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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은성 교수










로버트 슐러 신학


라은성 교수


<기독신문> (2015.4.7.)에서 옮김


20세기를 떠들썩하게 장식한 수정성당(Crystal Cathedral)의 담임목사였던 로버트 슐러(Robert Harold Schuller)가 식도암으로 2015년 4월 2일 88세의 나이로 죽었다. 4월 2일자 미국 USATODAY는 그의 죽음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텔레비전 복음전도자 로버트 슐러는 존 칼빈의 가르침과 노먼 빈센트 필의 가르침을 통합하고 그의 유명한 수정성당을 파산케 했다. 가장 잘 알려진 목회자인 슐러는 메가 제국을 바라보았는데 자동차로 들어오는(drive-in) 극장으로 시작하였지만 지도력에 대한 가족 언쟁들과 거대한 빚으로 그것은 산산조각 났다.” 여기서 그의 간략한 생애와 신학적 평가를 내리고자 한다.
 
간략한 생애

그는 개혁신학교인 미시간 주의 호프 칼리지(Hope College)에서 학사학위를 받았고, 이어서 웨스턴 신학교(Western Theological Seminary)에서 목회학석사학위를 받은 후 개혁파 목회자로 부름을 받았다. 칼빈주의를 따르는 학교에서 공부했던 슐러는 칼빈의 <기독교강요>의 네 권의 색인을 쓸 정도로 칼빈에 대해 알고 싶었다고 한다. 안수를 받은 후 시카고 근교에서 목회하면서 40명에서 400명으로 성장했다. 가가호호 다니면서 전도하여 교인의 수를 성장시켰다.

1955년 캘리포니아 주의 가든 그로브(Garden Grove)로 이주하여 교회를 세웠다. 운전하여 들어올 수 있는 극장을 빌려 설교했다. 순식간에 사람들의 관심을 갖게 하여 300석이나 되는 극장을 청취자들로 가득 메우게 했다. 1961년 1700석이나 되는 대형교회로 성장시켰다. 얼마 되지 않아 수정성당으로 교회 자리를 옮겼다. 1969년 부흥사 빌리 그레이엄의 텔레비전 설교에 감동을 받아 방송설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는 소망의 탑(Tower of Hope)이란 방송으로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2006년 1월 22일 슐러의 아들 앤터니는 수정교회의 담임목사가 되었지만 2008년에 사직토록 했고 이어 그의 장녀인 쉘라가 2010년 담임목사가 되었다. 얼마 후 10월 18일 수정성당은 파산 보호책을 신청했다. 2013년 1월 24일 바비 슐러, 즉 슐러의 손자가 ‘소망의 탑’ 교회의 목회자로 선출됐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던 슐러는 2013년 8월 식도암의 진단을 받았다.
  

 

 

▲ 미국 LA에 위치한 수정성당. 번영의 신학으로 대변되는 로버트 슐러의 신학은 결국 파산으로 끝을 맺었다.

신학

슐러는 전형적인 아르미니우스주의와 부흥주의를 가미시킨 자였다. 그는 정통신앙인 니케아 신조와 칼케돈 신조를 수용했고 아우구스티누스와 칼빈을 존경한다고 했다. 또 성경의 무오성과 본문비평을 수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니 무관심하다고 보아도 좋다. 성경을 늘 인용하면서 지침서로 삼는다고 했다. 20세기 미국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는 친숙함을 보였으나 청중이 무슨 복음을 들었는지에 관해 의문을 가져야 할 것이다.

세 가지 관점에서 그의 신학에 의문을 가진다.

1) 죄의 문제다. 인간의 문제를 뿌리 깊은 죄라고 말하지만 그가 말하는 죄는 연약함이나 무기력을 의미한다. 누군가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고 사랑하지 못하는 것이나 사랑 받지 못하는 것이라 보았다. 따라서 하나님 앞에서의 죄의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 당연히 중생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2) 복음의 문제다. 누구든 자존감을 회복하여 믿음을 가질 수 있다. 자신에 관해 좋은 감정을 가져야 한다. 이것을 위한 것이 복음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을 알 때야 비로소 자신의 가치를 깨닫게 되고 죄에서부터 돌아서게 된다고 한다. 이 일을 위한 첫 번째 단계가 자신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자신의 가치를 믿는 것은 하나님을 믿을 때 당연한 결과라고 보았다. 원죄를 인정하지 않고 인간의 의지를 강조하는 펠라기우스주의와 다를 바 없다.

3) 방법의 문제다. 미국인의 3/4는 성경을 최종적 권위로 인정하지 않기에 그들에게 가깝게 접근하기 위해 어떤 수단도 사용한다. 열정적으로 그들을 구원할 수 있다고 보고 지상의 행복을 누리도록 했다. 자연스럽게 성화나 자기부인은 온데간데없다. 선한 목적을 거창하게 설정한 후 어떤 방법이라도 동원했다.
 
평가

수정성당이란 이름에서 우리는 반감을 갖는다. 교회가 아니라 그는 로마 가톨릭교회가 사용하는 성당(Cathedral)을 사용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그는 세습제도를 일삼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아들만 아니라 딸 더 나아가서 손자에게까지 담임목사직을 주장했다. 그리고 그는 인간을 위한 기독교이지 하나님을 위한 신앙이 아니었다. 자신과 노먼 필의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통합하여 자부심의 신학(theology of self-esteem)을 주장했고 죄의 경고에 대해 침묵하고 복음과 심리학을 섞어 목적보다 수단을 강조하였다. 그러니 복음의 핵심인 죄의 용서와 회개만 아니라 악에 대해서 침묵했다.

그의 수적 성장, 번영신학 및 적극적인 사고방식은 한국교회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지만 이와 같은 그릇된 신학사상의 결말이 무엇임을 볼 수 있다. 한국교회는 성경적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하나님의 뜻을 파악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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