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심판을 대비하라
언제나 마지막 날을 생각하라. 무엇 하나도 숨길 수 없는 재판장 앞에 설 날을 생각하라. 그 날에는 뇌물이나 천박한 구실로 하나님을 속일 수 없다. 정직하게 심판을 받는다.
간혹 성난 사람의 표정을 보고 불안을 느끼는가? 어리석음과 죄에 물든 삶을 낱낱이 알고 계시는 하나님을 대하면 기분이 어떨까? 어느 누구도 심판에서 예외일 수 없다. 그 날에는 어느 누구도 자신을 변론할 수 없다.
그럼에도 왜 심판의 날을 대비하지 않는가? 바로 지금이 울고 매달려야 할 때이다.
인내의 사람은 정결한 삶을 산다. 자신에게 악을 행한 사람의 처지를 더 가슴 아파한다. 적을 위해서 기꺼이 기도한다. 진심으로 용서한다. 타인을 괴롭혔거나 상처 입힌 것에 지체 없이 용서를 구한다. 분노하기보다 신속히 연민의 정을 베푼다. 자신을 다스린다. 육체를 영혼에 완벽하게 복종시킨다.
죄를 씻고 악습을 제거하는 것이 나중에 심판받는 것보다 더 낫다. 사람이 죄를 범하는 만큼 나중에 벌을 받는다. 게으른 사람은 불 채찍으로 맞는다. 음식을 탐하는 사람은 굶주리고 목마르는 괴로움을 당한다. 사치하고 쾌락을 즐기는 사람은 뜨거운 불속에 들어간다. 시기하는 사람은 정신을 놓아버린 짐승처럼 울부짖는다. 죄는 반드시 그 값을 치른다.
교만한 사람은 온갖 혼란에 빠진다. 탐욕이 가득한 사람은 극심한 가난에 시달린다. 그곳에서의 한 시간 동안 고통이 이곳에서 백 년 동안 수련하는 것보다 더 극심하다. 이곳에서는 노동을 하다가 잠시 쉬기도 하고 친구들의 위로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저곳에서 벌을 받는 사람에게는 휴식이나 위로가 없다. 지금 죄를 짓지 않도록 조심하라. 그리고 회개하라. 그리하면 심판의 날에 복 있는 사람들과 함께 평안할 것이다.
그 날에는 의로운 사람들이 아주 과감하게 일어나 자신을 괴롭히고 핍박에 맞설 것이다. 지금 사람들의 판단에 겸손히 복종하는 이들이 심판하러 일어설 것이다. 가난하고 겸손한 사람은 크게 안심하지만 교만한 사람은 사방에서 밀려드는 두려움에 휩싸일 것이다. 그리스도를 위해 어리석게 되고 멸시받는 법을 익힌 사람이 이 세상에서 지혜로웠다는 사실이 밝혀질 것이다. “우리는 그리스도 때문에 어리석으나 너희는 그리스도 안에서 지혜롭고 우리는 약하나 너희는 강하고 너희는 존귀하나 우리는 비천하다”(고전 4:10).
그 날에는 인내하며 겪은 모든 고통이 즐거움으로 바뀌고 모든 악인이 자기 입을 봉할 것이다. “정직한 자는 보고 기뻐하며 모든 사악한 자는 자기 입을 봉하리로다”(시 107:42). 그 날에는 믿음을 가진 모든 사람이 즐거워하고 믿음이 없는 사람은 예외 없이 통곡할 것이다. 육체의 욕심을 억제한 사람이 언제나 쾌락을 누리던 사람보다 더 즐거워할 것이다. “우리가 잠시 받는 환난의 경한 것이 지극히 크고 영원한 영광의 중한 것을 우리에게 이루게 함이다”(고후 4:17). 그 날에는 초라한 의복이 빛을 발하고 값비싼 의복이 빛을 잃을 것이다. 누추한 오두막이 금으로 장식된 궁전보다 더 가치 있게 여겨질 것이다. 변함없는 인내가 세상의 어떤 권력보다 더 유용할 것이다.
그 날에는 단순한 순종이 세상의 지혜보다 더 높이 인정받는다. 선하고 투명한 양심이 공들여 배운 철학보다 더 사람을 기쁘게 한다. 부요함을 경멸하는 것이 세상의 모든 보물보다 더 값지다. 경건한 기도가 음식을 가려먹는 것보다 더 즐겁다. 침묵이 말을 많이 한 것보다 더 즐겁다. 선한 행동이 여러 번 좋은 말을 한 것보다 더 값지다. 엄격한 삶과 고된 훈련이 이 세상의 온갖 즐거움보다 더 크게 즐겁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섬기는 것 밖에 그 어떤 것도 미래가 없다.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면 죽음이나 벌, 심판이나 지옥을 두려워하지 않게 될 것이다. 완전한 사랑은 하나님의 평안을 누린다. 그러나 사랑이 우리로 하여금 죄를 짓지 못하게 할 정도로 강한가? 그렇지 않다면 지옥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Thomas a Kempis , De Imitatione Christi (1418–1427), Part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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