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그리스도를 본 받으라
우리의 주 예수 그리스도는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요 8:12)라고 말씀한다. 우리에게 삶의 유일한 횃불인 자신과 함께 어둠을 지나라고 말씀한다. 길을 가다가 아침이 되면 비록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음을 알 수도 있지만, 적어도 뒤로 물러나 있지는 않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낮이 이르도록 계속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아야 마땅하다.
우리는 성자들에게 못지 않게 예수 그리스도를 많이 알고 싶어 한다.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을 찾으면 그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즐거움을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은 드물다. 왜 그런가? 거듭 복음을 듣지만 상당수는 모르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이상의 이야기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리스도의 영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너희 속에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면 너희가 육신에 있지 아니하고 영에 있나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롬 8:9).
그리스도의 말씀을 깨닫고 그 달콤함을 만족스러울 정도로 천천히 감상하고 싶은가? 그리스도를 본받으려고 부지런히 노력하라. 겸손함 없이 삼위일체와 같이 버거운 주제를 이야기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아무리 대단한 말이라도 우리를 거룩하고 의롭게 만들 수 없음을 명심하라. 오직 순결한 삶이 우리를 거룩하게 만든다. 그때 하나님이 우리를 돌봐주신다. 나는 삼위일체의 의미를 정확하게 아는 것보다 차라리 참된 뉘우침을 원한다.
성경의 내용을 잘 알고 또 온갖 철학자들의 말을 꿰고 있을지라도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없다면 그 무슨 소용이 있는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섬기는 것 밖에 그 어떤 것도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 이 헛될 뿐이다.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 1:2).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일은 세상을 바라봄 대신 하늘의 일을 좇는 것이다. 덧없이 사라질 부요함을 바라고 의지하는 것은 헛된 일이다. 명예를 뒤좇거나 출세하려 함도 역시 헛되기는 마찬가지다. 이기적인 즐거움을 좇아 가혹한 벌을 불러올 뿐인 육체의 욕심과 그릇된 일에 집착하는 것도 헛된 일이다. 오래 살기 바라면서 바르게 사는 데 무관심함도 헛된 일이다. 현재의 삶만 생각하고 앞으로 닥칠 일에 무관심함도 물론 헛된 일이다. 영원한 즐거움을 사모하기보다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에 관심을 가짐도 무익한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제나 전도자의 말씀을 명심해야 한다.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는 들어도 가득 차지 아니 하도다”(전 1:8). 눈에 보이는 것을 사랑하는 마음을 버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사랑하라. 욕망의 길을 따르는 이는 그 과정에서 양심을 저버리고 하나님의 은혜를 더럽힐 뿐이다.
Thomas a Kempis , De Imitatione Christi (1418–1427), Part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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