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신학자 토마스 오든
WCC 바로알기 9
1. 감리교회가 자유주의 신학 전통을 버리고 복음적 신앙을 받아들 가능성이 있는가? 역사적 기독교 신앙을 회복할 수 있는가? 포용주의, 다원주의, 신앙무차별주의 속성을 지닌 WCC를 버리고 순수한 신앙을 회복하고, 생명력을 복원할 수 있는가?
2.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보인다. 그러나 김진두 박사와 같은 확신을 가진 신학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전선에 나서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미국연합감리교회 목사 토마스 오든 박사(Thomas Oden, 1931-2016)과 같은 감리교 신학자, 지식인이 많아지면 교회개혁, 신학개혁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3. 오든은 감리교회의 개혁과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중량감 있는 감리교 신학자이다. 미국 뉴저지 주에 있는 드류대학교에서 조직신학과 기독교윤리를 가르친 분이다.
4. 오든은 WCC 신학과 진보계 에큐메칼 활동을 강하게 반대했다. 오든은 자기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신학자 가운데 한 명이다. 자유주의 신학을 배웠고 진보주의적, 현대주의적인 학풍 안에서 학문 활동을 해 왔다.
5. 그러다가 "해 아래 새 것은 없다"면서 그동안 배우고 가르쳐 온 신학을 쓰레기통에 집어넣어 버렸다. 역사적 기독교 신앙으로 회귀했다. 복음주의를 자신의 신학노선으로 받아들였다. 40년 동안의 신학 순례와 영적 방황을 마치고 ‘탕자처럼’ 역사적 정통 기독교로 귀정(歸正)했다.
6. 오든은 오클라호마 주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 변호사와 목사의 사명에 고민했고, 세계 제2차 대전 뒤에 목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오클라호마대학교(BA)와 남감리교대학교(SMU, BD)를 졸업했다. 예일대학교에서 문학석사(MA. 1958)와 철학박사(Ph.D., 1960) 학위를 받았다.
7. 오든은 연합감리교회와 관련되어 있는 뉴저지 주에 소재한 드류대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쳤다. 정교수로 재직하다가 은퇴했다. 한 동안 명예 교수로 자리를 지켰다. 예일대학교, 남감리교대학교, 하이델베르그대학교(독일), 프린스톤신학교, 그레고리안대학교(로마) 등에서 강연했다.
8. 오든은 총 29권으로 구성된 고대기독교성경주석(ACCS)의 책임 편집자였다. 아프리카 신학에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9. 오든은 그의 대표적인 저서 <조직신학>(Systematic Theology)과 존 웨슬리에 관한 네 권의 책 그리고 수십 권의 성경 주석을 저술했다. 한국의 어느 웨슬리안 신학도가 그의 <조직신학>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있다고 한다.
10. 오든은 저명한 개혁주의 신학자 제임스 패커 그리고 티모시 조지와 더불어 미국판 <크리스채너티 투데이>(Christianity Today)의 편집 책임을 맡기도 했다.
11. 오든은 교부들을 깊이 공부를 하던 중년기에 자유주의 신학과 진보계 기독교를 버리고 역사적 기독교, 정통신학, 복음주의 신학을 받아들였다.
12. 기독교 역사에서 정통신학은 두세 번 등장한다. 첫째는 기독론을 다룬 니케아 신경(325) 중심의 정통신학이고, 둘째는 중세기 성상논쟁 기에 성상 지지자들을 일컫고, 셋째는 17세기의 정통주의 곧 칼빈주의를 일컫는다. 첫 번째 정통주의와 세 번째 정통주의는 궤를 같이 한다. 오든의 정통신학은 초대교회의 교부들의 신학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13. 오든은 2015년 남침례교신학교 총장 앨 몰러와의 인터뷰에서 “내 삶의 첫 40년 동안 나는 멀리서 방황했고, 그런 다음에 비로소 탕자처럼 돌아왔다. 하지만 결국 그렇게 40년을 보낸 뒤에 비로소 고전적 기독교와 고대 기독교 작가들과 그들의 성서 해석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14. 오든이 향년 85세에 세상을 떠나자 미국에서 발행되는 <크리스차니티투데이>(Christianity Today)는 오든의 죽음을 알리는 기사의 제목을 "고전적 기독교를 발견한 신학자 오든 별세하다"(Died: Thomas Oden, Methodist Theologian Who Found Classical Christianity)라고 달았다.
15. 미국 종교와 민주주의 연구소의 소장 마크 툴리는 오든을 “사랑하는 친구이자 상담가, 선한 뜻을 위해 싸우는 탁월하고 유쾌한 투사”라고 일컬었다. 오든이 "이제 자신이 그토록 열심히 연구했던 초대 교회의 성도들과 함께 있다”고 했다. 윤리와 종교자유 위원회 회장 러슬 무어는 “오든의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큰 손실이다. 그는 정통 신앙의 영웅이었다”라고 말했다.
16. 오든은 에큐메니칼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에큐메니칼 운동은 WCC와 같은 포용주의, 다원주의, 신앙무차별주의 교회연합일치운동이 아니다. 자유주의 신학 중심의 WCC 에큐메니칼 운동이 아니다. 진리 안에서 교회들의 일치와 연합을 강조하는 복음적 에큐메니칼 운동이다.
17. 오든이 WCC를 거부하고 에큐메니칼 정통주의(ecumenical orthodoxy)를 표방한 것은 1970년이었다. 동방교회, 서방교회, 프로테스탄트를 포함한 기독교의 본질적이고 보편적인 신앙을 고백하고 실천하는 기독교 정통신앙의 상호 수용을 강조했다.
18. 오든이 '에큐메니칼 정통주의'라고 묘사한 신념체계는 신약성경이 제시하는 복음적 신학과 초기 기독교 공동체를 연구한 결과를 담은 3권의 <조직신학>(Classic Christianity: A Systematic Theology, 2006)을 출간했다.
19. 제1권은 살아 있는 하나님(The Living God)이다. 하나님 창조 섭리에 대한 기독교 이해를 다룬다. 제2권은 생명의 말씀(The Word of Life), 그리스도와 성자 하나님의 성육신을 다룬다. 예수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하다, 기독론의 고전적 공의회 신학과 교부들의 고전에 충실하다. 제3권은 성령 안에서의 삶(Life in the Spirit)이다. 역사에 나타난 성령의 임재, 삶에 주신은 능력, 그리고 오늘날의 기독인 신자 공동체 곧 교회를 다룬다.
20. 오든은 이 책과 더불어 자유주의 신학, WCC 그리고 진보계 에큐메니칼 운동에 등을 돌렸다.
21. 오든은 현대 기독교 학문성과 신학보다 초대교회 교부들의 신학을 소중히 여긴다. 우리가 고전적 기독교, 역사적 기독교로 회귀(回歸), 귀정(歸正)을 강조한다. 자신의 사명을 포스트모던 시대의 기독교를 초기 기독교 전통으로 복귀시키는 것으로 여겼다.
22. 오든은 본래 정치적 진보주의자이며, 신학적 자유주의자였다. 진보계 신학자였다. WCC 에큐메니칼 운동에 참여하면서 자유주의 신학 곧 진보적 신학으로는 세계교회의 통합성을 이끌어 낼 수 없음을 간파했다. WCC 운동은 이런 저런 ‘파편들’을 모아놓은 것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23. 오든은 1970년대에 파편들의 모음에 지나지 않는 교회운동보다 고대의 전통적 신학 곧 고대교회의 교부들의 통합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로마제국 지배 하에서 형성된 정통신학 입장이 현재 교회에 더욱 효과적이라 주장했다. 그래서 기독교 고전에 기반을 둔 정통신학 또는 정통복음주의 신학으로 전환했다.
24. 오든은 초대 공의회들과 동방 지역의 그리스어 사용 교부들과 서방교회 지역의 라틴어 사용 교부들, 그리고 공의회 사상과 그 이후의 기독교 전통과 정통신학을 효과적으로 현대에 나타내려고 노력했다. 이 신학순례의 과정에서 교부들과 공의회 사상에 근간을 둔 ‘원시 정통주의,’ ‘고전 정통주의’(paleo-orthodoxy)로 불리는 신학을 정립했다.
25. 고전정통주의는 개신교 신학의 중요한 주제로 등장했다. 감리교회와 공교회주의 노선의 개신교회 교파들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개혁주의 신학자들에게도 초대교회 본문과 고대 교부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26. 오든의 신학은 그의 <고전 기독교: 조직신학>(2009)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든의 전통적 복음주의 또는 고전정통주의를 담아낸 중요한 저작이다. 어느 열성적인 웨슬리안 신학도가 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27. 오든은 <목회신학>(Pastoral Theology: Essentials of Ministry, 1983)도 저술했다. 신학이론만이 아니라 실천 분야에서도 초대교회의 교부들의 전통을 따르는 목회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다. 안수 받은 목사의 사명에서 보살핌까지 성례전을 포함한 목회를 고전의 바탕에서 명확히 재구성했다.
28. 왜 감리교 신학자 토마스 오든은 WCC를 반대했는가? 상당한 지식인이며 신학적 통찰을 가진 조직신학 교수 오든이 현대 진보계 에큐메니칼 운동을 반대할까? (제10강에서 계속).
최덕성 박사/ 브니엘신학교 총장, 리포르만다-유유미션-BREADTV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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