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오, 14세 소년 순교자의 신앙고백
"네 이름은?"
"마카스 셀비리 폴리오입니다."
"나이는?"
"13세입니다."
"너는 크리스천이라는 죄에 대해서 심문을 받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나는 아무 죄도 범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크리스천입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 앞에서 이렇게 고백하는 것은 나의 최고의 기쁨입니다."
"그들은 한 가지 공식을 가지고 있다. 너는 네가 범한 죄가 얼마나 어마어마한지를 알고 있는가?"
"나는 아무 죄도 범하지 않았습니다. 나의 신앙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황제를 존경할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나는 올바른 법률에는 모두 복종하고 있으며 반역한 적은 없습니다."
"제국의 법률로는 크리스천이 되는 것을 사형으로써 금하고 있다. 만약 네가 크리스천이라면 너는 죽음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크리스천입니다."
"그렇다면 너는 죽지 않으면 안 된다."
"할 수 없습니다."
"소년이여! 너는 죽음의 고통이 어떤 것인지를 알고 있느냐?"
"나는 지난 2, 3개월 동안 죽음을 많이 보았습니다. 나는 항상 내 차례가 온다면 주님을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을 결심하고 있었습니다."
"소년이녀! 너는 아직 어리다. 우리는 네 나이 어린 것과 경험이 적은 것을 동정한다. 너는 그릇된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의 너는 바보스러운 생각을 가지게 되었지만 너 자신에게는 거의 책임이 없다. 우리는 그것을 충분히 고려해 주겠다. 네가 믿고 있는 종교는 바보나 할 짓이다. 너는 2백 년 전에 사형당한 한 시시한 유태인을 신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보다도 바보스러운 짓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우리의 종교는 나라의 종교다. 그 속에는 젊은이도 늙은이도 범인도 학자도 만족시키는 것이 충분하게 있다. 너는 어리석은 미신을 버리고 더욱 현명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종교에 마음을 바쳐라."
"싫습니다."
"너는 명문 있는 혈통의 최후의 후예다. 제국은 셀비리가의 존엄과 명예를 존중하고 있다. 너의 선조들은 영예와 부귀와 권세 속에서 생활했다. 너로 말하자면 지금은 가난하고 가련한 소년인데다가 또한 죄인이다. 잘 생각해 보라, 폴리오. 네 선조들의 영광을 생각해서 그 모든 화려한 명성으로부터 갈라놓고 있는 너의 그 시시한 신을 버리도록 하라."
"싫습니다."
"너는 가련한 추방자의 생활을 해왔다. 로마인 중에서 가장 궁핍한 거지도 너보다는 낫다. 그는 너보다도 고생하지 않고, 머리를 숙이지 않아도 먹을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그의 잠자리에는 밝은 빛이 비추고 있다. 게다가 그는 안전하다. 그의 생명은 그 자신의 것이다. 그는 매일 매일 로마 제국의 정의의 심판을 두려워하면서 생활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너는 궁핍과 위험과 암흑 속에서 비참한 생활을 계속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너희가 그렇게 자랑하고 있는 종교가 너에게 무엇을 주었는가? 너의 신이라고 한 그 유태인이 너에게 해 준 것이 무엇이 있었나?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 말이다. 그뿐인가? 나쁜 것만을 주었다. 정신을 차려서 눈을 떠라. 돈도, 즐거움도, 친구도, 제국도, 명예도, 황제의 은총도 모두 네 것이 될 것이다."
"싫습니다."
"너의 부친은 충실하고 용감한 군인이었다. 그는 나라를 위해 싸우다 죽었다. 그는 어린 너, 모든 그의 명예의 후계자, 그 가문의 최후의 지주(支柱)인 너를 남겨 두고 죽었다. 너의 부친은 너를 미혹시킨 괴상한 가르침 따위는 생각해 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네 어머니의 심경은 슬픈 나머지 거짓 교사들의 교묘한 책략에 걸려서 어리석게도 너에게까지 고아의 슬픔을 가져오게 한 것이다. 너의 훌륭한 아버지가 살아 있었다면 너는 명문의 희망이었을 것이고 네 어머니도 또 그녀의 빛난 선조의 신앙을 지켰을 것이다. 너는 아버지의 추억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지? 그가 너의 최대의 의무에 대해서는 발언권이 없는 것일까? 네가 상속받은 자랑스러운 가문에 먹칠을 하고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오점 없는 명성에 이렇게도 치욕을 남긴다는 것이 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너에게 붙어 따라다니고 있는 그 망칙한 생각을 털어 버려라. 네 아버지를 생각하고 네 가문의 명예를 생각해서 지금의 생활에서 발을 씻어라."
"가문의 오점 운운은 천만의 말씀입니다. 나의 신앙은 순수하고 신성합니다. 나는 죽어도 좋습니다. 그러나 나의 구주를 배신할 수는 없습니다."
"너는 우리가 인정이 많은 것을 잘 알고 있지? 네 이름과 나이가 어린 것이 우리의 동정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네가 만약 보통 죄인이었다면 우리는 간단하게 개종이든지 아니면 죽음을 택하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너에게 도리에 입각해서 말하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로서도 추락한 상속인의 무지와 부질없는 고집이 원인이 되어 유서 깊은 가계(家系)가 끊겨 버리는 것이 애석하기 때문이다."
"호의에 감사합니다. 그러나 어르신께서 하시는 말씀은 우리의 구주가 말씀하신 더욱 중요한 말씀에 비하면 조금도 저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합니다."
"조급하고 분별없는 아이로구나. 그러면 좀 더 알아듣게 가르쳐 줄까? 황제의 노여움은 무시무시하다는 말이야."
"그것보다도 무서운 것은 어린양의 노여움입니다."
"이치에 어긋나는 말만 하는 녀석이다. 뭐지? 그 어린양의 노여움이라는 것은? 너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운명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냐?"
"저의 동료나 친구가 이미 당신네들이 가한 모든 박해에 견디어 왔습니다. 나도 그 정도의 인내는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경기장의 공포에 견딜 수 있다는 말이냐?"
"나는 인간의 강함 이상의 것을 가지고자 바라고 있습니다."
"사자다 호랑이가 너를 덮쳐 온대도?"
"내가 믿고 있는 분은 내가 그를 필요로 할 때에 나를 버리시지 않을 것입니다."
"확신이 있느냐?"
"있습니다. 나를 사랑하셔서 자신을 나에게 주신 분을 굳게 믿고 있습니다."
"불에 태워지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 너는 화형의 불길에 견딜 수 있겠는가 말이다."
"예, 만약 견뎌야만 한다면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최악의 때는 잠깐 동안에 지나가고 나는 영구히 나의 주와 함께 살게 됩니다."
"너는 광신과 미신에 완전히 포로가 되어 있다. 너는 너를 기다리고 있는 무시무시한 운명을 모른다. 위협에 태연하기는 쉽다. 그리고 말로만 용기가 있다고 하기도 쉽다. 그러나 만약 그 공포가 실제로 닥쳐 온다고 하면 어떻게 하지?"
"나는 내가 필요한 때에 결코 나를 버리지 않는 분을 바라보겠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너에게 아무것도 해 준 것이 없지 않느냔 말이다."
"많은 것을 해 주셨습니다. 그는 나를 영원히 살게 하기 위해 그 자신의 목숨을 주셨습니다. 그에 의해 나는 당신들이 나에게서 빼앗으려고 하고 있는 이 생명보다 더욱 귀중한 생명을 부여받았습니다."
"그것은 다만 너의 환상에 지나지 않아. 한 시시한 유태인에게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하다는 말이냐?"
"그는 충만한 하나님의 덕이 형상으로 나타나서 잠시 이 세상에 머물게 된 분입니다. 그는 우리의 영혼이 구원을 받도록 육신의 죽음을 받으셨습니다."
"그렇게 말해도 모른단 말이냐? 지금까지로 보아 그가 네게 불행과 바통 이외에 아무것도 해 준 게 없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느냐? 그래도 믿지 않으면 안 되다는 말이냐? 죽음을 모면할 수 없는 것을 알면서도 너는 잘못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말이냐?"
"그는 죽음에서 극복할 수 있는 힘을 나에게 주십니다. 나는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죽음 바로 그것을 이 비참한 생활에서 행복한 생활에의 변화로 믿고 있습니다. 야수에게 찢겨 죽든 불길에 타서 죽든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내가 신앙을 관철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그는 나를 붙들어 주시며 나의 혼을 곧 하늘의 영원한 생활로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당신네들이 나를 위협하고 있는 죽음은 두렵지 않습니다마는 당신네들이 나에게 가지라고 권유하고 있는 그러한 목숨 따위와 같은 것이 나에게 있어서는 천만 번의 죽음보다 더 두려운 것입니다."
"이것이 최후의 기회다. 알겠나? 어리석은 아이야. 지금부터 너의 바보스런 생활을 그만둔다. 그리고 너의 광신적인 교사들이 지껄인 어리석은 말을 잊는다. 지금까지 우리가 들려준 말을 따른다.행운이 네 발 앞에 놓여 있다. 모든 축복으로 가득 찬 행운이 명성, 네 집의 재산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 모두 네 것이다. 그것을 얻기 위해 네가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다만 이 술잔을 들어서 저기 있는 제단 위에 술을 붓는 것 뿐이다. 자, 들어라. 실로 간단한 일이다. 망설이지 말고 해 버려라.죽음의 고통에서 너를 구원한다."
"나는 나의 구주를 결코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결정지은 말을 했다. 사형에 처하라!"
<카타콤의 순교자>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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