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해저 터널의 꿈
한일 해저 터널(Korea-Japan Undersea Tunnel) 건설은 바람직한가? 부산의 경제적 위상과 관광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고, 부산의 동북아 허브 기능 그리고 한반도 유사시 신속히 전략물자 수송을 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다른 한 편에서는 섬나라 일본의 대륙과 유럽 진출만 이롭게 해 주고, 일본국 발전의 교두보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나는 매일 한 때 우리 땅이던 대마도를 바라 본다. 헤엄쳐 건너갈 수 있을 만큼 가까운 47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섬이 대한민국 부산특별시 '대마도구'로 편입될 날을 기대한다.
한일 해저 터널은 대마도를 경유하여 대한민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구상이다. 최초의 구상은 1917년에 일본인 고이소 구니아키가 제안했다. 제2차 세계 대전 시 일제는 한일 해저 터널을 거쳐 일본과 한반도와 아시아 대륙을 연결하고 싶어했다. 1939년, 일제는 나치 독일과 연결하려고 유라시아 횡단 철도 계획을 세웠다. 일본 열도를 대마도를 경유해 한반도와 연결하는 해저 터널의 건설을 제안했다. 일본이 유럽과 교역에서 안전과 번영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1941년부터 한일 해저 터널 건설을 진지하게 고려했다.
한국과 일본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한일 해저 터널 구상을 여러 차례 논의했다. 1988년에 일본의 연구진이 한국 기업을 통해 거제도 인근 해역의 지질조사를 의뢰했다. 노태우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한일 해저 터널 구상을 지지했다. 2000년 9월, 김대중은 일본을 유럽과 연결할 수 있는 구상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 발언은 일본의 모리 요시로 총리와의 정상 회담에서 나왔다.
2002년, 한국 건설교통부는 한일 해저 터널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려고 연구기관 세 곳에 조사를 의뢰했다. 같은 해 일본의 전문가들은 한일 해저 터널의 건설에 15년이 소요되며 770억 미국 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남북 관계가 완화되면서 한일 해저 터널 건설 계획에 추진력을 주었다. 신의주 시에서 압록강을 건너 중국과 러시아의 철도로, 그리고 유럽의 철도로도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2002년 9월, 5명의 일본 대표단이 한국을 방문하여 한일 해저 터널 구상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표단은 일본 자유민주당의 노자와 다이조 의원이 이끌었다. 같은 달 러시아 외무차관도 한일 해저 터널 구상에 대해 발언하면서 미래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의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2009년 10월 서울을 방문하여 한일 해저 터널 구상에 대해 다시 논의했다. 유럽 연합과 비슷한 동아시아 공동체를 꿈꿨으며, 한일 해저 터널은 대한민국과 일본 양국의 단결을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
2021년 2월, 국민의힘의 김종인 대표가 한일 해저 터널 구상을 지지한다고 발언했다.
부산과 대마도을 잇는 계획안에 따르면 해저 터널의 총 길이는 약 128 km이다. 터널의 구조는 두 개의 철도 터널 사이에 비상 대피 터널이 있는 구조나, 도로와 철도 모두가 한 터널 안에 들어간 방식이다.
한일 해저 터널은 여객 운송에 서울에서 철도로 오사카까지 5시간 만에, 도쿄까지 7시간 만에 갈 수 있게 하는 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해저 터널은 한반도의 관문이며, 대한민국의 관광 부흥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2002년 일본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한일 해저 터널을 통한 육로 운송비가 해상 운송비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을 것이며, 유라시아 대륙으로 연결되면 일본에서 유럽에 가는 것이 해상 운송보다 20일 적게 걸릴 것이라고 추정했다.
조선일보는 2007년에 한일 해저 터널의 건설 비용을 60조 ~ 100조 원으로, 건설 기간을 15 ~ 20년으로 추정했다. 이는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채널 터널 건설 비용의 5배, 건설 기간의 3배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일본에게만 좋은 일이며, 일본으로 하여금 아시아 대륙으로 뻗어나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을 확장할 뿐, 대한민국은 얻을 것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유렵으로 가는 '길을 터 주면' 일본에게만 막대한 이익을 주는 셈이다.
대한민국 국토해양부는 2011년 한국교통연구원의 연구를 통해 한일 해저 터널 구상의 경제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연구는 한일 해저 터널의 건설 비용이 약 100조 원으로, 경제성이 없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일 해저 터널 구상이 실현되면 일본은 물류를 철도를 통해 유럽까지 이동이 가능해 막대한 물류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길이 200km가 넘는 한일 해저 터널로 양국 사이에 하루 20,000여 명의 사람들과 화물이 육로로 오갈 수 있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일본은 임진왜란 때 조선을 향하여 "길을 내어달라"면서 침략해 왔다. 조선이 최종 승리를 했지만 피해가 엄청났다. 그리고 1910년에 또 다시 "길을 열라"면서 조선을 빼앗아 일제의 일부로 삼았다. 치가 떨리는 일이다. 프랑스와 영국 해저 터널처럼, 왜 한국과 일본의 해저터널이 불가능하겠는가?
일본의 탐욕성과 과거에 거듭 저지른 범죄가 한일 해저 터널을 성사되지 않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일본이 과거사 참회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마당에, 한국이 일본에게 고분고분 길을 열어 줄 것이라 기대함은 망상이다. 한국인에게 일본의 한일 해저 터널의 꿈은 탐욕 근성을 채우려는 발상 그 이상이 아니다.
최덕성, 브니엘신학교 총장
▶ 아래의 SNS 아이콘을 누르시면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