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교회와 교회의 4대 속성
"왜 고신교회인가?: 고신교회의 계승과 도전" 4
4. 고신교회와 교회의 4대 속성
4.1 단일성
4.1.1 고신교회는 교회 조직의 획일성(Uniformity)을 그리스도의 교회의 구성 조건으로 보지 않는다. 그리스도의 교회의 단일성을 위계질서를 가진 외형적 제도에서 찾지 않는다. 영적 연대와 신앙고백적 일치를 단일성의 핵심 요소로 본다. 사도들이 가르친 교리와 초대교회의 신조들과 그것들의 확대인 개혁 신학을 존중한다. 고신교회는 단일성을 그리스도를 머리로 구성된 영적 통일(엡 1:10; 5:23), 믿음 소망 사랑의 통일, 세례의 통일(엡 4:3)에서 찾는다. 모든 개 교회들은 한 마음과 한 입으로 아버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롬 15:6). 고신교회는 그리스도의 불가시적인 교회, 영적인 교회, 만대(萬代)와 만국(萬國)의 개 교회들과 본질적으로 하나이다.
4.1.2 고신교회는 다양한 교회 정치 제도와 때때로 일어나는 바람직하지 않은 분열에도 불구하고 모든 참 교회들은 예수의 그리스도 직에 대한 신앙고백적 단일성을 공유한다고 본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다양한 유형의 개교회로 존재한다. 개 교회는 은사의 다양성, 지리적, 역사적 이유, 언어적 차이, 일시적 편의, 인간적 갈등, 몰이해 때문에 국가별, 교파별, 교단별로 나뉘어 존재한다.
4.1.3 영적, 무형적, 불가시적 성질의 단일성은 가시적, 유형적, 조직체의 통일성으로 나타남이 바람직하다. 고신교회는 교회 조직의 단일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사소한 교리의 차이나 도덕적 하자를 구실삼은 교회분열을 환영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형태의 개별 교회는 교리적 악변(惡變), 성례의 오용, 악한 정치력, 불순한 권력, 인간적 미망(迷妄) 탓으로 존재한다. 고신교회는 진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교회연합과 일치를 존중한다.
4.1.4 무형교회의 유형적 교회 조직의 단일성이 바람직하지만 성경은 교회의 외형적 단일성을 강요하지 않는다. 역사는 그것이 실현 불가능함을 보여준다. 외형적 획일성은 형식주의, 의식주의, 율법주의라는 무가치한 폐단을 낳는다. 프로테스탄트교회들이 내면적, 정신적, 교리적 통일이 없이 외형적 조직체적 단일화를 강행하면 로마가톨릭교회로 ‘귀정’(歸正)하든지, 교권주의, 의식주의, 단일주의-획일주의로 환원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4.1.5 고신교회는 독자적 출범을 원하지 않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이하 예장)는 1944년에 해체되어 사라졌고, 1946년에 재조직되었다. 광복 후, 출옥성도들 그룹(고려신학교 그룹)은 친일행각과 배교 전력을 가진 자들이 주도하여 재조직한 교회를 ‘장중보옥’(掌中寶玉)처럼 사랑했다. 시류에 따라 변질하고 타협하고 배신하는 예장 정치꾼들은 자신들의 지위와 처신에 걸림돌, 장애물인 출옥성도들 그룹에 대하여 갑질, 질서위반, 정치 폭력을 서슴지 않았다.
4.1.6 예장 총회 산하 경남노회와 출옥성도들과 고려신학교 중심의 성도들은 장로회 치리회에 따른 참회권징을 거부하는 친일파 교회정치 폭력배들이 주도하는 예장 총회에 의해 제거된 경남노회 조직을 토대로 출범(1952)했다. 1960년에 예장 승동파와 성급하게 병합하여 ‘예장 합동’을 태동시켰다. 고신교회가 가시적 단일성을 원했지만 그들의 존재를 성가시게 여긴 친일 배교 전력자들, 교권을 쥐고 교회의 합동 계약을 함부로 위반한 자들이 이를 가로막고 좌절시켰다.
4.2 거룩성
4.2.1 고신교회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음으로 하나님의 의롭다고 하는 판정을 받은 성인들(saints)의 회중이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거룩하다. 성부 하나님은 거룩한 분이다. 성자 예수는 자기 백성을 거룩하게 하려고 자신을 속죄 제물로 바쳤다. 성령은 우리를 물로 씻어 말씀으로 깨끗하게 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중보적 의를 전가 받음으로써, 그의 의를 힘입음으로 거룩하게 된 성인들의 신앙공동체이다(벧후 1:1). 교회가 거룩한 까닭은 그리스도의 의(義), 성령의 갱신, 하나님께 거룩히 봉헌된 신분 때문이다.
4.2.2 교회의 구성원들은 죄인인 동시에 의인이다. 교회는 죄인들의 회중인 동시에 의인들의 모임이다. 성인들도 죄성을 지니고 있고, 허물이 없지 않다. 그러나 담대하게 그를 대면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이디.
4.2.3 고신교회는 ‘생활 순결,’ ‘코람데오 정신,’ ‘윤리적 삶,’ ‘계명 준수,’ ‘신행일치’를 소중히 여긴다. 영적 유산으로 여겨져 계승되어 온 이것들은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진 거룩한 열매들이다. 기독인의 거룩한 삶, 윤리적 실천, 선행, 성화는 그리스도의 피로 씻겨 거룩해 진 교회와 교회 구성원들, 성도들의 의무 사항이다(고전 3:16-17). 고신교회는 성령의 갱신과 성화와 그리스도를 닮으려는 강한 의지를 지니고 있다. 하나님의 계명을 따라 살기를 바라는 영적 갈망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고신교회는 이러한 실천적 열매들을 근거로 자신이 거룩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앙투쟁의 승리, 윤리 실천, 생활의 순결을 자신의 거룩성의 근거로 삼지 않는다.
4.3 보편성
4.3.1 고신교회는 세계의 모든 가시적 교회들과 함께 그리스도께서 우주적으로 통치하는 하나의 불가시적 교회, 무형교회의 구성체이다. 모든 민족과 세대, 모든 계층과 계급, 모든 시간과 장소의 벽을 넘어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범세계적인 신앙고백과 실천 공동체이다. ‘거룩한 가톨릭교회’(공회, 공교회, 보편교회)는 세계 만국의 교회들과 함께 신앙고백적 공동성(共同性, Catholicity)을 공유한다(롬 10:12-13; 갈 3:28). 고신교회는 민족과 국경과 시간의 벽을 넘어 존재하는 그리스도의 교회의 일원이다. 예수를 그리스도(구원자)로 믿으며 성경이 제시하는 핵심 교리들을 고백하는 전 세계의 모든 교회들이 그리스도 교회의 무형적 영적 보편성을 공유한다. 다양한 유형의 개별 교회들은 신앙고백적 일치성 안에서 지리적 공간적 시간적으로 온 땅에 보편적으로 퍼져 있다.
4.3.2 고신교회는 하나님의 로고스의 성육신과 십자가 구속사역과 빈 무덤의 복음을 믿는 신앙고백공동체이다. 사도들이 가르친 구원진리와 복음을 보편적으로 공유하며, 하나님이 자기 백성들에게 부여하는 동일한 보편적 은혜와 진리로 충만함을 지니고 있다. 사도신경을 따라 “나는 거룩한 공교회를 믿는다”라고 고백할 때마다 신앙고백적인 단일성을 유지하는 세계의 모든 교회들과 동일한 은혜의 공동체이며, 함께 친교하며 복음 전도와 선교에 열성을 다한다는 의지를 표명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지상 모든 민족과 나라들에게 전하고,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게 하고, 믿는 자들에게 세례를 주어 교회의 일원이 되게 하고, 제자를 삼는 장엄한 의무 이행이라는 보편성을 공유함을 고백한다.
4.3.3 고신교회는 교회의 설립자나 동력(動力) 인물들이나 그들의 가르침을 절대시하지 않는다. 교회사는 보편적이지 않은 종교집단들을 소개한다. 이단, 경건파, 초기 재세례파, 극단적 종파들(sects), 거짓교회로 퇴화한 교회들, 성경을 신앙과 행위의 최종적인 권위로 인정하지 않는 교회들, 성경이 제시하는 기독교의 기본진리를 불신하는 교회들, 종교다원주의와 만인구원론을 표방하는 종교 집단들이 있었다. 이들은 자신을 배타성 안에 고립시킴으로써 교회의 보편성을 상실한다.
4.4 사도성
4.4.1 고신교회는 사도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사도들이 가르친 구원 진리, 성경적 교리와 신앙고백, 개혁신학에 대한 철저성과 민감성을 가지고 있다. 성경의 가르침에 부합하는 순수 교리를 변질시키거나 신앙고백적 성벽을 무너뜨리는 새로운 신학 사조를 거부한다. 자유주의 신학의 도전에 응전하고, 교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사도성의 발로(發露)이다.
4.4.2 고신교회는 사도직 계승을 두 가지 측면에서 이해한다. 첫째는 사도들이 전한 복음진리-교리를 고백하고 그것을 계승하는 노력(successio doctrinae)이다. 베드로의 고백(마 16:16)은 예수를 그리스도 곧 대속 제물로 바쳐진 하나님의 아들로 믿는 신앙고백이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이 반석 위에 세워졌다. 사도들이 전한 예수 구원의 복음과 영생의 진리는 교회의 기둥과 터이다. 참 교회와 거짓교회를 구분하는 기준이다(갈 1:6-9). 둘째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사도들이 전한 구원의 복음전도의 과업을 계승하는 일이다. 사도들은 예수를 주이며 그리스도이심을 가르치는 일에 열성을 다했다(행 5:42).
4.4.3 고신교회는 사도성을 개혁신학 전통에 부합하게 교회의 위 네 가지 속성들을 교회의 표지(notae)에 축소시켜 이해하기도 한다. 참 교회의 표지는 예수와 사도들의 가르침 곧 성경적 교리에 충실한 하나님의 말씀선포와 예수 그리스도께서 직접 제정한 두 가지 성례거행이다. 정당한 권징시행은 하나님의 말씀과 사도적 기독교 교리의 순수성을 보존하는 수단이다.
4.4.4 사도성을 포함한 네 가지 속성들은 상호 관련되어 있다. 교회의 단일성에 보편성의 넓이와 거룩성의 활력과 사도성의 근원이 담겨 있다. 교회의 거룩성에 단일성의 올곧음, 단결심, 보편성의 도량, 사도성의 뿌리가 담겨 있다. 교회의 보편성에 신앙고백적 일치와 유대 그리고 거룩성의 구별과 사도성의 예리함과 추진력이 담겨 있다. 교회 사도성에 교리적 단일성의 형제애와 보편성의 다양성과 거룩성의 진지함과 열의가 담겨 있다.
4.4.5 네 가지 속성들의 핵심은 우리의 교회가 예수 구원의 복음에 충실한가 하는 것이다. 고신교회는 그리스도의 사역에 기초를 두고 있는 기독론-구원론 회중인가? 이신칭의 진리와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 그리고 전가 받은 의로 말미암은 의인 신분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가? 복음전도 활동에 개입하는 그리스도의 역동적 통치, 성령의 역사를 경험하고 있는가? 새 시대를 열광시킬 복음의 역동성, 창조성을 드러내고 있는가?
이 글은 제2회 고신포럼 학술회(20200217, 프레지덴트호텔 서울) 에서 발표한 "왜 고신교회인가?: 고신교회의 계승과 도전"(미출간)의 일부이다.
최덕성 박사(브니엘신학교 총장, 고려신학대학원 교수, 1989-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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