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저널

Extra Form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d1d83e8f26782ab2b0b285695e8afe5c.jpg

 

문화와 위선

 

 아래는 독일에서 수학하고 목회를 하고 있는 송다니엘 목사의 글이다. 저서 <산상보훈>의 일부에 실린 것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옮겼고, 다시 본지에서 게재한다.

 

위선이란 존재보다 외관이 무겁다는 의미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원래의 모습(실재)보다 크고 무겁게 보인다. 혹은 존재와 외관이 서로 분열된 것을 말한다. 그런데 우리가 위선을 나쁘다고 하지만, 실제로 위선은 사회적으로 볼 때에 꼭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위선이 없는 사회는 금방 망한다. 사람이 어느 정도는 위선적으로 살아야 사회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죄인이므로 어쩔 수 없다. 만약 위선을 벗으려고 죽기까지 투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정신병자가 될 것이다. 인간은 결코 위선을 벗지 못한다. 그러므로 적당한 위선은 필요하다. 약간의 위선은 겸손이라는 덕으로 치장되기도 한다. 다만 위선이 정도를 넘어설 때 비로소 우리는 이것을 위선이라고 비난한다.

 

그런데 문제는 위선자는 하나님 앞에 설 수가 없다는 점이다. 하나님은 절대 거룩하신 분이시다. 하나님은 자기 자녀에게 거룩하신 자기 영을 주셔서 이들을 다스리게 하신다. 이것은... 하나님과의 교제로 나타난다. 신앙생활이란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과 대화하면서 사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앙은 인간의 문화와 도덕을 훨씬 초월한다. 그리스도인은 문화적, 윤리적 실존이 아니라 초월적 실존으로 살아간다.

 

그런데 동양 문화는 특히 위선적이다. 서양 문화도 위선적이었지만, 기독교가 들어온 이후 많이 변화되었다. 즉, 수치문화가 죄의식 문화로 바뀐 것이다. 수치문화란 자기 잘못이 외부에 드러났을 때 비로소 수치심, 혹은 죄의식을 느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수치심이나 죄의식을 잘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죄의식 문화는 자기 잘못이 드러나지 않았을지라도 규범을 어겼을 때 죄의식을 느끼는 것이다.

 

필자가 독일에서 신학생 때에 고전 그리스어를 배우면서 여러 가지 그리스 원서를 읽게 되었는데, 그들 문화가 수치문화인 것을 확인하고 놀랐다. 그러나 기독교가 서양인의 인간성 형성에 큰 영향을 주어 수치문화에서 죄의식 문화로 바뀌었다. 우리가 독일 사람의 언어습관을 관찰할 때, 이들이 자기 말에 조금도 거짓이나 사실이 아닌 것이 섞이지 않도록 매우 조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기독교가 사라져가는 유럽에서 다시 수치문화가 등장하고 있는 것도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독일 사람도 불리할 때는 거짓말하는 것이 서서히 보편화하여 간다.

 

일본에서 기독교가 뿌리내리지 못하는 하나의 큰 이유는 극단적인 수치(체면) 문화가 지배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기 생각과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이 분리되어 있다. 자기가 손해 볼 말은 하지 않는다. 거짓말을 쉽게 한다. 그러면서도 양심의 가책이 없고, 그것이 자기 인격 안에서 잘 조화된다. 독일 사람 같으면 이런 사람은 정신분열증 환자로 분류하는데 이들은 건강하게 잘 산다. 그 이유는 수치문화에서의 죄는 성경의 죄 개념과 다르기 때문이다. 밖으로 드러나면 죄가 되고, 감추어져 있는 한 죄로 여기지 않는다. 이러한 문화적 문제로 이들은 성경이 가르치는 죄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한다.

 

이와 비슷한 이유로 한국에서도 기독교가 뿌리내리지 못했다. 6•25 사변 이후 기독교가 한국인의 기호에 맞게 변질되어 번성하였던 것이다. 우리는 어느 정도로 변질하였는지(transformed) 깨닫기 어렵다. 그것은 우리가 진짜 기독교를 접한 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신학공부를 하고 신앙생활을 한다고 해서 깨닫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기독교 용어가 한국에서 대부분 변질하였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진리, 거룩, 사랑, 구원, 의, 하나님 등. 그러므로 한국에 기독교가 정착하려면 체면 문화를 벗어나서 죄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깨닫고 죄와 과감하게 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스라엘을 심판하신 예수님이 한국 교회도 심판하실 것이다. 그러므로 제자 된 우리는 산상수훈 연구를 통해 우리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 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의 죄와 거짓, 위선 등을 낱낱이 들어내시므로, 우리는 이것을 모두 나에게 적용할 수 있다.

 

위선의 본질은 속이는 것이다. 루터에 따르면 속이는 대상은 3가지이다: 자기, 상대방, 하나님. 사람은 때에 따라 자기를 속이기도 하고, 상대방을, 그리고 하나님까지 속이기도 한다. 그런데 율법의 임무는 바로 이것을 들추어내는 것이다. 어떤 율법이든지 우리가 하나님이 만족할 정도로 완벽하게 지키려고 시도한다면, 우리는 좌절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율법 앞에서 회개하게 된다. 그래서 율법은 나를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은혜로 인도하는 도구가 된다. 누구든지 율법을 통해 자기 죄를 발견하고 그리스도에까지 가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은 대속 은혜를 갈망하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타협한다. 그 정도 회개하면 하나님께서 어여쁘게 여기시어 나를 받아주신 것으로 생각한다. 바로 이것이 자기 속임이다. 그리스도는 그를 용서하지 않으신다. 이스라엘 사람은 하나님을 속이려고 했다. 외형적으로 율법을 철저히 지켜서 자기가 만족하면 하나님께서 만족하실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들의 위선을 지적하셨다.

 

우리가 문화적 굴레인 위선을 깨뜨리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깨끗하고 진실한 사람이 되려면 거의 순교자가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자기 죄를 인정한다는 것은 죽기보다 어렵고, 이런 사람은 사회생활에도 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이 순교할 자세로 살지 않는다면, 많은 사람으로부터 배척받지 않는다면, 하나님이 정말로 그를 다스리고 계시는지 의심해보아야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을 이기고, 위선을 벗고, 거룩하게 하나님 앞에서 산다면 이미 이 땅에서부터 영생을 얻을 것이다.

 

송다니엘 목사, 저서  <산상수훈>의 일부

 

<저작권자 ⓒ 리포르만다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인용 시 출처 표기>

 

▶ 아래의 SNS 아이콘을 누르시면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습니다.


  1. 마사다(Masada)를 아시나요?

    마사다(Masada)를 아시나요?   예루살렘 동남쪽 100㎞ 지점의 마사다(Masada). 형태가 기묘하다. 사해(死海) 부근의 사막 한가운데 우뚝 솟았어도 정상 부분은 평평한 바위산. 탈무드, 선민의식과 더불어 이스라엘을 지탱하는 정신적 지주의 하나다. 마사다가...
    Date2020.04.20 Byreformanda Reply0 Views801 file
    Read More
  2. 성찬 물질론

    성찬 물질론 오늘날 성찬 시 '떡과 잔'으로 사용되는 물질에 대한 오해가 많은 것 같다. 성찬에 관한 신학자들의 글에도 그런 경향이 묻어난. 최근 사이버공간에 인터넷 성찬을 반대하는 글을 기고한 어느 신학자는 "성찬 요소[재료]가 남을 경우" 어떻게 해...
    Date2020.04.15 Byreformanda Reply0 Views686 file
    Read More
  3. 나그네에게도 100만 원을 주라

                  이 땅의 나그네에게도 100만 원을 주라     나그네(strangers)는 자신이 태어난 고향이나 삶의 터전이나 나라를 떠나 사는 사람이다. 객(客), 타국인, 외국인, 이방인이라고도 한다.   대한민국 체류 나그네 노동자들은 약 250만 명이다. 대전염...
    Date2020.04.09 Byreformanda Reply0 Views515 file
    Read More
  4. 평화나무, 설교자를 고발하다

    평화나무 유튜브영상 캡쳐      평화나무, 설교자를 고발하다 유튜브 시사평론 방송을 하는 평화나무(이사장 김용민)는 설교자 선거법위반 감별사를 자처한다. 설교 중에 정치발언을 하거나 특정 정당을 지지 반대한 12명의 대형교회 목사들을 사법에 고소할 ...
    Date2020.04.04 Byreformanda Reply0 Views683 file
    Read More
  5. 코비드19에 희생당한 목사와 장로

    코비드19에 희생당한 목사와 장로   미국 기독교계에는 코비드19 대전염병과 관련하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목사와 장로가 사망하고, 건강하고 젊은 주일학교 교사가 세상을 떠닜다. 정부의 다중 집회 금지 명령을 무시하고 주일 두 차례에 걸쳐 대규...
    Date2020.04.01 Byreformanda Reply0 Views679 file
    Read More
  6. 정오 2분 기도운동에 동참합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퇴치를 기도하는 베트남 젊은 여성(2020.2.26., 하노이)., CNS photo, Kham, Reuters   정오 2분 기도운동에 동참합시다 '리포르만다'를 운영하는 선교단체 유유미션(University Ubiquitous Mission, 대표 최덕성)은 세계적인 대역병 ‘코비...
    Date2020.03.26 Byreformanda Reply0 Views341 file
    Read More
  7. 국무총리의 불상 배례

    이낙연 국무총리, 사진: BTVnews        국무총리의 불상 배례 전 국무총리 이낙연 씨의 종교는 개신교이다. 영광중앙교회(전남, 예장통합 김칠수 목사)에서 2003년 경 세례를 받았고, 서리 집사로 봉사했단다. 서울에서는 신반포중앙교회(서울, 예장 대신, ...
    Date2020.02.11 Bydschoiword Reply1 Views7725 file
    Read More
  8. 폐렴 걱정 나라 걱정, 부질없는가?

    폐렴 걱정 나라 걱정, 부질없는가? 1 우한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을 강타하고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죽음의 바이러스에 오염되지 않으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외출 때는 마스크를 쓰고 물안경을 쓰고 장갑을 낀다. 엘리베이터 버턴을 ...
    Date2020.02.11 Bydschoiword Reply0 Views502 file
    Read More
  9. 차별금지법, 목사도 처벌한다

    차별금지법, 목사도 처벌한다 개인이 느끼는 슬픈 감정과 국가가 보호해야하는 정의·평등·공정은 범주가 다른다. 성전환 부사관이 전역 처리가 되지 않으면 수많은 여자 군인분들은 이 남자와 함께 숙소를 사용해야 하고, 함께 욕실과 화장실을 사용해야 한다...
    Date2020.02.11 Bydschoiword Reply0 Views489 file
    Read More
  10. 기독교와 사회주의, 공존 가능한가?

    기독교와 사회주의, 공존 가능한가? 사회주의는 '빛좋은 개살구'(apricot) 종착역은 기독교 박해 낭만적으로 접근하다 자멸하거나 노예로 전락 1. KBS의 사회주의 공론화 대한민국 한국방송공사(KBS)는 2020년 1월 11일 밤 8시 사회주의가 반기독교적이지 않...
    Date2020.01.23 Bydschoiword Reply0 Views1400 file
    Read More
  11. 성(性)에 관한 내쉬빌 선언문

    Aida Grifullina, Female Russian, Soprano / Youtube 성(性)에 관한 내쉬빌 선언문 1. 내쉬빌 선언문 개혁신학과 복음적 신앙을 지향하는 미국장로교회(PCA) 총회(2019.6.15.-29.)는 인간의 성에 관한 성경적 견해를 천명한 내쉬빌 선언문(Nashville Stateme...
    Date2019.12.02 Bydschoiword Reply0 Views3568 file
    Read More
  12. 마르틴 루터의 수난주간 금요일 설교

    마르틴 루터의 수난주간 금요일 설교 1. 그리스도의 고난에 대한 잘못된 이해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의 고난을 이런 방식으로 생각합니다. 즉 유대인들에 대해 분개하거나, 가련한 가룟유다에 대해 말하면서 안타까워 하는 것으로 만족해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Date2019.12.02 Bydschoiword Reply0 Views790 file
    Read More
  13. 손양원 목사는 고려신학교 총무였는가?

    양원 목사는 고려신학교 총무였는가? 이상규 교수 /고신대학교 손양원 목사(1902-1950) 순교 60주년을 맞으면서 그의 순교를 기념하는 여러 모임이 개최되고 있다. 지난 5월 14일에는 한국복음주의협의회에서 ‘용서와 화해의 순교자 순양원 목사’...
    Date2019.12.02 Bydschoiword Reply0 Views1191 file
    Read More
  14. 문화와 위선

    문화와 위선 아래는 독일에서 수학하고 목회를 하고 있는 송다니엘 목사의 글이다. 저서 <산상보훈>의 일부에 실린 것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옮겼고, 다시 본지에서 게재한다. 위선이란 존재보다 외관이 무겁다는 의미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원래의 모...
    Date2019.12.02 Bydschoiword Reply0 Views1000 file
    Read More
  15. 칼빈주의와 적십자사

    칼빈주의와 적십자사 1. 칼빈주의 기독교 칼빈주의(Calvinism)는 하나님의 절대주권(Sovereignty)을 강조하는 역사적 기독교 신학과 신앙 체계이다. 종교개혁신학자 존 칼빈(Jean Calvin, 1509-1564)의성경적 신학사상을 중심으로 체계화 된 프로테스탄트 주...
    Date2019.12.02 Bydschoiword Reply0 Views1067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4 Next
/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