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르만다

 

탄핵 반대집회가 선교 문을 닫게 할까? 교회사를 중심으로

 

김민호 목사(회복의교회 담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하여 교회 안에서 찬반 입장이 팽팽하다. 탄핵을 반대하는 입장은 대통령 탄핵이 반 헌법적이며 국가의 존망과 직결된 일이라고 한다. 반대로 탄핵을 찬성하는 입장은 교회가 광장에서 특정 정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으며 정치적 중립을 위반함으로 선교의 문이 닫히게 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 문제에 접근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이 있다. 그것은 교회가 과연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해서 성경은 교회가 정치에 관심 갖고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하는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마 22:21)라는 가르침을 정치에 무관심하고 침묵하라는 명령으로 이해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 필자는 여러 번의 칼럼을 통해 성경적 입장을 논증했었다. 이제 필자는 교회사를 통해서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먼저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초대교회 때부터 지금까지 교회는 정치와 무관하지 않았다. 아니 도리어 교회가 정치에 관심을 끊는 그 순간부터 세상은 어둠 속으로 들어가고 교회는 극심한 박해를 감수해야 했다. 특히 기독교에 대해 적대적 입장을 가진 사람이 권력을 잡을 때마다 교회는 극심한 박해가 예외 없이 동반되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염두에 두고 미국 3대 대통령이었던 토마스 제퍼슨에 의해 만들어진 원칙이 바로 “정교분리”였다. 정부는 종교를 정치적 목적으로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역사적으로 정치와 교회가 어떤 관계 속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법이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 살펴보자.

 

교회사를 조금만 관심 가지고 살펴본 사람들은 종교개혁이 정치적지지 없이는 도무지 불가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루터가 종교개혁을 했던 1517년 이후 독일에서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작성하여 종교개혁의 정신이 정립되도록 힘썼다. 그런데 독일의 종교개혁은 단순히 신앙적 영역의 개혁만으로 가능했던 것은 아니었다. 정치가 지지기반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독일 종교개혁을 요약하는 3P가 있다. 3P는 Prince(군주), Pastor(설교자), Professor(교수)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P’는 군주에 해당하는 ‘Prince’다. ‘Prince’(군주)에 해당하는 ‘P’는 당시 선제후였던 프리드리히3세를 지칭한다. 그가 정치적으로 종교개혁을 밀어주지 않았다면 독일의 종교개혁은 불가능했다. 이런 정치적 지지기반이 있었기에 교수(Professor)는 종교개혁의 정신을 학교에서 강의하여 제자를 양산할 수 있었고, 설교자(Pastor)는 많은 회중들을 계몽할 수 있었다. 이 삼박자가 맞아서 종교개혁은 독일에서 유럽 대륙 전체로, 더 나아가 영국까지 요원의 불길처럼 번질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영국의 종교개혁을 다루지 않을 수 없다. 영국의 종교개혁은 유럽보다 더 정치적인 지지기반이 필요했다. 영국은 헨리8세부터 시작된 성공회와 로마 가톨릭 간의 치열한 종교 대립이 정치 현상으로 나타났다. 왕이나 여왕이 가톨릭을 지지하면 가톨릭이 번성했고, 성공회를 지지하면 성공회가 번성했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서 이 흐름은 국교회(성공회)와 비국교회(장로교나 회중교회)의 대립으로 바뀌었다. 여기서도 정치는 절대적인 위치에 있었다. 그래서 왕이 어느 종교를 지지하느냐에 따라서 성공회가 번성하거나 혹은 비국교회가 번성했다. 이런 현상이 가중되다가 킹제임스 성경으로 유명한 제임스 1세가 왕이 되면서 청교들에 대한 박해가 점차 심화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청교도들은 끝까지 개혁해야 한다는 분파와 더 이상 영국의 개혁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분리주의자들이 나오게 되었다. 이들 가운데 분리주의자들은 그들의 정든 땅 잉글랜드를 등 뒤로 하여 박해를 피해 1620년 9월 6일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도 결국은 정치 때문에 생긴 어쩔 수 없는 비참한 선택이었다.

 

이렇게 정치적 박해로 어쩔 수 없이 신대륙(지금의 미국)으로 이주한 청교도 이민 1세대들은 정치와 신앙이 결코 떼라야 뗄 수 없다는 쓰디쓴 교훈을 얻은 사람들이었다. 그러므로 그들은 메사추세츠에 언덕 위의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시 여겼던 것은 당연히 정치였다. 성경에 기초한 법을 제정하고, 참정권은 성도의 자격이 분명한 사람들에게만 부여했다. 성도의 자격이라 함은 도덕적 무흠, 신앙 고백, 회심 체험을 의미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민 2세대에 와서 또 다시 정치적 혼돈이 밀려왔다. 신앙이 형식화 되고 타락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청교도 신앙과 아무 관계없는 이민자들의 이민은 정치적 혼란을 가중시키는 중요 원인이 되었다. 그 가운데 1734년과 35년 사이에 조나단 에드워즈를 중심으로 영적 대각성 운동이 일어났다. 놀랍게도 영적 대각성은 자동적으로 신대륙의 정치적 변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것은 바로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 이 정치적 흐름은 점차 가열되어 독립 전쟁으로 터져 나왔다.

 

문제는 그 다음에 있었다. 이 상황에서 진보적인 교회와 보수적인 교회가 정치에 대해 완전히 다른 입장을 취했다. 찰스 촌시(Charles Chauncy)와 조나단 메이휴(Jonathan Mayhew) 같은 진보주의자들은 미국인의 자유를 위해 독립 전쟁에 참여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에드워즈 사후(死後) 미국 청교도를 이끌어 오던 보수주의자들은 독립전쟁에 소극적 입장을 취했다. 그 결과는 너무도 참혹했다. 독립전쟁 후 많은 젊은이들은 교회를 떠나거나 진보주의자의 편에 가담하였다. 이 문제는 이 정도로 끝나지 않았다. 더 나아가 청교도들이 세운 교회는 삼위일체 교리를 부인하는 유니테리언 교회로 점차 문패를 갈아 달게 되었다. 이는 세상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해야 할 교회가 잘못된 판단을 함으로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지금의 미국교회가 이렇게 침몰하게 된 원인은 우연이 아니다. 이 당시 보수적인 교회들이 현실을 신학적으로 잘못 판단한 결과다.

 

다시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자. 미국의 역사를 통해서 교훈을 얻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현재 대한민국은 체제 전쟁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 현실은 미국이 독립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던 때보다 더 위중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가 침묵한다면 누가 목소리를 내겠는가? 보수적인 교회들이 침묵한다면 “돌들이 소리를 지르리라”(눅 19:40) 생각한다. 미국을 독립전쟁에서 이 돌들 역할을 자유주의 교회가 했다. 어찌 되었든 미국의 독립전쟁은 승리했지만, 선교의 문은 그 시점으로 크게 닫히고 말았다. 선교의 문이 닫힐 것을 걱정한다면 도리어 광장으로 나와야 한다. 돌들이 소리 지르기 전에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러면 다음 세대는 교회 안으로 몰려 올 것이다. 실제로 수많은 2030세대들이 광장에 나와 소리 지르는 기독교인들을 보고 교회로 몰려들고 있는 추세다. 교회사를 보라. 그러면 현재 상황이 어느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지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

 

김민호 목사(회복의교회 담임)

 

[출처] 기독교 일간지 신문 기독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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