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혈액형

by reformanda posted Jul 2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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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혈액형

 

최덕성 교수의 <초대교회사>를 수강하고서

 

복음주의적인 교회들은 보혈찬송을 즐겨 부른다. 교회의 부흥회는 의례 보혈찬송을 열창한다. 보혈찬송은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흘린 피를 보배로운 피로, 정결케 하는 능력을 가진 특별한 피로 묘사한다. “내 주의 보혈은 정하고 정하다. ...십자가의 보혈로 날 씻어 주소서”(찬송가 254). “샘물과 같은 보혈은 주님의 피로다. ...보혈에 죄를 씻으면 정하게 되겠네”(찬송가 258).

 

 

보혈찬송은 여러 가지 질문들은 가지게 한다. 예수 피는 사람의 피와 전혀 다른 성질의 피인가? 예수의 붉은 피가 인간을 구원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가? 그 보배로은 피 자체가 우리를 구원하는가? 그 피가 우리의 죄를 정결하게 씻는가? 그 피는 인간의 추한 죄를 씻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여러 해 전, 부산 인근의 어느 대형교회에 부목사가 부임했다. 담임목사 후보자로 내정된 분이었다. 여러 명의 부목사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회중을 감동시키는 매력적인 설교를 하려고 애썼다. 능력설교에 주력하고 회중과 더불어 보혈찬송을 열심히 불렀다. 그는 성도들에게 예수 피는 보배 피라고 역설했다. 그리고 예수의 피는 보배 피이므로 인간의 피와 등급이 다르며, 따라서 예수 피에는 인간의 피에 있는 혈액형이 없다고 했다.

 

 

예수의 피는 보배로운 피다. 그렇지만 그것에는 인간의 피에 있는 혈액형이 없는가?

 

 

초대교회 시기에 진행되넌 기독론 논의는 칼케돈공의회(451)에서 일단락 되었다. 칼케돈공의회는 예수 그리스도는 완전한 인간이며 완전한 하나님이라는 정의(定意)를 내렸다. 예수 그리스도는 신인(神人)이다. 참 하나님이며 참 사람이시다. 예수가 참 사람이면 인간의 것과 동일한 피를 가지고 있으며, 동일한 혈액형을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의 피의 색깔도 적혈구를 가진 우리의 피처럼 빨간 색깔이었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는 무슨 혈액형을 가지고 있었을까?

 

 

사람의 유전체는 통상 46개의 염색체를 지니고 있다. 46개의 염색체는 22쌍의 성() 염색체와 1쌍의 다른 성 염색체로 구성되어 있다. 성 염색체는 XY(남성), XX(여성)로 남녀를 구별된다. 서로 다른 염색체의 결합으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다.

 

 

스페인 오비에도성당에는 예수의 얼굴 수건이라는 것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전문연구소가 이 수건에 묻어 있는 혈흔의 DNA (DEOXYRIBONUCLEIC ACID)를 분석한 결과 예수의 혈액형이 AB형이라고 밝혀졌다. 모친 쪽으로부터 이어받은 22개의 염색체와 남성(XY) 염색체 1개 등 23개가 추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부친 쪽으로부터 받게 되어 있는 23개 염색체는 존재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예수의 혈흔 검사에서 모계의 유전자만 발견됐다는 것은 예수가 요셉과 무관하게 성령으로 잉태되었음을 입증해주는 것이라 하여 세상이 흥분하고 놀랐다. 이 검사의 진실성과 소식의 사실 여부를 떠나, 혈흔에 대한 감정 결과는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와 같은 완전한 사람이며, 우리의 것과 동일한 피를 지녔음을 말한다. 동일한 피를 가진 자에게 수혈도 가능함을 의미한다.

 

 

예수 피의 혈액형이 사람의 것과 다르며, 혈액형이 없다고 설교한 목사는 이단 시비에 걸려 고통을 당했다고 한다. 이단 의문을 제기한 회중은 예수 피에 혈액형이 없다는 주장이 예수의 완전한 인성을 부정하는 것임을 알았다. 예수 그리스도가 완전한 인간임을 부인하는 궤변임을 간파한 것이다. 예수 피에 혈액형이 없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완전한 인간임을 부인하는 주장이다. 완전한 인성을 부정하는 전형적인 이단사상이다.

 

 

보혈찬송에 등장하는 보배 피는 상징적 표현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피를 리고 죽음으로써 자기를 그리스도로 믿는 자들의 죄를 씻고, 생명을 부여했다는 뜻이다. 예수 피가 보배 피라고 함은 속죄의 능력과 구속의 능력을 상징한다. “율법을 좇아 거의 모든 물건이 피로써 정결케 되나니 피 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9:22). 그리고 구속의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조상의 유전한 망령된 행실에서 구속된 것은 은이나 금 같이 없어질 것으로 한 것이 아니요. 오직 흠 없고 점 없는 어린양 같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한 것이니라”(벧전1:18-19).

 

 

예수의 피가 보배 피이며 따라서 그것은 사람 피와 다르다는 함은 범주착각의 오류(cateogory mistake)이다. 상징적인 표현을 문자적으로 이해하는 데서 발생한 오류이다. “저 돈 많은 부자가 고작 만년필 하나를 훔쳤겠어?” “신부님이 에이즈에 걸렸겠어?”라고 하는 식의 오판이다(최덕성, 빛나는 논지 신나는 논문쓰기, 서울: 지식산업사, 2005, 309-310).

 

 

초대교회 이단 사상들 가운데, 예수 피에 혈액형이 없다고 하는 주장은 없었지만, 그와 가까운 설이 있었다. 아폴리나리스주의(Apollinarianism). 아폴리나스는 예수가 완전한 인간임을 부정했다. 예수의 영혼, 마음, 정신, 감정 등의 자리에 로고스가 채워져 있다고 했다.

 

 

아폴리나리스는 예수 그리스도가 보통 인간과는 다른 아주 특별한 존재라고 했다. 예수의 영혼은 하나님이고 육체만 사람이라는 것이다.예수는 완전하고 불변하고 영원한 로고스와 완전한 인간의 결합이 아니라는 것이다. 영혼의 영역에 해당하는 로고스와 우리의 육신의 연합으로 이해했다. 하나님의 마음 지혜 영 말씀인 로고스가 그리스도의 이성(理性)을 대신했고, 마리아에게서 받은 육신이 인간의 몸을 대신했다고 했다. 예수가 인간에 해당하는 영혼, 이성, 마음, 감정, 의지 등을 지니지 않았다는 결론에 이른다.

 

 

다시 말하자면, 아폴리나리스주의는 예수가 인간 영혼 마음 정신, 감정, 의지 등으로 구성된 존재가 아니라고 했다. 인간의 구성요소는 하나님의 로고스로만 채워져 있다고 했다. 따라서 예수의 영혼은 하나님이고 육신만이 사람이라고 했다. 예수의 육신 안에 거하는 것은 인간 영혼이나 이성이나 마음이 아니라 하나님의 로고스라는 것이다. 영혼이 있어야 할 자리에 로고스가 채워져 있다고 함은 예수가 완전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폴리나리스는 예수 그리스도가 완전한 인간임을 부인하면서, 우리가 하나님을 지닌 사람을 경배할 것이 아니라 육신을 지닌 하나님을 경배해야 된다고 했다. 아폴리나리스주의를 이단으로 정죄하는 자들은 그가 하나님을 지닌 육신 경배자라고 지탄했다.

 

만약 예수께서 우리와 동일한 피를 가지지 않았고, 혈액형이 없는 피를 가졌다면 우리와 같은 인간이 아니다. 완전한 인간이 아니면 무엇이 문제되는가?

 

 

이 문제는 우리의 구원과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매우 중요하다. 인간의 정신 마음 영혼을 가지지 않은 그리스도라면, 곧 온전한 인성을 가지지 않은 그리스도라면 그가 어떻게 그것들을 가진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가? 만일 아담의 육체만 타락했을 경우에는 그리스도가 그 육체를 구원할 수 있을 것이지만, 하나님의 로고스와 영혼, 마음, 정신, 이성, 감정, 심리 등 포함한 인간의 육신이 결합된 존재라면, 육체만을 지닌 인간을 구원할 수 있지만 영혼을 지닌 인간을 구원할 수는 없다.

 

 

우리의 구원자가 될 수 있는 분이 갖추어야 할 조건은 완전한 신성과 완전한 인성이다. 완전한 하나님이면서 동시에 완전한 사람이어야 한다. 완전한 사람이면서 죄가 없으신 분이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완전한 참 하나님이시며 동시에 완전한 참 사람으로 우리의 구원자, 구속자가 되셨다. 그 목적을 수행하려고 십자가에서 보배로운 피를 흘렸다.

 

 

초대교회사가 다루는 이단들 곧 아리우스주의, 네스토리우스주의, 가현설, 단성론, 사벨리우스주의 곧 양태론 등은 모두 인간 구원에 필요한 기본 구성요소들을 거부하는 이단들이다.

 

 

칼케돈공의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참 하나님이며 참 사람이라는 진리를 확증했다. 이것을 저 유명한 4대 부정으로 설명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의 두 본질은 나누어지지 않고, 분할되지 않고, 혼합되지 않고, 변화되지 않는다고 했다.

 

 

두 본성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은 신성은 왼편이고 인성은 오른 편이라거나, 위는 신성이고 아래는 인성이라는 식으로 구분되지 않는다고 것이다. 두 본성이 분할되어 떨어져 있지 않는다는 것은 각각 독립적인 존재이면서 결합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혼합되지 않는다는 것은 두 본성이 섞여서 구분이 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변화되지 않는다는 것은 과학 환경에서 ab를 합하면 c라는 새로운 물체가 등장하는 것처럼 예수께서 그런 식으로 변화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예수는 두 본성 곧 신성과 인성은 합성 이탈 혼합 변화 없이 분리되지 않고 분할됨 없이 존재하는 형태로 우리의 구원자로 계신다. 그러한 존재는 창조 이래 예수 밖에 없다. 그래서 예수는 유일한 그리스도이며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유일한 중보자이시다.

 

 

예수의 피는 보배 피이므로 그것에 인간의 피와 같은 혈액형이 없다고 하는 주장은 범주착각의 오류에 빠진 이단사상이다. 수사적인 상징(rhetorical symbol)을 문자적 실재(literal reality)로 해석한 지적 미숙의 결과이다.

 

 

한국인 이단자 신옥주는 예수는 피조물이라고 중한다. 하나님만이 참 하나님이시고 성령과 예수 그리스도는 피조물이라고 한다. 신옥주는 예장 합동측 출신이다. 예장 합동 서울신학교를 졸업하고 예장 중앙총회 교단이 운영하는 중앙신학대학원대학교를 졸업했다. 예장 중앙총회 교단에서 목사로 안수를 받았다. 이단으로 정죄당한 뒤에는 예장합동총신이라는 교단에 가입했다.

 

 

최덕성 교수의  <초대교회사>(2023 봄)는 상당한 학문적 성실성과 지적 능력을 요구한다. 신학도 시절에 각 과목들을 성실하게 배워야 이단사상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는 교훈을 주었다. 신학도 시절에 정통교리들을 충분히 숙지해야 그릇된 이단 논리에 함몰되지 않을 수 있음을 일깨워 주었다.

 

 

강미정/ 브니엘신학교 신학대학원 1학년 

 

[편집자 주] 이 글은 브니엘신학교 신학대학원이 2023년 붐학기에 개설한 <초대교회사>(최덕성 교수 담당)의 글쓰기 과제로 제출한 학술 에세이이다. 논지는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은 보배로운 피이므로 혈액형이 없다고 함은 예수의 완전한 이성을 부정하는 이단사설이다"이다. 주장(논지)과 논거(주장의 근거)가 일치한다. 초대교회사에서 배우는 기독론들의 요점을 소화하고 아폴리나리스주의가 예수의 온전한 인성을 부정하여 우리의 구원자가 갖추어야 하는 조건을 부정하는 결과에 도달함을 서술한다.  학술 에세이 쓰기의 모범적인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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