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본성과 은총에 대하여
겉과 속이 항상 같지는 않다. 겉이 선하게 보인다고 속도 선할 것이라고 생각함은 어리석다. 인간의 본성과 은총은 상반된 방향으로 움직인다. 둘의 차이는 너무나 분명하다.
인간의 본성은 간사하다. 우리를 잘못 인도하며 함정에 빠뜨린다. 언제나 자신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진다. 싸움을 자극하고, 싸우다가 마지못할 상황에서 그만둔다. 새로운 것을 가르치거나 통제하지 못한다. 반면 은총은 교활함을 모른다. 하나님께만 관심을 둔다. 육욕을 피하고 억제하기를 좋아한다. 자유를 남용하는 법이 없다.
인간의 본성은 언제나 자기 이익과 유익에 따라 움직인다. 다른 것에서 얻어낼 수 있는 모든 것을 구한다. 그러나 은총은 자신을 전혀 생각하지 아니한다. 다른 사람의 유익을 염두에 둔다.
인간의 본성은 감언, 명예, 아첨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은총은 자기 명예와 자기 경배를 지나 하나님께로 나아간다.
인간의 본성은 부끄러움과 거절을 싫어한다. 그러나 은총은 그런 것들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반긴다. 그것들이 찾아오면 특별한 호의로 받아들인다.
인간의 본성은 색다르고 독점적인 것을 바란다. 그러나 은총은 평범한 것을 즐긴다. 기꺼이 단순한 옷을 입으려고 한다.
인간의 본성은 탐욕스럽다. 더 많은 복을 기대한다. 사적인 소유를 즐긴다. 그러나 은총은 가난한 사람에게 관대하다. 작은 것에 만족한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행 20:35)고 생각한다.
인간의 본성은 관대함 때문에 행동하지 않는다. 이익을 내는 것이야말로 인간 본성의 끊임없는 목적이다. 인간의 본성은 칭찬과 명성을 원한다. 그러나 은총은 하나님 그 이상의 보상을 구하지 않는다. 허무한 박수갈채에 무관심하다.
인간의 본성은 많은 친구와 친척을 가지고 싶어 하고 가문에 자부심을 느낀다. 부유하고 높은 인사들 가운데 있기를 즐긴다. 그러나 은총은 적을 사랑한다. 고귀한 가문보다 덕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영향력 있는 사람보다 순진한 사람에게 공감한다. 입술에 발린 말 보다 진리에 더 감명을 받는다.
인간의 본성은 타인에게 인정받기를 원한다. 자기의 선한 행동을 칭찬받으려 한다. 그러나 은총은 선한 일과 개인적인 헌신을 숨긴다. 모든 찬양을 하나님께만 돌린다.
은총은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이다. 하늘의 빛이다. 진정으로 영적인 사람의 표지이다. 본성을 억제할수록 은총이 증가하여 마침내 그 영혼에 새겨진 하나님의 형상이 드러나게 한다.
Thomas a Kempis, De Imitatione Christi (1418–1427), Part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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