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르만다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6666666666666tt.jpg

 

 
나와 SFC
 
최근 일련의 죽음이 SFC와 내가 깊이 엮여 있음을 알게 합니다. 나는 어린 시절 구포제일교회 중등부원이 되면서 SFC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및 대소요리문답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나의 평생의 큰 목표가 되었고, 지금도 그 의미를 찾아 공부하는 중입니다. 내게 있어 SFC는 개혁신앙을 알게 하고, 개혁주의를 배우게 한 통로입니다.;
 
대학을 졸업하며 나는 SFC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것이 나의 길이라 생각하고 SFC 간사가 되었습니다. 포항공대를 졸업하고 간사가 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좌절하셨고, 누나들은 아쉬워했습니다. 내게 있어 개혁신앙과 신학을 가르치고 전하는 일은 최고의 소명이고 존재 자체였었으나 그것은 내 부모님과 형제들을 크게 좌절케 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나는 지금의 아내와 결혼을 했는데 당시 주례를 맡으신 목사님은 내가 SFC의 평신도 간사로 사역함에도 불구하고 나를 무직자로 이해하셨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그 목사님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당시로서는 너무도 섭섭하고 마음이 상했던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그 목사님만 그렇게 하신 것은 아닙니다. 모 교회의 목사님은 내가 SFC 같은 곳에서 일하려고 한다며 부모님을 실망시켰다고 만날 때마다 혼을 내시곤 했습니다. 모두가 사랑으로 하신 말씀들이었지만 당시에는 마음을 시원케 하는 말씀들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나는 개혁주의와 SFC를 동일시 하고 있었고, 개혁신앙과 SFC는 같은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물론 강령이 그러했기에 더 그랬고, 강령이 그러하면 그러해야 한다는 나의 고지식한 인식이 그렇게 나를 몰아 갔던 것 같습니다. 포항공대 SFC의 간사로, 본부의 간사로, 신촌지역 사역자로, 그리고 총무 간사로 그렇게 SFC와 개혁주의, 개혁신앙, 개혁신학은 함께 묶여 갔습니다.
 
그랬던 내가 미국에서 성령님을 체험하면서 나는 큰 혼란을 느꼈습니다. 당시 김상수 목사님께서 잘 지도해 주셨고, 이후 한국에서 SFC가 아닌 교회의 목사로 부름을 받으면서 나는 SFC와 개혁신앙, 그리고 성령님과 교회에 대하여 새로운 배움과 앎과 이해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내가 아는 SFC와 개혁신앙은 성령론을 충분히 가르치지 않았고, 항상 말씀만을 강조하는 공동체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성령님의 조명에 대해 안 배운 것은 아니나 성령님과 개혁신앙, 그리고 SFC는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였었습니다.
 
당시 나와 SFC는 내가 교회로 부름을 받으면서 사역지를 바꾸면 정리가 되는 것이 현실이었기에 SFC와 성령 하나님은 고민하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개혁신앙과 성령님, 그리고 교회와 성령님은 어떻게 이해하야 하는가? 하는 질문은 회피할 수 없는 명료한 질문이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고 싶어 성령님을 존중하고 그 현재성을 강조하는 모임들에 참여도 해보았고, 능력 사역에 관심을 가지고 성령님의 역사가 나타나는 곳을 다녀보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노력들은 능력과 은사를 이해하고 배우는 좋은 계기였으나 개혁신앙과 성령님을 바르게 이해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성령님과 개혁신앙이 연결되는 지점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칼빈의 성령론을 깊이 들여다 보아야 했습니다. 물론 최근에야 헤셀링크가 칼빈의 성령론 연구가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칼빈의 신학 전체를 알지 못하고서는 칼빈의 성령론을 논할 수 없다고 정리한 내용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만나보지도 못한 좋은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사실 개혁신앙과 성령님은 멀리 있지 않고, 결코 그럴 수 없는 데 내가 무지하여 개혁신앙과 성령님을 바르게 알지 못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성령님을 은사주의 운동으로 환원하는 현재의 모든 성령 운동도 원인이었습니다. 성령님하면 능력과 은사만을 강조하다보니 마치 능력과 은사만이 성령 운동인 양 오해하는 경향이 생깁니다. 은사주의는 단성론의 위협과 단일신론의 유혹을 넘어서지 못하면 이단에 불과한 것입니다. 은사와 능력은 결코 자연을 포섭하는 초자연이 될 수 없고, 그리스도는 초자연적 하나님이실뿐만 아니라 자연적 존재인 인간으로 존재하심을 부인해서는 안됩니다. 성령님이 주시는 중생과 회심, 그리고 회개와 새로운 삶, 그 안에서 체험하는 은사와 초자연적 삶은 반드시 자연과 함께 하는 은혜의 결과임을 바르게 알지 못하면 대부분의 은사 체험은 결과적으로 이단의 길에 빠지는 위험을 겪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침내 나는 개혁신앙 안에서 성령님을 알게 되었고, 청교도와 언약도들 안에서 회심과 회개의 삶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의 최고의 관심인 양심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맞이했습니다. 개혁신앙은 성령님을 부정하지 않는 신앙이며, 개혁신학은 성령님의 조명 안에서 성경을 이해하는 성령님의 신학이며, 개혁 교회는 성령님이 거하시는 집으로서의 교회임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SFC는 성령님께서 교회에 생명을 부어 주시기 위해 사용하시는 성령님의 학생운동이면 충분한 것입니다. 나는 그런 성령님의 학생신앙운동을 새롭게 만나고 싶습니다.
 
최근 나는 송도제일교회를 담임으로 섬기며 교회와 함께 있는 복음병원 장례식장에서 세 명의 귀한 SFC 출신 사역자들의 장례에 참여했었습니다. 뉴질랜드 더니든에서 세계 복음화의 꿈을 꾸며 헌신하다 먼저 떠난 고 김경인 목사님, 8영도 교회를 섬기다 부름을 받으신 고 김희택 목사님, 그리고 이번 주에 부름을 받고 떠나신 초장동 교회를 작은 예수로 섬기신 김종선 목사님의 죽음과 장례식은 나와 SFC에 대하여 새롭게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주었습니다. 성령님의 신학과 신앙인 개혁주의, 성령님의 교회인 개혁 교회를 섬기는 나와 성령님의 학생신앙운동인 SFC는 주님께서 엮어 두신 큰 끈으로 하나가 되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어린 시절 내 인생의 엄청난 과제였던 개혁신앙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대소교리문답은 개혁신앙을 성령님이 주신 믿음의 신앙이며, 성령님이 인도하시는 경건의 삶임을 가르칩니다. 영적 양심을 각성하여 성령님의 이끄심을 따라 온전한 믿음과 삶의 열매를 이루는 것, 말씀을 통해 중보자이신 그리스도를 온전히 깨닫고 따르는 길, 그것이 개혁 신앙입니다. 이를 우리의 자녀들에게 전수하고 가르치는 일, 그것이 교회의 몫이고 SFC의 역할인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나와 SFC는 끊을 수 없이 연합한 존재임을 확인합니다.

 

장례식장을 다녀오며 삶의 날이 길지 않음을 새롭게 깨닫곤 합니다. 벌써 다음 세대들에게 자리를 물려주어야 할 때가 되는 것 같습니다.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참된 개혁 신앙, 성령님의 신학과 신앙을 전수해야겠습니다. 내 자녀들에게, 그리고 내게 맡기신 교회의 성도들과 그 자녀들에게 참된 개혁신앙을 전하는 일이 가장 급한 일입니다.
 
김형렬 목사 
 
송도제일교회 담임목사
울런공 한인 장로교회 Senior Pastor
불꽃교회  Senior Pastor
구포제일교회  부목사
Student For Christ 총무간사
Calvin Theological Seminary 역사신학 전공
포항공과대학 기계공학 전공
 
 

▶ 아래의 SNS 아이콘을 누르시면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습니다.


  1. notice

    사도행전 30장 운동이란 무엇인가?

    사도행전 30장 운동이란 무엇인가? <리포르만다>가 펼치는 ‘사도행전 30장 운동’(ACTS 30 MOVEMENT)은 하나님의 주권을 믿고, 은혜로 주어진 구원에 감격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기쁜 소식 전파에 전력하는 생명(zoe) 운동이다.  사도 바울은 "나는 복...
    Date2020.03.27 Byreformanda Reply0 Views1859 file
    read more
  2. 베트남에는 노인이 없다.

        베트남에는 노인이 없다   베트남에는 노인이 없다 왜 일까요? 지난 2월초 설 연휴 때 베트남에 살고 있는 모 한의사의 초청으로 호치민市 (옛 월남의 수도 사이공)를 방문해서 5일간 있었습니다. 그 기간에 그 분과 함께 외식도 하면서 이곳, 저곳을 구...
    Date2023.03.18 Byreformanda Reply0 Views286 file
    Read More
  3. 가톨릭 주석 성경

        가톨릭 주석 성경   https://bible.cbck.or.kr/Knbnotes?fbclid=IwAR1asLMkJj4JHL9jo9OXSC82E4l5OBVMa84XBYy6F66uIajxTRpl4LBBWHE       ▶ 아래의 SNS 아이콘을 누르시면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습니다.
    Date2023.03.16 Byreformanda Reply0 Views587 file
    Read More
  4. 정명석은 신과 대화를 한다

      정명석은 신과 대화를 한다   YTN 라디오 FM 94.5 대담 녹취 유튜브 [슬라생] JMS 탈출한 前 부총재 폭로 “정명석 충격적 실체 또 있다” 230313   사회자: JMS 초창기 멤버로 30여 년간 부총재로 간부 생활을 하다가 2009년에 탈퇴한 김경천 목사와 함께 자...
    Date2023.03.14 Byreformanda Reply0 Views270 file
    Read More
  5. 신천지 총회장에 대한 신앙고백

      신천지 총회장에 대한 신앙고백   아래의글은 신천지 사단 멤버 최완규 페이스북(2020, 03, 02)에 실린 최완규 님의 글입니다. 신천지 사단 신도들이 이 번 사태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어제 신천지 총회장님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너무 슬...
    Date2023.03.04 Byreformanda Reply0 Views202 file
    Read More
  6. 나와 SFC

        나와 SFC   최근 일련의 죽음이 SFC와 내가 깊이 엮여 있음을 알게 합니다. 나는 어린 시절 구포제일교회 중등부원이 되면서 SFC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및 대소요리문답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나의 평생의 큰 목표가 ...
    Date2023.03.04 Byreformanda Reply0 Views141 file
    Read More
  7. 미국 이야기

      미국 이야기   내가 사는 오렌지카운티의 약 4000명이 섬기는 교회의 인정받는 장로님과 권사 부부에게 아들 하나가 있었다. 아들은 부모의 열성과 노력으로 하버드대 법대를 졸업하고, FBI 간부 시험에 당당히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부부는 교회에서 잔...
    Date2023.03.01 Byreformanda Reply0 Views103 file
    Read More
  8. 교회 선택 요인. 떠나는 요인

        교회 선택 요인, 떠나는 요인   차종률 페북 글   지앤컴리서치(지용근 대표)가 20세 이상 개신교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다.   평신도들이 교회를 선택하는 요소로는 '집과의 거리'를 꼽은 응답자가 20.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모태 신앙·어...
    Date2023.02.16 Byreformanda Reply0 Views118 file
    Read More
  9. 복음 설교에 인색한 목사들

        복음 설교에 인색한 목사들   이은성 목사의 페북 글   [브니엘중고등학교] 교목시절 첫해에 유명한 학생집회 유명강사라는 분을 불러 전도집회를 했는데, 집회후 평가하는 자리에서 윤리선생님께서 강사 목사님이 자가 밥 그릇을 빼앗으려 한다고 혹평을...
    Date2023.02.14 Byreformanda Reply0 Views202 file
    Read More
  10. 이재철 목사의 목회단상 33가지

        이재철 목사의 목회단상 33가지   1. 어떤 교인보다 더 많이 성경을 읽고, 어떤 교인보다 더 많이 기도하는 자가 되라. 말씀과 기도는 습관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2. 새벽기도회가 끝남과 동시에 개인 기도를 충분히 하라. 그 시간을 놓치면 하루 중 ...
    Date2023.01.23 Byreformanda Reply0 Views592 file
    Read More
  11. 존 오트버그, <내가 구원 받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존 오트버그, <내가 구원 받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현OO     최덕성 교수님 안녕하세요.  저는 대한예수교장로회 OO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한 청년입니다. 저는 교수님이 새 관점 칭의론과 유보적 칭의론에 대항하여 정통개혁신앙을 변증하시는 ...
    Date2023.01.02 Byreformanda Reply0 Views244 file
    Read More
  12. 생존 가치가 있는 사람들

      생존 가치가 있는 사람들   중국의 어느 시골마을 버스 안에서의 일이다. 예쁘게 생긴 여자를 험악하게 생긴 두 건달이 희롱했다. 버스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모른체했다. 급기야 두 건달은 운전사에게 정지할 것을 명하고 말을 듣지 않자 여...
    Date2022.12.10 Byreformanda Reply0 Views177 file
    Read More
  13. SFC 폐지 논쟁 치열… 1년간 연구키로

        예장 고신 총회(총회장 권오헌)가 미래정책연구위원 손현보 목사가 청원한 SFC(학생신앙운동) 폐지 청원의 건을 1년간 연구하기로 했다. 70여 년간 학원복음화운동을 펼쳐온 SFC를 폐지하자는 안건은 총회를 앞두고 교단 안팎의 뜨거운 이슈였다. 캠퍼스 ...
    Date2022.09.23 Byreformanda Reply0 Views338
    Read More
  14. 기감 5개 단체의 질문, WCC,동성애·NCCK

        지난 2020년 10월 제34회 기감 각 연회 감독 및 감독회장 이·취임식이 진행되던 모습(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계없음). ©기독일보 DB     기감 5개 단체의 질문: WCC,동성애·NCCK   기감 5개 단체, 연회 감독 후보자 23인에 동성애·NCCK 등 질문   ...
    Date2022.09.23 Byreformanda Reply0 Views435 file
    Read More
  15. 예장 통합의 교인 수 감초

      예장 통합 제107회 총회 모습(양곡교회당, 2022. 09 20)     예장 통합 제107회 정기총회가 2022년 9월 20일 창원 양곡교회 개회예배에서 부총회장 이순창 목사가 설교를 하면서 다음과 같은 요지로 말했다.     “팬데믹 시대에 우리는 많은 아픔을 겪었다....
    Date2022.09.21 Byreformanda Reply0 Views184 file
    Read More
  16. No Image

    WCC 제11차 총회 웍크숍 주제 93가지

          WCC 제11차 총회 웍크숍 주제 93가지   1. 대역병 상황에서 장애자가 겪는 차별과 고통의 현실, 2 전 세계적으로 밤마다 배고픈 상태로 잠자리에 드는 8억 1천 1백만 명의 인구들의 굶주림에 맞서는 기도와 행동, 3 다양한 문화와 종교 간의 교육, 4. 증...
    Date2022.08.27 Byreformanda Reply0 Views17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