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사도직 계승자인가?
모든 기독인은 사도의 과업과 임무를 부여받았다. 모든 교회가 사도적 직무를 계승하고 있다. 전도사, 목사만 아니라 집사, 장로, 기독인 모두가 복음전도자로 부름 받았다. 현대 교회의 심각한 문제는 이 사실을 간과하는데서 발견된다.
오늘날의 기독교인들은 익명성을 원하면서 대형교회를 찾는다. 부담을 주지 않는 교회를 선호한다. 큰 규모 교회의 화려함, 편리함, 다양함, 세련미에 이끌린다. 그리스도는 이러한 유형의 '기독교인'을 원하실까?
오늘날의 집사는 헌금계수와 교회 재산관리와 봉사 직무만으로 사명을 다한 것으로 보는 듯하다. 장로는 당회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교회 업무를 관리하는 것으로 직무를 잘 수행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들은 복음전도가 목사와 전도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전도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 ‘교회 가자’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사도들이 말씀전파와 기도에 전념하려고 집사를 뽑고, 장로를 세운 것은 사실이다. 목사들은 아담한 공간, 모임 장소를 마련해 놓고 기독교인들의 수평이동만을 기다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방법으로 영혼구원과 교회개혁과 하나님의 나라 확장을 기대할 수 있는가? 땅 끝까지 이르러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는 최선의 방법인가?
성경에 나타나는 집사, 장로, 목사는 공통의 직임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들은 복음전도자였다. 직접적으로든지, 간접적으로든지 사도적 직무 곧 복음전도의 일을 수행했다.
사도성은 기본적으로 모든 기독인과 교회 전체가 이어받은 복음전도의 직무이다. 이 직무는 기본적으로 입을 열어 말을 하는 방법(orally)으로 수행한다. 이와 달리, 로마가톨릭교회는 교황과 주교가 사도직의 계승자라고 한다. 그러나 성경에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가르침이 없다. 교황이나 주교들이 사도들의 직접적이고 배타적인 의미의 계승자들이라는 근거가 없다.
사도들은 그리스도에 대한 직접적인 증언자들이었다. 그리스도의 대사(大使)들이었다. 그들은 계승자들로 대체될 수 있는 직임을 가진 자들이 아니었다. 사도들의 과업과 임무는 사도적 선교와 사도적 봉사(ministry)였다. 이 과업은 기본적으로 모든 기독인과 전체 교회에 의해 계속되었다. 사도적 증언(복음전도), 사도적 신앙과 고백의 계승, 사도적 봉사와 삶을 위해 분투노력하고 조화를 이루고, 이 직무를 이어받은 모든 기독인들은 사도직의 계승자들이다. 사도적 직무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로마가톨릭교회의 비평적 신학자이며 교회론 학자인 한스 큉 박사는 사도직이 특정 지역의 주교, 감독에게만 계승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도성 계승은 하나님의 백성 전체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한다(Han Kung, Infallible? 66-67).
교회의 지도력이 사도들과 그들의 카리스마 사역과 관련되어 있음은 사실이다. 여기에는 복잡한 역사적 발전이 개입되어 있다. 성직자와 평신도가 구분되고, 목회자단이 구성되고, 교회가 넓은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감독, 목사가 회중과 교회 영역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그 뒤에 오늘날 개념의 주교가 등장했다. 주교 개념이 발전하여 주교단이 만들어졌고, 로마의 주교 곧 교황으로 연결되었다.
목사, 감독, 주교가 복음전도의 직무를 맡은 유일한 사람이라는 이론은 성립될 수 없다. 신약성경에 따르면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을 선포하도록 부름 받았다. 바울은 사도, 선지자, 교사를 통합하는 단일화 경향을 공박했다(고전 12:23). 그러나 서로 다른 직임을 가진 직임자들은 공통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복음전도였다.
‘사도행전 30장 운동’은 모든 기독인의 사도적 직무 계승을 강조한다. 집사, 장로, 목사가 입을 열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결신자를 얻어 예배하는 신앙고백공동체를 개척하도록 지도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 할 까닭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하고, 성령 하나님의 역사에 철저히 의존하는 전도활동을 장려한다. 제2의 종교개혁은 모든 기독인이 열매를 맺는 복음전도자가 되게 하는 혁명적 변화를 추구한다.
복음의 능력을 믿고 고백하는 차원을 넘어 생명을 주고 열매를 맺는 결과로 나타난다. 인간은 예수를 믿어야 구원을 받는다.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른다(롬 10:10). 전도자는 예수가 그리스도이며, 인간이 그를 믿어야 할 까닭을 명료하고 단호하게 전해야 한다. 인간의 책임과 하나님의 주권은 상충되지 않는다. 하나님의 주권은 인간의 책임을 요구한다. 복음전도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 과제이다.
기독인이 사도적 직무 수행, 복음전도자의 소명에 최선을 다하면 ‘기적’이 일어난다. 성령님이 역사하여 믿음의 역사를 일으키신다. “이방인들이 듣고 기뻐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찬송하며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는 다 믿더라”(행 13:48). 교회 안의 갈등은 점점 사라지고, 윤리의식은 한껏 고조되며, 교회를 향한 세상의 조롱은 줄어든다. 교회는 질적 양적으로 부흥하고, 목회자 직임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하나님과 화목하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는 복음전도는 그리스도의 지상명령 수행이며, 교회개혁의 지름길이다.
최덕성 박사(브니엘신학교 총장, 고려신학대학원 교수, 1989-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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