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가톨릭 재결합 주장, 합당한가?
WCC 반대하다 개신교-가톨릭 재결합 주장, 엉뚱한가?
<크리스천투데이> (2017.12.11.)
최덕성 총장 “교회사가다운 획기적 발상, 반어적 의미”
‘종교개혁과 현대 로마가톨릭교회’라는 주제로 11일 브레드티비 부산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0차 학술회에서 최덕성 총장(브니엘신학교)은 발표에 앞서 ‘교회사가와 역동적 사고’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했다.
이는 지난 10월 기독교학회 등 7개 신학회 공동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본인의 논문 ‘프로테스탄트교회와 로마가톨릭교회의 재결합을 향한 대화’에서 주장한 ‘프로테스탄트와 로마가톨릭교회의 재결합’ 주장이 논란이 일었던 것에 대한 응답이다.
최덕성 총장은 “종교개혁 500주년에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는 종교개혁 유산을 잘 살리고 성경적으로 교회가 개혁하는 것 등이 있겠지만, 역사가의 입장에서 보면 이와 더불어 같은 뿌리를 가진 천주교와 재결합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넘어야 할 산과 제거해야 할 장애물이 너무 많다”며 “어디까지나 교회사가의 견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기독교회사>를 쓴 저명 교회사가 필립 샤프(Philip Schaff, 1819-1893)가 자기 시대의 교회사를 “로마가톨릭교회와 일치 과정의 역사”라고 말한 것 때문에 ‘이단자’라는 비난을 받은 것을 상기시켰다.
최 총장은 “필립 샤프의 주장은 프로테스탄트 신자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복음주의 노선에 서서 교회일치 운동을 했던 것”이라며, “교회사가들의 사고는 대체로 역동적이고, 사물을 망원경적으로 통찰한다. 고착된 범위나 정해진 테두리만을 따라 움직이지 않고, 앞뒤와 위아래를 통합적으로 보고 사실과 가치를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종교개혁운동의 기수였던 마르틴 루터는 자신의 이름을 딴 교단이 등장하기를 기대하지 않았고, 독립적 교단과 교파를 세우려하지도 않았다. 그는 이신칭의 중심의 교리 개혁과 교회 개혁을 원했다”며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의 교회를 세웠고, 그 이상의 교회를 세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덕성 총장은 “예수 그리스도는 ‘교회’라는 이름을 가진 전제군주제 형태의 관료기구를 세우지 않았고, 비성경적 계급주의 전제군주 형태의 교계(敎階) 집단을 세우려 하지 않았다”며 “그러므로 교회의 존재는 교황청의 성명과 교황의 교시, 공의회의 결정, 로마가톨릭교회의 권위와 교리에 달려 있지 않다”고 로마가톨릭을 에둘러 비판했다.
더불어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의 교회를 세웠다. 그 이상의 교회를 세우지 않았다. 그러나 로마가톨릭교회는 ‘하나’를 단일 교직계급 제도로 여긴다”며 “교회란 초기 기독교의 신앙과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고 하나님의 법도를 따라 살아가는 신앙고백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또 “로마가톨릭교회가 미신적이고 사도들의 신앙에 부합하지 않는 교리들을 버리고 변혁과 진정한 개혁, 아조르나멘토(시대적 적응) 행동을 한다면 두 교회가 결합할 수도 있다”며 “프로테스탄트교회와 로마가톨릭교회의 재결합 주장에는 기독교의 다음 500년, 1,000년을 바라보는 교회사학자의 안타까움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최 총장은 “일부 기독인들에게는 프로테스탄트교회와 로마가톨릭교회의 '재결합'이라는 발상이 매우 엉뚱한 것일 수 있다. 반어법(Irony)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심한 난독증을 가진 자들은 ‘배교자, 변절자’ 용어를 앞세워 공격한다”며 “천국 갈 이단이 회개하고 돌아와도 환영하지 않을 분위기(약 5:20)”라고 꼬집었다.
이날 학술회에서 현대 로마가톨릭교회의 신학을 탐구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 기독인들의 신학적·교회적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일이자 라틴계의 세계복음화에 이바지하려는 기회”라며 “다음 500년을 향해 출발하는 즈음 열리는 이번 학술회의 교의학·교회사·선교학 논의는 지구촌 복음화에 유익한 학문적 통찰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최덕성 총장은 제3세계 선교지의 목회자, 전도자, 신학 인재를 양성하는 비영리선교단체 ‘유유미션’ 사역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제3세계 선교에 있어 가장 절실한 것은 신학강의이다. 현지 선교사들과 교회들이 신학교를 세우고 지도자와 사역자를 양성하지만, 가르칠 자격을 가진 자가 많지 않다”며 “유유미션은 저비용 고효율로 대량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 영혼 구원과 하나님 나라 확장에 주력할 복음 전도자와 목회자를 양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유유미션(UU Mission)은 ‘유비쿼터스 유니버시티(Ubiquitous University)’의 약자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현대 통신기술 인터넷과 동영상을 이용해 현지 선교사와 신학교, 교회 등에 신학강의와 신학 예비과정 강의를 무상 공급할 계획이다. 그는 “이는 수십만 명의 신학자와 전문가를 여러 지역에 신학교육 선교사로 동시 파송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최 총장은 “유유미션은 세계복음화와 영혼선점(先占) 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현대 정보통신기술의 촉매적 혁신은 기독교가 직면한 위기를 타개할 절호의 기회이자 돌파구”라며 “영어와 중국어, 스페인어로 강의를 제작, 공급하고 기타 언어 국가에는 더빙 방식으로 변환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학교(M.Div.) 과정 만이 아니라 특히 기초학력이 낮은 신학 지망생들을 위해 고등학교 과정(Diploma)과 인문계 대학과정(B.A.) 강의도 공급한다.
최덕성 총장은 “‘100세 시대’에 부합하는 신학교 설립운동도 펼치고자 한다. 목사, 장로, 집사, 교수, 교사로 은퇴한 분들을 선교사로 파송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생활을 하면서 하나님 나라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교육 콘텐츠가 무상으로 공급되면 적은 경비로 신학교를 운영할 수 있다. 창조적 개혁신학 전통에 따라 하나님 말씀에 충실한 설교자를 양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