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글, 몇 명이 읽는가?
페이스북(facebook, 페북)에 글을 올리면 몇 명이 읽는지 아십니까? 1,000명이 페북 친구라면 대략 10만 명이 읽는다고 합니다. 이 통계는 페북에 정통한 관계자들이 알려준 것입니다. 페북 친구가 100명이면 약 1,000명이 그 글을 본다는 말입니다.
페북에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면, 자신의 인격과 지식이 세상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이런 사람이었구나” 하고 타인이 알게 됩니다. 페북에 글을 실으면 친구가 아닌 사람도 알게 된다는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사상과 감정을 숨길 수 없는 조급한 세상을 사는 에코 세대들에게는 자신의 사생활을 여과 없이 공개한 셈입니다.
일부 목회자들은 선정성 글과 비방하는 글을 올리고, 성직자들을 욕하는 문구를 게재하는 할 때가 있습니다. 니는 이런 글을 보면 즉시 친구 관계를 끊습니다.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상과 감정을 받아들이기에 불편하고 불필요한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일주일에 적게는 3,000명에서 많게는 3만 명까지 접근하는 페북 페이지를 관리한 적이 있습니다. 욕설과 비난 글을 올리지 않았으며, 그런 것이 올라오면 발견하는 즉시 삭제했습니다.
유명한 축구 다음카페 ‘아이러브 사커’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방 글이나 댓글로 선수를 욕하는 사람들을 모함하지 못하게 하는 원칙입니다. 자기의 감정 노출을 제한하기 때문에 회원 등록자 수가 적을 것 같지만, 결과는 그 반대입니다. 축구 관련 카페 가운데 최고가 되었습니다.
나의 페북에는 2,500명의 친구들이 있습니다. 글을 게재하면 적어도 25만 명이 그것을 보게 됩니다. 개인 홈피 친구가 2,500명이므로, 글을 올리면 25만 명이 보는 셈입니다. 그러므로 글을 아무렇게나 써서 페북에 게재하는 일을 삼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직자는 공인입니다. 교회학교 교사도 공인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우리의 손과 발이 수고를 합니다. 신중하게 해야 함이 마땅합니다. 신앙인답게 페북을 관리하고자 한다면 이와 관련된 책 한두 권을 읽으면 좋겠습니다.
페북은 글을 퍼 나르는 곳이 아닙니다. 페북 활용에 관한 책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트위터가 'What’s happening?(무슨 일 있나요?)' 이라고 묻는 데 반해, 페북은 'What’s on you mind? (무슨 생각하세요?)'라고 묻는다. 트위터는 주변의 사건을 묻고, 페북은 상대의 생각을 묻는 것이다"(구한수, 우윤수, 최규문 지음, <페이스북,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서울: 더숲, 2011, 127).
페북의 글은 사건을 재해석하여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정의를 내리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남의 글을 퍼 나르는 데 급급하면, 세상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알릴 기회를 잃습니다. 페이스북 집필진은 다음과 같은 조언합니다.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활발히 움직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지식 전문가들이다. 각각이 자신만이 차별화된 지식을 가지고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제공하거나 공유하고 있다. 이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페북에 많은 글을 올려놓는다는 것은 중독에 걸렸다는 것이다. 당신은 중독자가 아닌지 한번쯤 의심해 보라. 가능한 한 적당한 선에서 정말 알리기 원하는 사건을 재해석하여 포스팅하는 선에서 매듭지으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본인 개인 생각이 여과 없이 들어나게 된다."
어떤 신학생이 페북에 소주 광고를 올려놓았습니다. 낮에는 신성한 작업을 하고 밤에는 세속적인 일에 ‘올인’한다는 것을 알린 셈입니다. 자신이 어떤 인물인지 페북에 포스팅한 것입니다. 아무도 지적하지 않지만, 그 신학생은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낸 것입니다.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분별이 되지 않는 것은 페북 중독에 걸린 상태라고 할 것입니다.
일주일에 두 개의 글을 포스팅 하는 정도로 만족하십시오. 모든 사람이 아는 내용이면, 자신만 볼 수 있도록 지정하십시오.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되거나 새로운 내용의 글이면 전체보기로 설정하십시오. 이 경우, 페북 친구들은 유익을 얻고 더 좋은 친구가 됩니다.
나의 친구 한 명이 페북에서 자유로워져야겠다고 결심을 하고서 핸드폰을 2G 바꾸었습니다. 그랬더니 페북에 글을 올리는 횟수가 십분의 일로 줄었습니다. 또 다른 친구는 페북 친구들을 정리하여 대폭 줄였습니다. 페북의 최대 친구 가입자 수는 5,000명입니다. 친구가 너무 많으면 포스팅 내용이 많아 그것들 때문에 마음이 혼잡해 지기에 스스로 정리하고 개선한 것입니다.
페북은 잘 사용하면 유익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자신의 수치를 만인에게 공개하는 도구가 됩니다. 페북으로 복음 말씀을 전한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영접한 경우도 있습니다. 페북을 자기만족이 아니라 복음전도의 목적으로 사용한 경우입니다. 물론 페북을 이러한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페북이 복음의 수단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스도인은 페북 관리에 신경 써야 하지 않겠습니까?
양정석 목사(시카고나사렛교회, yang4930@gmail.com)
페이스북의 글, 옮겨 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