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중세인들의 수명이 짧았는가?
예수 시대의 인류의 평균 수명은 30년에서 40년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숫자는 지역과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평균 연령이 낮았다는 것은 이 시대의 사람들 모두가 오래 살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래 산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예외적인 경우였다.
예수 시대의 사람들의 수명 단축에 영향을 미친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질병과 감염이다. 고대에는 의학적 지식과 기술이 제한되어 다양한 질병과 감염을 치료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공동 화장실이 감염원이었다. 회충, 편충 등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늘날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는 흔한 질병이그 당시에는 치명적이었다.
둘째, 아동 사망률이 높았다. 높은 유아 및 아동 사망률은 평균 수명에 상당히 어두운 영향을 미쳤다. 많은 어린이들이 감염 질환 및 영양실조와 같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성인에 도달하기 전에 사망했다.
셋째, 의료에 대한 제한된 접근이다. 의료 기술과 시설이 오늘날만큼 발전하지 않았고, 의료 종사자들이 오늘날처럼 널리 퍼져 있지도 않았다. 사람들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다섯째, 영양과 음식이 빈약했다. 영양 공급이 불충분했고, 기근이 잦았다. 빈약한 음식은 영양실조와 면역체계 약화를 초래했다.
여섯째, 폭력과 전쟁이 자주 있었다. 전쟁 고대에 자주 일어났고, 많은 사상자를 냈으며, 전체 인구의 수명을 단축시켰다.
일곱째, 힘든 생활 조건이었다. 일상생활은 열악했다. 제한된 위생으로 말미암아 사람들은 질병과 감염에 취약했다.
중세 유럽에서도 인간의 수명은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다. 예수 시대의 요인들과 거의 다르지 않은 위와 같은 조건들 때문이다.
오늘날의 의학, 의료, 영양, 그리고 전반적인 생활환경의 발전은 수명을 상당히 증가시켰다. 세계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일어난 보편적인 현상이다.
중세 시대의 수도사들은 민가보다 더 깨끗한 환경에서 살았다. 균형잡힌 음식을 먹고 규칙적인 생활로 안정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런데도 왜 그들의 수명은 길지 않았는가?
최근(2023년 7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고고학 연구팀은 중세인들이 지독한 기생충으로 고생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중세 유럽 수도사들은 지역에 따라 일반인보다 많은 장내 기생충에 시달렸다는 증거를 내놓았다.
연구 대상은 중세기 영국 케임브리지 지역에 번성했던 어거스틴수도회 수도사들이었다. 케임브리지 어거스틴수도회 수도원 부지에 묻힌 수도사 19명과 같은 시대를 살다가 올세인츠 지역 묘지에 안장된 일반인 25명의 유해를 발굴했다. 그 후 각 유해 와 유품, 시신이 묻혔던 땅 주변에서 기생충의 흔적을 정밀 조사했다.
그 결과, 수도사의 58%가 기생충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주민의 기생충 감염률은 32%로 수도사들보다 더 낮았다. 일반 시민들보다 수도사들이 더 기생충에 시달렸다. 회충과 편충 흔적도 꽤 발견됐다. 이 회충들은 일반적으로 위생환경이 나쁜 곳에서 급속하게 번진다.
유럽의 민가들에는 대부분 수도가 없었고 화장실도 몹시 더러웠다. 배설물을 통해 감염되는 기생충들이 민가보다 수도원에 많았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중세기 유럽인들은 수도원을 동경하고 그곳 시설이 민가보다 위생적이라고 생각했다. 위 연구 결과는 위생 시설이 열악한 중세 유럽 일반인만이 아니라 대체로 깨끗한 환경에서 지낸 수도사들의 위생 상태도 좋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기생충 알은 수도사 유골 주변 흙에서 나온 기생충 알과 수도사 전체 유골 그리고 골반 뼈에서 발견되었다. 연구팀은 유해의 골반 주변이나 허리띠 등 유품에서도 어렵잖게 회충 알을 발견했다. 어거스틴수도회 수도사들의 장은 기생충 투성이였을 것으로 짐작했다.
연구팀은 기생충이 창궐한 원인으로는 텃밭 비료로 인분을 사용한 점을 들었다. 당시 수도사들은 채소나 포도를 직접 키워 식재료나 와인을 자급자족했다. 인분이나 동물의 배설물을 거름으로 사용하면서 수도원 내 기생충 감염이 반복됐을 것으로 보인다. 극도로 가난한 시절에 국민은 말린 인분을 세금 대신 바쳤고, 국가는 그것을 공무원들에게 월급처럼 지불한 적도 있다. 인분은 오늘날의 비료처럼 사용되었다.
구충제는 건강과 장수 목적으로 채소를 많이 먹는 현대인들이 필수 의약품이다. 한국의 약방은 구충제를 저렴하게 판매한다. 1천 원을 주면 두 알을 살 수 있다. 한 알을 먹고 만약의 경우를 고려하여 1주일 뒤에 두 번째 알을 먹으면 '끝'이다.
최덕성, 리포르만다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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