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이야기
애국가 중 “하느님이 보우하사”의 진본 가사는 “하나님이 보호하사”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나님이 보호하사 우리 대한 만세.” <찬미가>(1905) 제14장이다. 가사를 윤치호가 작사했다고 한다.
애국가로 사용되는 찬송가의 노랫말에 붙여진 본래의 곡조는 장로교회의 고향 스코틀랜드의 민요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 old long since: 오랜 옛날부터)이다. 오늘날의 찬송가 “천부여 의지 없어서 손들고 옵니다”의 곡이다.
‘올드 랭 사인’은 석별을 아쉬워하는 노래다. 스코틀랜드 시인 로버트 번스가 1788년에 어느 노인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시로 기록했고, 윌리엄 쉴드가 곡을 붙였다. 영미권에서는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면서 부르는 석별송으로 사용된다. '올드 랭 사인' 가사의 한국어 번역은 아래와 같다.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
작별이란 웬 말인가 가야만 하는가
어디 간들 잊으리오 두터운 우리 정
다시 만날 그날 위해 노래를 부르네
잘 가시오 잘 있으오 축배를 든 손에
석별의 정 잊지 못해 눈물만 흘리네
이 자리를 이 마음을 길이 간직하고
다시 만날 그날 위해 노랠 부르자
애국가의 노랫말은 우리나라가 외세의 침략으로 위기에 처해있던 시기(1907년경)에 나라 사랑하는 마음과 우리 민족의 자주의식을 북돋우기 위해 민중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 후 현재와 같은 내용으로 ‘쬐끔’ 바뀌었다.
해외에서 활동 중이던 작곡가 안익태(安益泰) 선생은 애국가에 스코틀랜드 나라 곡을 붙여 부르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1935년에 오늘날의 애국가 곡조를 만들었다고 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1948년에 출범하면서, 찬송가를 정부의 공식행사에서 불렀다. 이 노래가 교과서에도 실리면서 전국적으로 불려졌고, 애국가로 받아들여졌다. 대한민국은 찬송가를 애국가로 사용한다. 우리나라는 국가(國歌)에 별도의 곡명을 붙이지 않는다.
한 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우리 겨레와 함께 해 온 애국가를 부를 때마다 선조들의 나라 사랑 정신을 새롭게 되새길 수 있게 한다. 하나님의 보호를 간구했다. 대한민국은 찬송가를 애국가로 사용하는 나라이며, 기독교와 인연이 깊다. 남북통일이 이루어지면 애국가는 어떻게 될까? 후일 친일파가 된 윤치호가 작사한 노래를 사회주의 형제들이 환영할까? 태극기와 함께 버려져 옛 노래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BREADTV는 스코틀랜드인들이 부르는 '올드 랭 사인'과 탈북민이 부르는 찬미가 제15장을 방영하고 있다. www.breadtv.net
최덕성 (브니엘신학교 총장, 고신대학교 고려신학대학원 교수, 1989-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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