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성경의 장과 절을 구분했는가?
현대인이 읽고 있는 성경의 장(chapter)과 절(verse)의 구분이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다. 고대의 성경 본문에는 장과 절이 표기되어 있지 않다. 성경의 장,?절은 후대에 붙여졌다.
본래의 성경 사도행전에서 에티오피아 사람이 이사야 53장을 읽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할 때 장절을 밝히지 않고 “그가 도살자에게로 가는 양과 같이 끌려갔고…”(행 8:32)라며 그 구절 시작 부분을 인용한다. 초대 기독교의 성경 저자가 특정 본문을 가리키려면 그렇게 하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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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성경에는 장절이 없었고 다만 단락이 어디에서 시작하고 끝나는지 구분해놓았다. 예배에서 성경을 낭독할 때 유용했지만 번호를 붙여 놓지는 않았기 때문에 성경 인용에는 이용할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이 오래 지속되었으며, 15세기에 이르러서야 지금도 사용하는 구분 방식이 히브리 성경에 적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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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후 4세기에 가이샤랴의 유세비우스가 복음서들을 장으로 나누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성경의 장 표기는 10세기에 이르러 이루어졌다. 성경을 장으로 나누기는 했지만 방식이 가지각색이었다. 그러나 아직 절을 나누지 않았다.
성경 본문을 장으로 먼저 나누고 나서 절로 나누는 것이 통례가 된 것은 중세 말에 이르러서였다. 이 구분은 대학교의 연구와 토론에 필요했기 때문이다.
4세기에 이르러 성경의 장의 구분이 처음 나타났다. 그 구분도 오늘날 우리가 읽고 있는 성경의 장 구분과 다르다. 그리고 4세기에 있었던 장 구분은 신약만 있었습니다. 구약의 장 구분이 처음 나타난 것은 1200년대에 이르러 이루어졌다.
오늘날의 성경의 장과 절의 구분은 1560년대 제네바 성경의 모범을 따른 것이다. 장과 절 구분이 이루어진 것은 겨우 약?500년 전이다.
현재 성경의 장,?절 구분도 모든 번역 성경들에서 일치하지는 않는다. 예컨대, 예배 중의 축도에서 자주 사용하는 고린도후서 13:13의 경우 한글성경은 13:13에 있지만, 영어성경(KJV, NIV, NASB)은 13:14로 표기되어 있다.
성경의 ‘장’에 대한 구분이 최초로 이루어진 것은 신약성경부터였다. 4세기의 바티칸 사본(codex vaticanus :B)의 가장 자리에 표시되었다. 여기에는 마태복음이 170구분, 마가복음이 62구분, 누가복음이 152구분, 요한복음이 50구분으로 이루어졌다. 이후 5세기의 알렉산드리아 사본(codex alexandinus: )에도 나오는데, 여기에는 마태복음 68, 마가복음 48, 누가복음 83, 요한복음 18구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약의 경우 라틴어 번역 성경인 불가타 역에서 처음 이루어졌다. 1204-1205년 즈음에 캔터베리의 대주교인 스티븐 랑턴(Stephan Langton, 1150-1228)이 고안을 했다. 그 이후 1330년 경 랍비 솔로몬 벤 이스마엘(Solomon Ben Ishmael)이 히브리어 성경의 필사본에 장과 절을 도입했다.
인쇄된 성경의 ‘장’이 표시된 최초의 히브리어 성경은 1517년 7월 10일에 나온 히브리어,?라틴어, 헬라어, 70인역 등의 대역 성경인 Complutension Polyglot이다. 이 성경책의 장은 본문이 아닌 난외에 표기되었다.
베니토 아리아스 몬타노(Benito Arias Montano)가 1569-1572년에 편집한 Polyglot에 인쇄판 성경이 처음으로 본문 안에 장의 구분을 표시했다. 구약의 장 구분에 아라비아 숫자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성경의 ‘절’ 구분이 최초로 이루어진 것은 구약성경이다. 절 구분이 장 구분보다 먼저 이루어졌다. 절 구분의 시작은 히브리어 본문을 회중들 앞에서 낭독하고 그것을 아람어로 통역하던 때부터 비롯된 것으로 알려진다. 히브리어를 사용하던 유대인들은 바벨론 포로 시절을 거친 뒤에 아람어를 사용했다.
유대인들에게 아람어는 일상 언어였다. 그들은 히브리어 성경을 아람어로 통역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래서 낭독자는 일정량의 히브리어 본문을 끊어서 낭독했다. 통역자가 아람어로 통역하다가 어느 단계에서 부터 절 구분이 확정되었다. 그러한 낭독과 통역의 분위기를 느헤미야 8:1-8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절 구분이 마소라 텍스트(MT)에 확립된 것은 10세기에 아론 벤 모세 벤 아세르(Aron Ben Moshe Ben Asher)가 편집한 역본부터이다. 총 절 수는 5,845절이다.
신약성경의 절 구분은 1551년 프랑스의 궁정 인쇄 기술자 로버트 스테파누스(Robert Stephanus, 1503-1559)가 시작했다. 현재까지 통용되고 있는 방식이다. 스테파누스는 파리에서 리용으로 가는 말 위(馬上)에서 절을 나누었다고 전해진다.
신약성경과 구약성경 모두에 장절이 붙여져 처음 출판된 해는?1555년이다. 스테파누스의 라틴 역 불가타(Vulgate) 성경에 처음 적용되었다. 오늘날과 같은 장, 절 구분은 1560년대의 제네바 성경이 시작했다.
성경의 내용과 달리 장, 절 구분은 성경 영감의 일부가 아니다. 성경의 장과 절은 편의상 붙여진 것이므로 하나님의 영감으로 이루어진 본문처럼 여길 필요는 없다.
성경의 장과 절 구분 덕택에 오늘의 기독인들은 특정 내용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게 되었다. 장과 절의 표시는 하나님이 인류에게 주신 소식 전체를 이해하고 기억하는데 편리하도록 돕는다.
성경의 장절 구분의 역사에 대한 보다 더 정확하고 학문적으로 충실한 작품은 교회사가 후스토 곤잘레스의 The Bible in the Early Church(<초기 교회의 성경>)로 여겨진다. 우리나라 말 번역판을 발행하려고 하는 출판사가 있는 것 같다.
최덕성, 리포르만다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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