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기 총장에게 바란다/ 이성구
(코람데오닷컴의 글, 고신대 연구용으로 옮김)
고려학원 이사회는 두 차례 공모 끝에 단독 후보임에도 두 차례나 투표하여 어렵게 신임 고신대 총장을 선출하였습니다. 총장 선임 절차 전후로 끊임없이 악성 문자로 총장 선임을 막으려는 시비가 있었습니다. 고신 총회 운영위원회의 인준을 받고 11월 9일 취임식을 갖게 될 신임 이정기 총장에게 축하의 인사에 앞서 고통스러운 말부터 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지난 1년간 감시단이라는 이름으로 고려학원 사태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려 한 사람으로서, 부르심을 받은 고신대학교 총장의 사역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몇 가지 고언(苦言)을 드립니다.
1. 고려학원의 미래에 대한 실제적 책임자가 되었음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고신대학, 복음병원, 고려신학대학원은 명목상으로는 고신 총회가 직영하는 것으로 되어있지만 총회는 이사회에, 이사회는 총장 병원장 신대원장에게 경영을 전적으로 위임합니다. 신대원장과 병원장의 인사 제청권을 총장이 행사하도록 되어 있으니 결국 최종 경영책임자는 총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누구도 궁극적 책임을 질 수가 없습니다. 주인없는 대학과 병원이기 때문에 부실경영을 피할 수 없다는 세간의 평가가 무색하도록 절대적 책임과 권한을 행사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 기관은 법적으로 하나의 기관인 만큼 한 기관의 붕괴는 다른 기관에게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총장께서는 고신총회를 대신하여 세 기관의 운영책임을 지게 되었으므로 그에 따른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여 고신 총회 72년의 역사에 누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2. 각종 압력을 누르고 과감한 인사를 단행할 각오를 하셔야 합니다.
한 공동체를 제대로 운영하는 데는 인사(人事)가 만사라는 말이 결코 틀리지 않음을 우리는 역사에서 숱하게 보아 왔습니다. 고신대학교와 복음병원은 능력이나 전공보다 크고 작은 인맥으로 점철되어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교회들도 인맥의 못자리 역할을 한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신임 총장은 교수 직원들의 인맥 계통도를 파악하여 교회가 직영하는 공공의 조직이 사적 인맥의 놀이터가 되지 않도록 빠르게 조치하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사적 인맥은 부정과 부패, 무능의 생산라인으로 전락하는 결과를 빚습니다.
3. 논란을 피할 수 없는, 저항이 극심할 과격한 구조조정을 반드시 돌파하셔야 합니다.
고신대학교는 이미 지난 학기에 교직원의 월급을 체불하는 경험을 하였고 정부 관계기관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임 총장은 취임식 전에 최소한 대학의 1차 구조조정안을 확정지어야 합니다. 벌써 7,8년 전에 시행했어야 하는 구조조정을 미루기만 하여 한꺼번에 위기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고려학원 감시단이 수 차례 지적하고 제시한 대로 고신대학교의 설립 취지를 따라 단호하고 즉각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해야 합니다. 여기서 어물쩍거리면 순식간에 3기관 전체를 소멸시키는 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고신대학교 마크/ 고신대학의 기초인 성경과 진리 및 학문의 상징인 책의 형태와 기독교의 상징인 십자가, 그리고 은혜와 사랑을 표방하는 비둘기를 입체적으로 조합하여 형상화 한것으로써 가장 이상적인 기독교 대학의 상에 새롭게 비상하는 고신대학교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중심에는 학교의 교훈인 CORAMDEO가 놓여있고 전체적으로 청교도의 상징이요, 젊음과 평화를 의미하는 청색을 이용하였으며, 현대적 감각을 살리기 위해 뉴컬러로 표현하였다.
4. 고려신학대학원,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의 설립 목적을 이루어 낼 솔직하고 단순한 미래를 보여주십시오.
고신대학교를 더 이상 화려한 언어로만 치장하여 교회와 사회를 어지럽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수백억의 후원금 모금이라든지, 세계 최고의 기독교대학이라든지 하는 지나치게 화려한 언어에 우리는 지쳤습니다. 제 몸도 가누지 못하면서 떠벌리는 정치적 행위를 총장이 계속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개혁 신앙과 신학에 따른 바른 교회를 설립하고 치유 사역을 통해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파하는 단순한 목적만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게 해야 합니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제안하십시오. 하나님과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모든 계층의 지혜를 총동원하도록 하십시오.
5. 대학과 병원의 존재 이유를 물심양면으로 후원할 수 있는 확실한 배경인 고신 교회를 설득할 수 있도록 내부 개혁을 반드시 이루어 내셔야 합니다.
고려학원 세 기관은 고신 총회의 유산입니다. 일제하에서 신사참배 강요를 당하면서 바른 신학을 가르치는 신학교가 절실하였기 때문에 고려신학교를 세웠고, 가난한 이웃을 돌보기 위한 구제병원으로 복음병원이 설립되었으며, 하나님의 나라 건설에 필요한 개혁주의 인재 양성을 위하여 고신대학교를 시작하였습니다. 모두 고신 교회의 적극적인 협력 아래 설립되었고, 총회의 직영 기관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세 기관 모두 교회와 함께 가야 할 필연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신임 총장은 고려학원을 위한 기도를 멈춘 고신 교회와 각 기관이 일체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합니다. 대학과 병원 구성원들도 교회의 기관임을 분명히 하고, 인사 재정 행정 등 모든 면에서 불의, 부정직, 부조리함을 버리고, 철저하게 성경적 윤리관을 확립해야 합니다. 교회의 기관으로서 노조가 필요 없을 정도의 아름다운 노사관계가 형성될 때 비로소 교회는 대학과 병원의 절대적인 후원자로 돌아올 것입니다. 고신 총회가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여 지원하기에 합당한 대학과 병원으로 거듭났다고 설득할 수 있을 만큼 변화를 이루기를 부탁드립니다.
고신인으로 태어나 고신인으로 자랐고 고신인으로 교육을 받은 신임 이정기 총장께 너무 큰 책임을 떠맡기고, 앞선 어느 총장도 감히 풀어볼 생각도 하지 못한 큰 과제를 요구함이 무리해 보이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라 ‘오직 믿음’으로 감당해 가시기를 바라며 감히 고언을 드리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코람데오닷컴(http://www.kscoramde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