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한 행동보다 말 실수를 피하려 하다
나는 소년 시절에 가엾게도 부패한 행동보다 말의 실수를 피하려고 열중하는 풍습에 던져져 있었습니다. 그곳은 내 경기장인 학교였습니다. 나는 거기서 문법적으로 틀리지 않게 말하는 것을 보고 부러워하기보다는 내가 실수를 범하지나 않을까 하여 더 무서워했습니다.
나의 하나님, 이것을 당신께 여쭈어 고백합니다. 나는 사람들에게서 박수갈채를 받았으니 그때 나의 생각에는 그런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 는 것이 나에게 보람 있는 삶이라고 본 것입니다. 그리하여 나는 당신의 눈에서 멀리 떨어져 치욕의 심연 속으로 빠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당신이 보시기에 그때 나보다 더 형편없는 놈이 어디 있었겠습니까? 나는 내 자신이 싫을 정도로 거짓말을 많이 하여 나의 가정교사, 학교 선생님들, 부모님을 속였습니다. 놀고 싶었고, 쓸데없는 구경을 하고 싶었으며, 무대에서 연기하는 것을 보고 그 흉내를 내고 싶은 욕망 때문에 그런 거짓말을 했습니다.
더욱이, 나는 부모님 이 쓰는 창고에서 또는 식탁에서 좀도둑질을 했 습니다. 때로는 무엇이 먹고 싶어서 그랬고, 때로는 경쟁놀이를 할 때 다른 아이들에게 무엇을 주어 그 경쟁놀이에서 이기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그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그 놀이에서 이기기를 원했으나 무엇을 주면 곧잘 이기기를 포기했습니다.
이와 같이 나는 놀이에서도 다른 아이들을 다 이기고 싶은 헛된 욕망에 사로잡혀 남을 속이기까지 하면서 부정직한 승리를 추구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에게서 내가 남에게 하는 거짓말을 발견할 때 나는 참지 못해 얼마나 가혹하게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한 거짓이 드러나 욕을 먹을 때는 그것을 시인하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시비를 걸어 싸우려고 달려들었습니다. 이것을 보고 어떻게 천진난만한 어린이라 하겠습니까? 아닙니다. 오, 주님, 결코 아닙니다.
오, 나의 하나님, 당신의 자비에 호소합니다. 이와 같은 죄는 인간이 성장함에 따라 가정교사와 선생님들을 떠나고 가지고 놀던 호두와 공과 새들을 버린다 해도 역시 마찬가지로 임금님들과 지사들에게 옮겨져 그들로 하여금 황금과 토지와 노예를 더 차지하려는 데 급급하게 합니다.
따라서 어린아이들의 잘못에 가해진 선생님의 채찍은 그들에게 더 가혹한 형벌로 대치되어 나타납니다. 오, 우리 임금이 되시는 주여, 이러기에 당신은 어린아이들의 성격에서 나타난 겸손을 상징으로 삼아서 “천국이 이런 자의 것이니라”(마 19:14)고 말씀하셨습니다.
Augustine, Confessiones (397-400), Book 1, chapter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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