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위기의 오프라인 신학교들

[미주뉴스앤조이=양재영 기자] 얼마전 일부 지역 캠퍼스를 폐쇄한다고 발표한 풀러신학교의 발표는 에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이 되었다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높다.

풀러신학교는 지난해 두 개의 한국어과정에 대한 갑작스런 구조조정안을 발표해 논란이 되었다. 당시 여러가지 의혹과 불쾌한 감정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이구동성으로 인정하는 것은 신학교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점이었다.

풀러신학교는 지난 10년간 1천여명에 달하는 등록학생들이 감소했다. 이러한 추세는 그동안 학교재정에 효자노릇을 하던 두 개의 한국어과정(한인목회학박사과정, 선교대학원 한국학부)도 비껴가진 못했고, 결국 구조조정이라는 극단적 상황으로 몰려갔다.

하지만, 풀러의 재정적 어려움은 일부 구조조정으로 개선될 수 있는 성질은 아니었다. 이번 세 개의 지역 캠퍼스 폐쇄와 ‘저비용 고수익’ 모델인 온라인 수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비지니스적으로 봤을 때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유독 풀러신학교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최근 노스캐롤라이나의 남복음주의신학교(Southern Evangelical Seminary)는 11에이커에 달하는 캠퍼스 부지를 팔고 좀더 작은 곳을 찾아 이사를 준비중이다.

트럼프의 열성지지자로 유명한 남복음주의신학교의 리차드 랜드 총장은 “최근 몇년 사이에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던 학생의 비율(60%→40%)과 온라인수업 비율(40%→60%)이 뒤바뀌었다.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대부분도 밤(저녁 6시부터 10시 사이)에 몰려있다"고 설명했다.

랜드 총장은 “오늘날 신학교는 건물로는 부자지만 현금은 거의없는 극빈한 상황에 몰려있다. 대부분의 신학교들은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실정이다"라며 오늘날 신학교들이 처한 현실을 실감있게 묘사했다.

"신학교는 장삿꾼이 아니다"

이처럼 지난 10년사이에 극심한 학생감소를 경험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신학교들은 이미 사이버캠퍼스를 만들거나 온라인 강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온라인강의와 사이버신학교의 범람은 가뜩이나 침체되어가고 있는 개신교에 치명타를 안겨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의 정재영 교수는 “온라인으로 신학 교육을 하는 사이버신학교가 우후죽순으로 늘어 신학교육에 목마른 만학도,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부실한 교육과 장삿속 운영을 하여 큰 물의를 일으키기도 하였다"주장했다.

정 교수는 검증되지 않은 교수 임용과  제대로된 커리큘럼과 교재도 없이 진행되는 일부 온라인 강의의 사례를 지적하며 “사이버 신학교가 미인가 목사양성소로 전락하고 있다. 강의로 설교동영상만 틀어준 후 6개월만에 목사안수를 받게해준다고 제안하는 곳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주지역 모 신학교 관계자는 “온라인 강의의 매력은 적은 예산으로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있는 사이버신학교의 난립이 침체된 개신교를 더욱 궁지로 몰고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재정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옮겨가려는 신학교의 계획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오늘날 많은 미국의 신학교들이 외형적 확장에만 몰두해왔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과, 그들에게 한인들은 오직 돈이 된다는 ‘장삿속'으로 접근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신학교가 그들의 본연의 사명보다는 비지니스적 가치에 좀더 몰두한다면 온라인보다 더 고립된 공간으로 내쫓길 수도 있음을 생각해야 할 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