할 수 없다.
너를 싫어하는 사람이나 호기심 많은 사람이 이와 같은 의문을 제기하거든 시인처럼 말하라. “여호와여 주는 의로우시고 주의 판단은 옳으니이다”(시 119:137). “여호와의 법도 진실하여 다 의로우니라”(시 19:9).
내가 내린 결정은 존중되어야 한다. 논란의 대상이 아니다. 인간의 생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어느 성인(聖人)이 가장 성스럽고, 누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자인지 결정하는 것에 시간을 소모하지 말라. 하늘에서 누가 더 거룩하고, 누가 더 위대한지 알려고 하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논쟁과 의견의 차이를 불러올 수 있다. 편을 가를 수 있다. 이 문제를 깊이 알려고 함은 진정 무익하다. 가장 먼저 성인들이 이같은 논의를 반대할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성인들에 대한 취향에 따라 이리저리로 몰려다니며 무리를 짓는다. 그러나 이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지 하나님에 대한 사랑은 아니다. 내가 성인들을 만들었다. 내가 그들에게 은혜와 영광을 허락했다. 내가 그들을 선택했다. 그들이 나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 내가 그들을 내게로 이끌었고 시험을 안전하게 통과하도록 인도했다. 내가 그들에게 힘과 인내를 주었다.
나는 은총을 성인들에게만 국한시키지 않았다. 나는 모든 자를 사랑한다. 따라서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을 무시하는 사람은 존경받지 못한다. 그들은 모두 나로부터 비롯되었다. 내 나라에서는 모두가 하나이다. 나의 사랑에 서로 묶여 있다.
쓸데없는 논란을 하지 말라. 자신의 공적을 자랑하거나 스스로를 선하게 여기지 말라, 모든 영광을 내게 돌려라. 내가 한없는 사랑으로 모두를 영화롭게 만들었다.
그렇게 하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사랑이 가득하고, 기쁨이 넘쳐흐른다. 영광과 행복이 충만하다. 모든 성도가 높은 영광을 누리고 있지만 스스로 겸손하면 나는 그를 더욱 가까이할 것이다. 더욱 사랑을 베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하늘에서 누가 가장 크고, 누가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게 될지 궁금해 한다. 그러나 하늘에서는 이 땅의 가장 작은 사람도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들 모두 부름을 받았기에 ‘하나님의 자녀’ 라고 일컬음을 받을 것이다. 제자들이 하늘나라에서 누가 가장 큰지 물었을 때 그들에게 돌아온 대답은 이랬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 18:3).
기꺼이 어린아이처럼 낮아지기를 거부하는 자는 화를 피할 수 없다. 하늘나라의 낮은 문을 지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영적으로 부요하다고 하여 안도하면 화를 피할 수 없다. 가난한 자들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때 그들은 밖에서 울며 탄식할 것이다.
겸손한 사람아 즐거워하라. 가난한 사람아 기뻐하라. 진리를 따라 살면 하나님의 나라를 소유하게 될 것이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마 5:3).
Thomas a Kempis, De Imitatione Christi, Part 4.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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