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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유엔본부 건물 앞에 있는 분쟁 없는 세계를 상징하는 조형물 ‘매듭 묶은 총’. /사진=UN 페이스북

 

미국 총기문화의 비극

 

며칠 전 텍사스 주 유벨디라는 시골 초등학교에서 끔찍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 21명의 어린이들과 2명의 교사가 아까운 목숨을 잃어 미국 전체가 떠들석하다. 2012년 12월 커네티컷주의 작은 마을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 학살 사건으로 26명이 살해된 이래 10년만에 일어난 두번째로 큰 참사이다. 그때의 사건은 필자의 교회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5-7세 밖에 안된 20명의 천진난만한 어린이들과 6명의 교사들이 희생됐다.

당시 현장에서 생방송으로 뉴스를 전하던 TV방송 기자는 “이 타운에 산타 클로스가 와야 하는 때에 악마가 찾아왔다”고 보도했었다. 사실 오늘날 미국의 총기문화 현실을 보면 그 기자의 말대로 총기를 든 악마들이 수시로 곳곳에서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불과 열흘전에도 남가주 오렌지 카운티의 대만계 제네바장로교회에서 총격사건으로 5명의 사상자가 났고, 뉴욕주 버팔로의 수퍼마켓에서 총격으로 10명이 살해됐었다.

지금 미국에는 3억5천만명의 인구에 3억정의 총기가 개인에 의해 소유되어 있고 총기로 인해 한해 4만5천만명이 죽고 있다. 이 중에는 총기 자살자 2만명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역대 정부들은 총기규제에 미온적이었다. 물론 미국 수정헌법 제2조에 시민의 총기소지 권리를 보장하고 있고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미국총기협회 (NRA)의 막강한 로비와 다수 미국 국민들의 사고방식등이 그 이유이기도 하다. 1791년에 제정된 미국 수정헌법 2조는 “자유권을 가진 각 주의 안전보장에 필수적인 잘 규율된 민병대 설치와 개인의 총기 소지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A well-regulated Militia, being necessary to the security of a free State, the right of the people to keep and bear Arms, shall not be infringed)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것은 미국 건국 역사와 깊은 연관이 있다. 원래 미국 13개주를 식민지로 지배했던 영국이 과다한 세금징수를 하자 주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영국은 무력으로 반발을 진압했고 주민들은 민병대를 조직하여 총으로 맞섰는데 이것이 미국 독립운동의 시작이었다. 이렇게 총으로 이긴  독립전쟁의 결과로 미국이 건국되었기에 총기문화는 미국의 특징이 되어졌다. 뿐만아니라 서부 개척과정에서 원주민들과의 충돌과 야생동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총기 소지가 필수적이었던 역사도 존재한다.

그런데 이러한 미국의 특징인 총기문화가 오늘날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 중의 하나가 되어서 총기 살상의 비극을 계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다. 년간 미국 총기 판매액은 180억불이고 총기 판매점이 15만개로 교회나 학교 숫자보다 많은 형편이다. 18세이상이면 간단한 신원조회를 거쳐 사냥용 장총을 구입할 수 있고 21세가 되면 권총 구입이 가능할 정도로 총기는 미국 사람들에게 일상화되어 있다. 텍사스와 커네티컷 총기난사 범인은 모두 18세 소년이었다.    

총기로 인한 비극적 참사가 일어날 때마다 총기 규제에 대한 찬반논쟁이 항상 일어났다. 총기 규제를 찬성하는 측은, 너무도 허술한 총기 구입 시스템에 결정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보다 엄격한 총기판매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측은, 총기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총기를 나쁘게 사용하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동차 사고로 미국에서 년간 5만명이 죽는 것은 자동차 문제가 아니라 운전자의 과오 때문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이번 사건이 일어난 텍사스의 주지사 에벗도 기자회견에서 총기 규제를 반대하면서 실제로 총기규제가 가장 엄격한 시카고가 총기 범죄 살상 1위를 차지하는 것을 그 예(例)로 들기도 했다.

또한 정당방위를 위해서도 총기 소지는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국민도 다수다. 한인의 경우 30년전 LA 폭동이 일어났을 때, 경찰과 주 방위군이 인근 베버리 힐즈 지역에 우선 배치되어 한인타운 상점들에게 집중된 약탈, 방화가 극심하였다. 이때 일부 한인들은 총을 들고 가게를 필사적으로 지켜냈었고 웨스턴 에비뉴의 가주마켓 지붕에서 한인들이 총으로 마켓을 사수하는 장면이 여러 주류 TV에 생중계되어 미국 사회에서는 자기방어(Self-Defense)를 위해 총기 소지가 필수적이라는 여론이 상승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총기가 정당방위보다는 범죄에 더 많이 악용되고 그로 인해 다수의 희생자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는 현실은 무엇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 된 것이다. 그것은 곧 미국이 안고 있는 뿌리깊은 총기문화의 질병임이 분명하다. 이번 비극적 참사 이후 공격용 살상총기(Assault Weapon)에 대한 규제 강화책이 제기되고,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쳐온 폭력 영화와 비디오 게임에 대한 규제의 목소리도 들려지고 있는 것은 불행중 다행이다. 그러나 이러한 총기규제 대책과 함께, 보다 근본적으로 인식되고 치료되어야 할 숙제는 오늘날 미국과 인류사회에 만연되어있는 잔인한 폭력문화의 죄악성이다.      

이 세상에는 죄악이 존재하고 이에 오염된 악인들은 항상 폭행을 저지른다. 증오, 욕심, 분노로 가득찬 수많은 “카인의 후예들”이 무고한 형제와 이웃을 해치고 죽여왔다. 총으로, 칼로, 독설로, 중상모략으로 그렇게 해 왔다. 다른 국가와 민족, 이웃, 형제에게 피해와 상처를 입힌 죄악에 대해 오히려 정복의 만족을 즐겨왔다. 개인이 그래왔고, 집단과 국가가 그래왔다. 히틀러의 나치즘과 레닌-스탈린, 카스트로, 김일성 삼부자 공산독재 권력의 학살,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9.11폭파와 수천명의 인명살해는 빙산의 일각 일 뿐이다.

공산주의자들은 “모든 권력은 총구로부터 나온다”라고 외치면서 그들의 폭력적 무력혁명을 정당화했다. 이에 반해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은 “투표(Ballot)는 총알(Bullet)보다 강하다”고 민주적 선거혁명을 역설했다. 그러나 오늘날 민주적 선거혁명마저도 종종 폭력적 독재자들의 선거부정으로 악용되고 있는 실정이 아닌가?

바로 이것이 에덴동산의 평화를 상실한 폭력적 인류문화의 모습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인간은 이 죄악을 세상에서 스스로 제거시킬 능력이 없다. 폭력과 죽음의 세상에서 그저 아파하고 신음을 반복할 뿐이다. 하나님은 이 불쌍한 인류를 위해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셨다. 예수님은 오셔서 죄와 폭력의 세력을 패배시키셨다. 그는 실로 전능자요 기묘자요 평화의 왕이셨다(사9:6). 그는 “(총)칼을 가지는 자는 (총)칼로 망하리라”고 선언하셨다(마26:52).                            

유한한 인간은 눈 앞에 있는 비극적 죽음과 고통만 보고 괴로와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그 이상을 보기를 원하신다. 이번 텍사스 참사를 보면서 세상에 있는 사탄의 실재와 죄악의 실상을 보기를 원하신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구주 예수님을 보기를 원하신다. 보이는 죄악 세상만 보지말고 보이지 않는 영원의 세계를 보기를 원하신다. 폭력을 다스리시는 절대주권적 하나님과 영생의 천국을 보기를 원하신다.       

바울 사도는 이렇게 선포하셨다.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 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 사람은 날로 새로워 지도다. 우리가 잠시 받는 환난의 경한 것이 지극히 크고 영원한 영광의 중한 것을 우리에게 이루게 함이니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고후 4:16-18). 

우리는 총기문화의 비극을 당한 미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가 영원한 평화의 왕이신 예수님을 바라보기를 소원한다. 그는 죄와 죽음의 멍에를 지고 고통하는 우리를 찾아오셔서 십자가 폭력의 희생자가 되셨다. 그리하여 아픔과 절망 가운데 있는 자들에게 진정한 평화와 소망을 주셨다. 지금 텍사스 참사로 고통당하고 있는 사람들과 미국 사회가 예수님의 평화의 복음으로 힐링되기를 간절히 기도드린다.

 

황현조 박사 (커네티컷비전교회 목사, IRUS 교수)

 

WorldGospelTimes (2022. 0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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