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은총과 세상 지혜에 대하여
나의 아들딸아. 내가 네게 줄 은총은 소중하다. 외적인 것이나 세상의 위로와 뒤섞일 수 없다. 그러므로 은총을 받으려면 그것을 가로 막는 모든 것을 없애라. 은밀한 장소를 찾아 홀로 있는 것을 즐기고, 다른 이들과 대화하는 것조차 멀리하라. 오직 거룩한 나 하나님께 기도하며 회개하는 마음과 투명한 양심을 유지하라.
세상의 그 무엇도 자랑하지 말라. 어떤 외적인 것보다도 하나님을 기다리는 것을 좋아하라. 하나님을 기다리면서 순간적이고 세상적인 것들을 즐거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친구와 혈육을 멀리하라. 세상의 위로는 무엇이든지 계속 피하라. 베드로는 신실한 사람들에게 자신을 이 세상에서 나그네나 행인처럼 간주하라고 가르쳤다. “사랑하는 자들아 거류민과 나그네 같은 너희를 권하노니”(벧전 2:11).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세상에 조금도 마음을 두지 않는 사람에게는 얼마나 큰 확신이 있겠느냐! 그러나 마음이 병든 사람은 세상을 벗어나야 함을 미처 알지 못한다.
육에 속한 사람은 영적인 사람의 자유를 알 수 없다. “육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성령의 일들을 받지 아니하나니 이는 그것들이 그에게는 어리석게 보임이 요 또 그는 그것들을 알 수도 없나니 그러한 일은 영적으로 분별되기 때문이라”(고전 2:14). 그러므로 진정으로 영적인 사람이 되고 싶으면 자신에게 가까운 사람이나 먼 사람을 모두 멀리하라.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조심히 여기라.
자신을 완벽하게 극복하면 다른 그 무엇도 쉽게 다스릴 수 있다. 완전한 승리는 자신을 이겨내는 것이다. 자신을 극복하는 사람은 육체적인 감정을 이성에 복종시킨다. 모든 사물에 대한 자신의 이성을 하나님에게 복종시키는 사람은 진정으로 자신을 정복하고 또한 세상을 지배한다.
너는 자신을 극복하고 육체의 감정을 이성에 복종시키고 싶은가? 이성을 하나님께 복종시키고 싶은가? 자신을 정복하는 높은 수준에 도달하고 싶은가? 용감하게 도끼를 뿌리에 놓으라. 그리하면 자신은 물론 사적이고 세상적인 것에 관해 감추어져 있는 무절제한 성향을 완전하게 뿌리 뽑을 수 있다. 자신을 너무 무절제하게 사랑하는 잘못 때문에 모든 어려움이 계속되므로 그 뿌리부터 극복함이 마땅하다.
이와 같은 악한 성향을 정복하고 제압하면 곧 커다란 평화와 안정이 찾아올 것이다. 자신에 대해 완전히 죽고, 자신을 온전히 벗어나고자 하는 이들이 많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에게 얽매이고, 영적으로 자신을 넘어서지 못한다.
나의 아들딸아, 나와 함께 자유롭게 걷고 싶은가? 온갖 죄악에 물든 무절제한 감정을 억제하라. 어떤 피조물에도 이기적인 사랑으로 집착하지 말라.
Thomas a Kempis, De Imitatione Christi, Part 4.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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