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산책

한강의 발.jpg

 

 

한강, 은혜의 강물에 발이라도 적셨더라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 조카에게 공개편지를 보낸 뒤의 소회
 
조카 한강 작가에게 보낸 공개편지로 소란스럽고 분주한 두 주간을 보냈습니다. 이제 잠잠해져서 잠깐 소회를 나누고 싶습니다. 편지가 공개된 이후로 SNS에 별의별 비판과 비난의 말이 쏟아졌습니다. 몇몇 분들은 본교회로 전화해서 따지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미 각오한 일이라서 조금도 괘념치 않았습니다. 오히려 기뻤습니다.
 
금번의 편지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에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성도들과 의로운 국민이 셀 수없이 많음을 확인했습니다. 지난 10월 27일 110여만 명의 동성애반대 집회를 통해서도 우리나라가 이 말세 지말에 동방을 넘어서 온 세계의 등불임을 확인했습니다. 음녀의 포도주에 취해 있는 이 시대에(요한계시록 17:2) 어느 나라의 그리스도 교회들이 동성애 반대(하나님의 창조질서 지키기)에 하나가 되어 거룩한 분노를 토하였습니까? 온몸에 전율이 흐를 만큼 놀랍고 감격스러웠습니다. 그 거룩한 분노의 기도가 위태위태한 이 나라를 영적으로 지키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카 한강이 하나님의 은혜의 강물에 발바닥만이라도 적셨더라면 그렇게 짙은 어둠의 글을 쓰지는 않았을 겁니다. 조카는 미션스쿨인 연세대를 졸업했지만, 아빠인 제 형님(한승원 작가)의 영향을 받아 어쩌면 성경의 창세기도 읽지 못했고 교회 마당도 밟지 못했을 겁니다. 형님은 30여 년 이상 조카들과 저의 만남과 교류를 철저하게 막으셨습니다. 58년 전 아버지의 소천 이후로 대가족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해오셨던 까닭에 그 권위로 혈육의 구원(예수 그리스도를 통한)을 철저하게 막으신 형님이 당신의 자녀들에 대해서는 어떠하셨겠습니까? 종교와 신앙의 자유가 보장된 이 나라에서 제 형님은 집안의 전통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그렇게 해오셨습니다.
 
공개편지를 페이스북에 띄운 지 이틀 뒤에야 조카가 서울 종로에서 ‘책방 오늘’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뉴스 기사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그만큼 서로 교류가 없었던 것입니다.
 
편지를 형님이나 다른 형제들이나 출판사를 통해 조카 한강에게 보내면 되지 않았겠느냐는 정중한 비판들도 있습니다. 형님이 편지를 조카에게 전달해 주실 분이겠습니까? 형님의 강력한 반기독교적 영향을 받아 저와 교류가 끊긴 다른 두 조카와 저의 형제들이 편지를 조카 한강에게 전해주시겠습니까? 출판사(창비, 문학동네)에 전화해서 삼촌임을 밝히면서 조카의 연락처를 달라고 하면 오히려 의심만 받았을 겁니다.
 
사실, 저는 조카의 수상 뉴스가 뜬 다음 날 관련 기사 몇 개를 들여다보다가 그 밑에 달린 여러 개의 욕설 댓글들을 보고 기겁했습니다. 그 욕설들은 입에 담기도 무서웠습니다. 분노와 경멸과 저주를 담고 있었습니다. 그 댓글들은 조카의 대표작들을 읽어 본 독자들에 의해 쓰인 것으로 짐작되었습니다. 게다가 며칠 후 저는 주한스웨덴 대사관 앞에서 벌어진 노벨문학상 취소 시위 뉴스 기사를 보고 또 한 번 충격을 받았습니다. 노벨문학상 역사상 이런 일이 어느 나라에서 있었을까? 참담했습니다.
 
그 참담함은 수상 뉴스가 뜰 때부터 덮쳐온 충격과 놀라움과 걱정 위에 보태졌습니다. 그때부터 탄식하면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습니다. 10여 일 동안의 기도와 준비 끝에, 결국 조카 한강한테 보내는 편지를 공개하기로 결심하고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조카 작품의 지지자들로부터 극렬한 비난을 각오하고 목회자의 사명으로 편지를 썼습니다.
 
조카의 소설 ‘채식주의자’는 구성부터 천륜과 인륜을 배반하는 형부․처제 관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 내용이 엽기적이고 변태적인 것은 물론 하나님의 선물인 아름다운 성(性)을 추악한 본능으로 변질시키고 있습니다. 작중에서 거룩한 가정을 더럽히는 것은 작가의 왜곡된 윤리성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애초에 그런 주인공과 같은 정신병적인 채식주의자가 세상에 진짜 있을까요? 인물 설정부터 엽기적이고 억지스럽습니다. 판단력이 부족한 어린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는 독약과 같은 작품입니다. 어른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조카가 기독교의 성경 속에 담긴 하나님의 창조 원리와 예수 그리스도를 몰랐기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 조카가 ‘공중권세 잡은 자’(마귀)의 영에 붙들려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목회자로서 조카가 앞으로 어떤 작품을 썼으면 좋겠는가를 권면하고 싶었고, 동시에 조카를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의 심판을 경고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공개편지에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만, 소설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는 그 내용의 작위성(作爲性)과 이념적 편향성(偏向性) 이외에 죽은 자의 혼령을 불러내어 위로하는 초혼술(招魂術)이나 영매술(靈媒術)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성경에 따르면, 인간은 죽어서 그 영혼이 지상을 떠도는 것이 아니라 그 영혼을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고(전도서 12:7), 각각 하늘나라나 음부(지옥)로 가기 때문에(마태복음 16:19~31) 작품의 내용이 비성경적임을 이 자리를 빌려 깨우쳐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점쟁이나 길흉을 말하는 자나 요술하는 자나 무당(巫堂)이나 진언자(眞言者(呪術者))나 신접자(神接者)나 박수(남자 무당)나 초혼자(招魂者)의 말을 듣는 것을 하나님께서 가증스럽게 여기신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신명기 18:9~14)
 
따라서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한 진정한 위로는 그 영혼을 보내주신 하나님에 의해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이 세상을 떠나 이미 하나님께로 돌아간 영혼을 불러낸다는 행위는 허무맹랑한 일입니다. 그래서 초혼술(招魂術)은 사람의 영혼이 아닌 마귀의 졸개(귀신)를 부르는 일이며, 진혼제(鎭魂祭)는 사람의 영혼이 아닌 마귀의 졸개(귀신)를 달래는 일입니다. 죽은 사람의 영혼과 대화한다는 것은 실은 귀신과 대화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사람을 속이는 행위입니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는 것은 오직 하나님만이 행하십니다.
 
“이는 보좌 가운데에 계신 어린 양이 그들의 목자가 되사 생명수 샘으로 인도하시고 하나님께서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 주실 것임이라.”(요한계시록 7:17)
 
“내가 들으니 보좌에서 큰 음성이 나서 이르되 보라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시리니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그들과 함께 계셔서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요한계시록 21:3~4)
 
우리는 생존해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그 상처 난 영혼을 감싸주고 위로해 주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 주 예수님의 부활과 같은 치유와 회복이 일어납니다. 그것이 온전한 구원입니다. “다른 이로써는 구원을 받을 수 없나니 천하 사람 중에 구원을 받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라 하였더라.”(사도행전 4:12)
 
예상한 대로, 소설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는 한국을 두 개로 갈라놓았습니다. 각 작품은 5.18 민주화운동과 4.3 사건의 원인에 대한 의혹을 더욱 증폭시켰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하여 한쪽에선 열렬한 환호가, 다른 한쪽에선 극렬한 비판과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저의 공개편지에 대한 반응도 두 가지로 갈렸습니다. 조카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우리나라의 일부 국민에게만 국한되는 경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안타까움이 듭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로 드러난 것을 보면서 저는 뿌리 깊은 좌․우 이념 갈등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79년 동안 남북한 간 이념 갈등과 대립이 이어져 왔는데, 남한까지 이념적으로 둘로 갈라져 있는 현실이 가슴 아팠습니다. 그 갈라진 틈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연결하고 메꿔주며 이 민족이 하나가 되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나님께 드려야겠습니다.
 
제가 한승원 작가 형님과의 거리를 멀리하기로 결심한 것은 14년 전입니다. (결코 의절(義絶)이 아닙니다.) 제가 온전히 주의 종(목회)의 길을 가려면 그리스도 신앙을 배척하시는 형님과의 관계를 계속 이어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고후 6:14) 형님 가족과 형제들의 구원은 하나님께 맡기고 주의 종의 길을 가기로 작정한 것입니다. 실은, 제가 신학대학원에 입학한 직후에 형님과의 사이에서 일어났던 어떤 사건이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그 사건은 천국에 갈 때까지 비밀에 부칠 것입니다.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판단하시는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저는 오직 조카와 형님 가족이 회개하고 우리 주 예수님을 믿어 구원받기를 가슴 아프게 고대할 뿐입니다. 조카와 형님 가족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혈육들이 모두 하나님 아버지의 품에 안기기를 바랄 뿐입니다. “나의 형제 곧 골육의 친척을 위하여 내 자신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질지라도 원하는 바로라.”(로마서 9:3) 정말이지, 저의 심정은 사도 바울과 비슷합니다.
 
따라서 조카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는 분 모두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받으시도록 공개했으니 그 뜻을 혜량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편지 공개의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감사합니다.
 
덧붙여서, 저의 부친(한강의 조부)은 좌익(공산주의자)이 아니었음을 분명히 밝혀드립니다. 남로당원이나 부역자가 아니었습니다. 일본강점기에는 천도교의 고향 지역 책임자로서 비밀리에 독립자금 모금 운동에 참여하신 분이었습니다. (http://www.firs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4247) 조카의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비판받는 좌익편향성이나 조카의 뉴욕타임즈 기고문에서 6.25 한국전쟁이 미국과 소련의 대리전이었다고 말한 것을 두고, 인터넷상에서 저의 부친이 좌익 활동을 하셨다고 추측하는 얘기들이 나돌고 있습니다.
 
작가 형님의 어느 소설작품에 언급되어 있고, 또한 제가 청소년 시절에 모친한테서 두어 번 들었던 얘기로는, 저의 집안은 6.25 한국전쟁 때 좌익에 협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몰살당할 뻔했다고 합니다. 저의 모친은 “만약에 그때 우리가 참변을 당했다면 네가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고 저에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제 형님의 어느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아버지가 남로당이라고 한 것은 먼 친척의 경우를 말한 것으로 짐작됩니다. 연좌제가 엄격하게 시행되던 1979년도에 제가 국방과학연구소 입소 시험에 신원조회까지 통과되어 합격한 것이 “저의 부친이 좌익이 아니었다”는 결정적이고 확실한 증거입니다.
 
끝으로, 저의 긴 편지글을 읽고 동감하신 분들이나 마음의 상처를 받으신 분들 모두에게, 친히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구세주로 내려오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절에 하나님의 위로와 기쁨과 평강이 가득하길 축원합니다.
 
2024. 11. 29.(금)
 
대전 행복이넘치는교회 한충원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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