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의 새벽기도 수당 지급해야
다른 교회도 비슷한 상황 가능성 높아 대책 요구돼
(목회자가 세금을 내야하는 경우에는 수단 지급이 마땅하다)
순복음부평교회(담임:이기성 목사)를 퇴직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이하 기하성) 소속 목사와 전도사들 일부가 스스로를 근로자로 정의하고 교회가 사업장임을 주장하면서 교회를 향해 ‘시간 외 수당(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과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및 ‘퇴직금’을 요구하며 노동청에 진정을 접수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이들은 목사 3인, 전도사 3인, 행정직원 1인으로서, 이들은 “순복음부평교회는 상시 근로자수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며 “근로기준법 고용노동부 지침에 의거하여 퇴직금, 가산임금에 의한 시간외수당(연장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및 연차유급휴가(미사용)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순복음부평교회가 이를 지급하지 않고 있는바, 이는 근로자가 퇴사한 경우 14일 이내에 모든 금품을 청산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36조를 위반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시간 외 수당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근거는 △새벽기도회 △수능저녁기도회 △40일기도회 △송구영신예배 △신년축복성회 △성탄절예배 등은 정해진 근로시간 외에 추가 근로를 한 것이기에 교회가 그에 따른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벽기도회와 송구영신예배 등을 거론하며 추가수당을 요구한 금액은 개인당 각각 8000만원, 7100만원, 4500만원, 3600만원, 3300만원, 2900만원, 2500만원 등이다.
또한 이들은 “입사 이후 과중한 교회 업무로 인해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한 적이 없다. 따라서 미사용 연차유급휴가 수당을 지급해야 함이 마땅하다”면서 교회가 총3천만원(7인 합계)의 연차유급휴가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이들은 순복음부평교회를 향해 퇴직금 2억9400만원(7인 합계)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이 교회를 향해 요구한 근무시간 외 수당,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퇴직금을 합하면 총6억2200만원이다.
순복음부평교회 측은 이들의 주장이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교회 측은 “퇴사한 행정직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맞으나 퇴사 시 600만원을 별도로 주고 노동청 진정 등 이의제기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고, 이어 “행정직원을 제외한 목사 3인과 전도사 3인이 진정을 제기한 내심은 근로자로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함이 아닌 교회 분열과 신도를 빼가려는 것이 진정을 제기한 본질이다. 진정인 중 A 목사와 B 목사는 담임목사 반대파들이 나가서 세운 교회의 공동 담임을 맡고 있는 자들”이라고 말했다.
교회 측은 “목사 3인과 전도사 3인은 자신들이 근로자라고 주장하나 이들은 순수하게 종교활동을 한 사람으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 이는 판례를 봐도 알 수 있다. 종교인의 근로자성을 부인한 판례로는 해고 관련 사건에서 부목사와 교육전도사의 근로자성을 부인한 서울행정법원 2005구합13605 판결이다. 그리고 노동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종교인의 근로자성에 대해 확인되는 사례는 총 12건인데 그중 10건이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사례였고, 2건이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사례였다. 근로자성을 부인한 사례는 판례와 동일한 논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 측은 “순복음부평교회는 시설관리, 방송, 행정, 주방, 경비, 미화 분야 등에서 13명의 직원이 일을 하며 행정적인 일을 처리했고 이 사건 진정인인 목사 3인과 전도사 3인은 다른 노무 수행 없이 순수 교역활동(신앙활동)만 한 사람들이다. 이들의 업무보고서를 보면 주된 내용이 ‘성도들의 신앙심’, ‘기도제목 공유’, ‘전도현황’ 등 순수 신앙 활동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교단 헌법과 정관, 교역자 기본 수칙을 보면 교역자는 규율을 지켜야 하고 이 규율에는 새벽예배에 관한 사항도 들어 있다. 또한 교역자 기본수칙 내용을 보면 출근, 기도, 조회시간, 주일 오후5시 교역자 전체회의에 대해서는 엄격한 통제가 있지만 퇴근 시간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통제 규정이 없다. 이는 교역자의 교역활동 특성상 활동 장소, 활동방법, 횟수 등에 대해 상당한 재량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교회 측은 “노동청에 진정을 낸 목사 3인과 전도사 3인은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이 정해져 있다고 하며 그 이외 시간에 대해 추가 수당을 요구했지만 퇴근 시간에 대해 약정한 사실이 전혀 없다. 특히 이들과 근로 내용을 정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적이 없고 교역자의 경건한 예배와 신앙 활동을 위해 교역자 기본수칙에 대한 서약서를 받은 사실이 있다. 이와 같은 서약서는 일반 근로자들에게는 받지 않는다”면서 “노동청에 진정을 한 목사 3인과 전도사 3인은 순수 교역활동을 한 사람들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와 관련, 순복음부평교회 측이 승소할 경우 비슷한 진정과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낮지만 만약 교회 측이 패하게 된다면 교회를 퇴직한 다른 교역자들이 이와 비슷한 내용의 진정과 고소를 노동청과 사회법정에 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한국교회 내 적지 않은 교회들이 송사에 휘말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동안 목회자를 성직자라고 칭하며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닌 영혼구원을 위한 사명자들로 인식하고 모든 예배에 참석하는 것을 근로라고 여기지 않는 것이 당연한 분위기였는데 목사와 전도사가 스스로 급여를 받는 근로자로 칭하고 교회가 사업장에 해당한다면서 새벽예배를 드린 것을 추가 근무라고 하며 시간 외 수당을 요구하자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어 향후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석훈 기자 shlee@igood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