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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순절운동과 신사도운동

정이철 목사


신사도운동가들이 이미 성령으로 중생한 신자들에게 다시 권능으로 임하는 성령의 임재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도록 가르친다는 점에서 오순절주의자들과 은사주의자들과 같다. 그러나 오순절운동과 은사운동에 헌신된 사람들에게서 나타나지 않았던 특이한 면들을 보인다. 신사도운동가들은 자신이 영적권세를 가진 중보기도 사역자들이라고 주장한다. 스스로 마귀를 물리치는 중보기도 영적전쟁을 수행하면서 하나님나라 확장을 방해하는 악한 영들을 제압하여 아직 성취되지 않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성취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스라엘을 최종 목표로 삼는 사역을 진행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성취하는 종말적 영적전쟁을 수행한다고 한다. 이런 점들은 이전의 오순절운동과 은사동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현상들이다. 


그리고 신사도 운동에서 나타나는 더욱 분명한 특징은 사도와 선지자 사상이다. 이전의 오순절운동과 은사운동에서도 예언은 여전히 존재했고 중시되었다. 조용기 목사와 같은 많은 오순절운동가들이 공개적으로 하나님이 직접 자신에게 주시는 예언을 받아서 사람들에게 전했다는 것은 다 알려진 일이다. 그러나 오순절운동과 은사운동은 예언하는 사람들에게 사도, 선지자라는 호칭을 부여하지는 않았다. 오순절운동가들 중에서 자신이 하나님으로부터 직통으로 오는 계시와 음성을 수납하여 교회에 전하는 사도와 선지자라고 주장한 경우는 거의 없었고, 그들은 다만 예언을 하나님(?)께로부터 받아서 전했다. 이런 점에서 신사도운동은 이전의 오순절운동, 은사운동과는 구분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사도운동의 뿌리와 많은 내용들은 오순절운동과 아주 유사하다. 신사도운동은 근본적으로 1900년대 초에 나타난 아주사 거짓 부흥을 통해 일어난 비성경적인 성령운동에 속한다고 이해되어야 한다. 아주사 거짓 부흥으로부터 가장 먼저 오순절 운동이 나타났고, 오순절 운동이 쇠락해가는 60년대에 이르러 조금 다른 옷을 입은 은사 운동이 등장하여 계속 아주사 부흥의 거짓 역사를 이어갔던 것처럼, 같은 내용물이 2000년부터 좀 더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것이 신사도 운동이다. 신사도 운동을 완성한 대표신학자 피터 와그너는 신사도 운동의 뿌리가 오순절 운동과 은사 운동의 기원인 아주사 부흥이라고 다음과 같이 분명하게 말한다.


“20세기에 일어난 유명한 아주사 거리의 부흥운동(1906년)은 삼위일체의 세 번째 위격이신 성령 하나님의 사역과 성품이 비로소 올바른 자리를 찾도록 만들었다. 미국의 신사도 개혁 운동의 기원을 추적하면 독립은사주의 교회들(the independent chrismatic churches), 그리고 그 이전의 전통적인 오순절 운동(classical Pentecostalism), 그리고 그 이전의 아주사 부흥운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사도 운동가는 기본적으로 오순절 운동가


신사도 운동이 오순절 운동의 큰 산맥에서 최근에 솟은 새로운 봉우리는 사실은 그 중심인물들의 신앙배경을 조사하면 더욱 더 분명해진다. 신사도 운동을 일으키는 최초의 물결을 만들어 낸 존 윔버(John Wimber, 1934-1997)를 보자. 그는 원래 신비주의 종파인 퀘이커교회에서 성장했으나, 1963년부터 오순절 운동으로 신앙노선을 바꾼 사람이다. 존 윔버의 신앙노선이 오순절 운동으로 바뀌지 않았다면 이적과 치유를 강조하는 빈야드 운동은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괴이한 웃음 부흥의 문을 연 토론토 공항교회도 오순절 교회이고, 그 교회의 담임 존 아놋(John Arnott) 목사도 오순절 교회에서 성장하였다. 신사도 운동의 최고의 웃음부흥사였던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로드니 하워드 브라운(Rodney Morgan Howard-Brown) 목사도 오순절 교회에서 성장하였고, 오순절 신학교에서 교육받았다. 


로드니 하워드 브라운의 부흥회에 참석하여 괴상한 기름부음을 체험한 후 큰 능력을 발휘하는 신사도 운동가가 되어 미국과 유럽의 여러 도시들을 방문하여 집회를 열어 많은 목회자들을 오염시킨 헌터부부(Charles &Frances Hunter)라는 평신도 부부가 있었다. 기름부음의 전도사로 널리 알려진 한국의 평신도 신사도 운동가 손기철 장로가 처음 치유사역을 시작할 때 모델로 삼고서 흠모하였다는 사람들이다. 헌터 부부도 오순절 운동 교회에서 신앙이 자란 사람들이다. 미국의 오순절 운동을 대변하는 잡지 <Chrisma> 1986년 5월호에는 헌터부부가 영향력 있는 오순절 은사주의자 20위권에 속하는 유명한 사람들이라고 소개되었다.


 

 

  Donald Mcgavran, 1897-1990

80년대 초에 플러신학교에서 존 윔버와 함께 강의하면서 빈야드 운동에 매료되었고, 후에 사도들의 연합단체인 ‘국제사도연맹’을 직접 설립하여 신사도 운동을 체계화시킨 피터 와그너도 피터 와그너도 세계적인 교회성장학자였던 자신의 스승 도날드 맥가브란(Donald Mcgavran, 1897-1990) 교수의 지도하에 오순절 교회들의 성장에 대해 연구하면서 신학의 중대한 변화를 경험하였다. 1999년 미조리 주 캔자스에서 IHOP을 설립하여 신사도 운동의 예언 운동을 이끌어간 마이크 비클(Mike Bickle)도 루터란 교단에 속한 은사 운동을 추구하는 교회에서 목회하면서 먼저 예언과 친숙해졌다. 1995년에 일어난 신사도 운동의 거짓 부흥의 한 줄기인 ‘펜서콜라 부흥’(Pensacola Revival)을 일으킨 플로리다 주의 브라운즈빌교회(Brownsville Assembly of God)도 오순절 교회이다.


1993년 시애틀에서 집회를 인도하던 중 “내가 펜서콜라에 큰 부흥을 보낼 것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흥의 불길이 전 미국을 불태울 것이다”라고 하나님이 직접 주시는 말씀을 사칭하며 거짓된 예언을 전하였고, 신사도 운동의 대표자인 피터 와그너를 여의도 순복음 교회로 초청하여 그의 신사도 운동 사상을 전파한 조용기 목사도 한국과 세계를 대표하는 오순절 운동가이다.


2008년 잠시 반짝하다가 허무하게 사라진 거짓 사도인 타드 밴틀리(Tod Bentley)를 초청하여 ‘레이크랜드 부흥’(Lakeland Revival))이라는 신사도 운동의 거짓 부흥의 한 줄기를 일으킨 플로리다 주 레이크랜드(Lakeland)의 이그나티드 교회(Ignited Chruch)의 스테판 스트레이더(Stephen Strader)목사도 오순절 운동가 오랄 로버츠가 세운 학교에서 공부하였다. 신사도 운동의 대표적인 예언사역자이며 영적전쟁을 수행하는 중보기도 운동의 장군인 신디 제이콥스(Cindy Jacobs)라는 여성도 거짓방언이 징조로 간주되는 성령세례에 대한 확신으로 무장된 오순절 운동가이다. 신디 제이콥스는 이미 성령으로 거듭난 신자들이 방언을 동반하는 성령세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과 성령세례 운동가들이 성령세례 현상으로 주장하는 신비적인 현상을 매우 강조한다.  

일반 오순절 교회의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은 자신들이 신사도 운동과 같은 궤도 안에 있다는 말을 불쾌하게 여긴다. 그들은 오순절 운동과 신사도 운동이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1949년 미국의 오순절 교회가 신사도 운동의 초기 인물이었던 윌리엄 브랜험(William M. Branham, 1909-1965)을 정죄하였다는 사실을 증거로 제시한다. 그러나 당시 정죄받았던 윌리엄 브램험의 주장과 사상이 현재 일반 오순절 교회 안에서 더 이상 정죄당하지 않고 수용되고 있다. 1949년 미국의 오순절 교단이 비성경적이라면서 정죄하였던 윌리엄 브랜험과 그가 중심이었던 '늦은 비 운동'의 가르침의 중심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1) 교회의 기초가 되는 사도직과 선지자직의 복원 사상.
2) 사람의 뜻을 따라 안수함으로서 성령의 기름부음이 전이된다는 임파테이션에 대한 가르침.
3) 사람에 대한 죄로 부터의 귀신축출과 고백.

4) 안수를 통하여 선교 사역을 위한 언어은사와 다른 사역들을 위한 기술을 전달하는 비성경적 임파테이션.
5) 예언 또는 예언적인 선포 등에 의해 사람들에게 지도력을 부여하거나 극단적이고 비성경적인 임파테이션(인위적인 성령의 능력전달)을 하는 행위.
6) 교회들이 일반적으로 수용하는 가르침에 반하는 왜곡된 성경해석.


 

 

 윌리엄 브랜험

오순절 교회들이 지금도 이러한 사상을 가진 사람들은 비성경적인 이단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 조용기 목사나 다른 오순절 운동가들이 여기에 해당하는 일을 벌인다고 하여 교단으로부터 치리 당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그런 바람직한 일이 오순절 교회에서 더 이상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은 이제 온 세상이 다 안다. 오순절 교단뿐 아니라 장로교단과 다른 교단들에게서 일어나지 못할 일이다. 윌리엄 브랜험은 방언찬양, 성령을 말미암아 나타나는 새로운 형태의 춤(성령춤?)이 예배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강화한다고도 가르쳤다. 미국의 오순절 교단이 그런 점들을 용인할 수 없어서 그를 정죄하고 그의 사상을 교회에서 추방하였다. 그러나 현재의 오순절 교회에서는 어떠한가? 비성경적인 방언찬양과 성령춤이라는 것이 오순절 교회의 목사들과 신자들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성령의 역사로 이해되고 있다. 1949년에 신사도 운동의 선구자 윌리엄 브랜험이 미국의 오순절 교단으로부터 정죄받았다는 사실이 오순절 운동이 신사도 운동을 반박할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한때 그런 일이 있었을 뿐이다.


신사도 운동을 발전시킨 핵심 인물들 모두가 오순절 교회에서 성장하였거나 오순절 신학으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았다. 이 분명한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신사도 운동은 근본적으로 오순절 운동의 하나이고, 오순절 운동이라는 산맥에서 최근에 솟은 또 하나의 봉우리이다. 오순절 운동과 신사도 운동 사이에는 너무도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위에서 언급하지 않은 다른 신사도 운동 관련자들을 조사하면 이 사실은 더욱 더 분명하여 질 것이다. 그러므로 신사도 운동은 본질적으로 아주사 거짓 부흥운동으로부터 시작된 비성경적인 오순절 운동에 속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게 진화된 새로운 형태의 오순절 운동이라고 정의되어야 한다. 
 

피터 와그너의 속임수


 

 

 Peter Wagner, 1930 ~

신사도 운동의 신학과 강조점이 이전의 오순절 운동과 다르다고 여기도록 만드는 한 가지 트릭이 있었다. 오순절 운동의 핵심은 중생한 신자들에게 성령세례가 다시 또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피터 와그너가 정립한 신사도 운동 신학에서는 중생한 신자들이 다시 성령세례를 받아야 한다는 말이 일체 없다. 그리고 오순절주의자들이 성령세례의 증거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던 거짓된 방언현상에 대해서도 대폭 완화된 입장을 취하였다. 거짓된 방언이 나타날 수도 있고,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피터 와그너는 가르쳤다. 피터 와그너는 “성령으로 충만해졌다!”라고 말해야 할 것은 “성령세례를 받았다!”라고 이전의 오순절 운동가들이 잘못 가르쳤다고 비판하였고, 신사도 운동 시대에는 방언이 특별하게 주목받을 필요가 없다고 가르쳤다. 다음의 피터 와그너의 말이다.


“나는 성령으로 충만게되는 일은 한 번이며 마지막인 사건이 아니라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전 생애를 통해 자주 반복되도록 기대해야 할 어떤 것이라고 믿는다. 성령세례의 사건은 우리가 거듭 날 때 한 번이며 마지막 경험이라고 충분히 말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신약성서는 성령의 힘으로 가득 채워지는 그리스도인의 체험을 성령세례(baptism)란 표현보다는 성령으로 충만케 된다(filling)는 표현으로 기록하고 있다. 사실 성서적으로는 오순절 날 신자들이 ‘성령으로 세례를 받았다’는 것보다는 ‘성령으로 충만케 되었다’(행 2:4)는 것이 훨씬 정확하다.”

“그러므로 당신은 제 3의 물결 그룹 안에서 다른 그리스도인들에게 성령의 세례를 받으라고 권한다든지, 다른 은사보다 방언을 중시하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피터 와그너가 성령세례를 추구했던 오순절 운동의 신학의 문제점을 완전하게 간파하고 있고, 방언에 대해서도 비교적 바른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피터 와그너가 바른 가르침을 전파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왜냐하면 피터 와그너가 사용하는 ‘성령충만’이라는 개념은 올바른 성경연구자들이 이해하는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을 때 한번 영속적으로 임재하신 성령의 인격적인 다스림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성령이 반복적으로 임하심으로 신자에게 성령이 누적되어 흘러넘치는 것을 뜻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오순절 신학에서는 성령충만이 성령세례의 반복과 누적의 결과로서 생겨난다고 가르친다. 피터 와그너의 성령충만 개념은 바로 그 관점에서 나오는 이야기인데, 우리들이 오순절 신학을 간파하지 못해 성령충만을 이야기하는 그의 말은 오해하였다. 한국의 대표적인 오순절 운동 신학자 박정열 박사의 다음과 말을 읽어보라! 오순절 신학의 성령충만은 곧 신자에게 누적되는 성령세례 체험과 동일한 것이다. 


“이와 같이 성령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내가 성령충만 속에 그리고 성령충만이 내 속에 들어와 계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성령세례를 ‘성령충만’ 혹은 ‘성령의 충만’이라고 표현하였을 것이다.”
 

신사도 운동의 기름부음은 성령세례


분명히 신사도 운동은 성령으로 중생한 신자들을 다시 성령세례받게 만드는 그릇된 성령운동이다. 그런데 성령세례를 받으라고 주장하지 않으므로 오순절 운동과 다르게 보이고 있을 뿐이다. 성령세례 운동의 시작인 아주사 거짓부흥에서 일어난 모든 괴이한 현상들이 현재의 신사도 운동에서 재현되었고 수용되었다. 사람들은 흔히 아주사 부흥의 현장에서 거짓방언만 나타났다고 오해하고 있으나, 사실 그렇지 않았다. 방언 외에도 쓰러짐, 몸의 진동, 괴이한 웃음, 성령춤, 끄적거리는 영서, 방언찬양, 괴성, 넘어져서 구르기 등의 웃기는 현상들이 당시에 많이 나타났다. 증거들이 너무 많아 일일이 말하기 어려우므로 몇 가지만 제시하겠다. 다음은 아주사 거짓 부흥을 널리 선전하기 위해 아주사 부흥을 일으켰던 윌리엄 세이모어(William Seymour, 1870-1922)목사가 창간하여 발행한 <사도적 믿음>이라는 잡지 제 2권 13호에 수록된 방언찬양에 대한 내용이다.

“시리아 베이루트 출신의 한 사역자가 겨울을 나기 위해 예루살렘에 왔다.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성령 세례를 주셨고 방언도 한다 ... 그녀는 내 방에 와서 성령 세례를 위해 내게 안수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녀는 불의 파도가 그녀의 머리와 얼굴로 지나가는 것을 느낀 후에 방언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지금 하늘의 음조로 노래(방언찬양?)한다. 그녀의 노래를 듣는 것은 소중한 일이다. - 팔레스타인 예루살렘에서 미국 영사의 도움을 받고 있는 루시 M. 레더맨.”


다음은 아주사 부흥을 현장에서 체험한 프랭크 바클맨(Frank Bartleman, 1871-1935)의 쓴 책「아주사의 거리」에는 수록된 집회 중에 사람들이 쓰러지 것에 관한 기술이다.


“누군가 말하는데 갑자기 성령께서 회중 위에 임하셨다. 하나님께서 친히 강단 초청을 하셨다. 사람들은 마치 전투에서 칼에 맞은 것처럼 집안 여기저기에 쓰러지거나 아니면 하나님을 구하기 위해 무더기로 강단을 향해 돌진했다.”


아주사 부흥으로부터 시작된 오순절 운동에서는 이러한 현상들이 신자에게 성령이 또 다시 임재하시는 성령세례의 현상이라고 설명되어졌다. 신사도 운동에서도 이런 현상들이 동일하게 나타났으나 성령세례라고 설명되지는 않았다. 신사도 운동은 ‘성령의 기름부음’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세웠다. 내용은 동일했으나 성령세례라는 말이 등장하지 않고 ‘기름부음’이 임하는 현상이라고 기술되기 시작했다. 기존의 성령세례라는 용어가 사라지고, 새로운 기름부음이라는 말이 난무해졌으므로 사람들은 오순절 운동과 은사 운동이 가르친 것과는 다른 것이 새로이 등장한 것이라고 오해하였다. 


신사도 운동의 대표자 피터 와그너도 80년대 초 존 윔버를 만나 빈야드 운동을 접하게 되면서 곧 바로 기름부음이라는 모호한 개념에 빠졌다. 피터 와그너는 존 윔버를 통해 나타나는 괴이한 기름부음 현상들을 일찍 체험했고, 그것이 새로이 떠오르는 하나님의 역사라고 믿고서 플러신학교에서 존 윔버가 빈야드 운동을 강의하도록 주선했다. 형식상으로는 존 윔버와 피터 와그너가 공동으로 이끄는 강의였으나, 실제로는 존 윔버가 빈야드 운동의 기름부음 현상의 이론과 실제를 학생들에게 체험시키는 방식으로 주도했다. 존 윔버가 학생들이 기름부음을 체험하도록 실습할 때에 피터 와그너도 따라하면서 특별한 체험을 경험하면서 그의 신학은 변질되었다. 다음은 피터 와그너는 자신의 책「the Third Wave of Holy Spirit」에서 존 윔버와 함께 진행했던 그 강의에 대해 회상하는 내용이다.


“예외 없이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능력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드러내어 주셨다. 많은 학생들이 육체적인 질병을 고침 받았고, 또한 많은 학생들이 정신적, 영적인 치유를 경험했다. 어떤 사람들은 성령으로 충만해졌었다. 어떤 학생들이 처음으로 손을 내 밀어서 다른 병든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였고, 그때마다 사람들이 치유되는 것을 보았다. 어떤 사람은 성령의 기름부으심을 받으며 떨었고, 어떤 사람은 그대로 누워있었다.”


실제로 치유가 일어났는지, 일어나는 것 같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으나 이런 모습은 아주사 부흥 때부터 흔하게 나타났고, 그들은 신자에게 다시 성령이 임하시는 성령세례의 현상이라고 했다. 그러나 존 윔버의 영향을 받은 피터 와그너는 동일한 현상을 ‘성령의 기름부으심’이라고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피터 와그너의 책을 보면 존 윔버가 인도하는 수업시간에 신사도 운동가들이 ‘지식의 말씀’이라고 주장하는 거짓 영에 의해 점하는 현상과 다른 거짓된 이적들이 많이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일들이 이전에는 성령세례의 현상이라고 설명되었으나, 신사도 운동에서는 기름부음이 임하는 현상이라고 설명되었다.


“수업이 열리는 밤마다(당시 그 수업은 매주 월요일 밤에 있었음) 그 자리에서 즉시 확인 가능한 지식의 말씀(words of knowledge)들, 그 자리에서 고침 받는 환자들, 귀신들의 쫓겨남, 그리고 그 외의 다양한 초자연적인 현상들이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


“존 윔버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자신을 완전하게 맡겼고, 수업의 흐름을 주관하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았다. 때로 수업은 존 윔버를 통하여 나타나는 지식의 말씀과 더불어서 시작되었다. 때로는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 가운데서도 지식의 말씀이 나타났다.”
 

신사도 운동은 기름부음(성령세례) 전파운동


모든 신사도 운동가들은 먼저 누군가로부터 기름부음을 받는다. 그리고 후에 다른 사람들에게 기름부음을 전하는 사람이 된다. 이것이 신사도 운동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이다. 신사도 운동을 잘 모르면서 신사도 운동에 대해서 가르치고 강의하는 사람들은 사도, 선지자, 예언과 같은 개념이 등장하지 않으면 신사도 운동이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고 한다. 그것은 신사도 운동에 대해서 몰라서 하는 소리이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장신대의 현요한 교수이다. 그는 신사도 운동의 기름부음 운동가인 손기철 장로가 신사도 운동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다음은 장신대의 현요한 교수가 기름부음 운동가 손기철이 신사도 운동과는 무관하다고 옹호해주었던 말이다.


“신사도 운동은 성령의 충만한 임재를 강조하고, 그 임재를 체험한 사람은 사도적인 권위를 가지며, 그가 하는 예언은 사도적 권위를 가진 것으로 인정하고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손 장로는 자신이나 자신의 치유사역 스태프들의 사도적 권위를 주장하지도 않고, 사도적 권위로 무슨 예언을 하지도 않는다. 그는 다만 지식의 말씀의 은사의 도움으로 치유사역을 할 뿐이다. 그가 신사도 운동 계열의 사람들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그 자신이 그 운동을 추종하거나 전파하는 것 같지는 않다.”


오순절 운동과 은사 운동에서 성령세례라 불렀던 현상이 신사도 운동에서는 기름부음이라고 가르쳐졌고, 더욱 더 광범위하게 진행되었다. 신사도 운동의 기름부음의 특징은 사람의 의지와 행위를 따라 전이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름부음이라고 부르는 그런 현상은 힌두교에서 구루(Guru)라고 불리우는 숙련된 영적인 선생들이 초보 영성수련자들의 이마, 어깨 등을 터치할 때 나타나는 쿤달리니 각성(Kundalini Awakening) 현상과 동일하다. 힌두교의 수련자들에게 잠재되었던 쿤달리니 에너지가 각성되면, 수련자들은 눈물, 웃음, 진동, 방언, 방언찬양, 이상한 춤동작, 환상 등의 현상을 보이고 실제로 우울증과 다른 병이 치유되기도 한다. 시그먼트 프로이드(Sigmund Freud)라는 사람은 쿤달리니 세계를 체험하고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 그들의 몸은 발작을 하는 것처럼 엄청나게 흔들리고 몸이 꼬입니다. 그들의 감정은 엄청난 에너지로 인하여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심한 감정의 기복을 나타냅니다. 분노, 염려, 슬픔, 기쁨, 황홀경에 사로잡힘 등의 모습이 타나나지요. 이 과정에서 각 개인들은 그들의 몸과 정신을 다스릴 수 없습니다. 오직 쿤달리니 에너지의 강력한 움직임이 이들을 다스릴 뿐입니다. 이러한 현상 중에는 의도하지 않은 비정상적인 웃음들, 눈물들, 방언들, 전에 알지 못했던 노래들을 부르는 현상들, 영적인 주문을 외는 모습들, 요가 자세를 취하는 모습들, 다양한 동물들의 소리들을 내거나 동물들처럼 움직이기도 합니다.”


더욱 더 놀라운 사실은 그 현상을 경험한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동일한 현상을 유도해 낸다는 것이다. 이와 동일한 현상이 오래전부터 오순절 운동가들과 은사 운동가들이 부흥회에서 나타났고, 우리는 무지하여 그것을 성령의 은사와 성령의 불이라고 믿고 사모했다. 신사도 운동이 등장하면서 이 무서운 현상은 더욱 더 보편화되었다. 신사도 운동가들은 그 누구보다 더 전문적으로 그런 악한 이적과 현상들을 유도하고 만들어 낸다. 자신들의 그런 능력을 ‘임파테이션’(impartation)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신사도 운동이 기름부음을 전하는 임파테이션 운동이고 신사도 운동가들은 힌두교의 구루들과 같은 임파테이션 전문가들이다.

손기철 장로의 기름부음 임파테이션


이것을 설명할 수 있는 두 가지 사례들을 통해 더 자세하고 실질적으로 설명해 보겠다. 먼저 ‘기름부으심’이라는 책을 써서 한국 교회 안에서 신사도 운동의 기름부음 사상을 열열하게 전파하였고, 수 없이 치유집회를 열어 거대한 임파테이션 물결을 일으키는 온누리 교회의 손기철 장로를 보자. 그에게도 동일한 임타페이션 사상과 능력이 시제로 나타나고 있다. 다음의 손기철 장로의 책에 나오는 임타페이션에 대한 내용을 보라!


“최근에 나는 100여 명이 참석한 대한항공신우회 수련회에서 1박 2일 동안 이 내용을 강의하고, 그 분들에게 기름부으심을 흘러보냈습니다. 2일째 실습시간에 놀랍게도 동일한 기름부으심이 그들 대부분에게 임했으며, 그들이 다른 분들을 위해 기도할 때 동일한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을 목도하게 되었습니다.”

“안수기도를 하자 성령님께서 즉시 임재하셨고 그는 곧 성령세례와 방언을 함께 받았습니다. 나는 내게서 기름부으심이 흘러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격해하는 그에게 이 말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기름부으심을 꼭 흘려보내십시오.’”

“기름부으심은 다른 사람에게 ‘전이’(impartation, 임파테이션)되기까지 합니다. 내가 기름 부으심이 넘치는 목사님에게서 안수기도를 받을 때, 나에게 기름부으심이 흘러 들어왔습니다. 이와 동일하게, 내가 다른 사람을 위해 기름 부으심을 흘려보내는 기도를 하면 성령님의 능력이 전달되고, 그 기도를 받은 사람도 나와 같은 사역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단 기름 부으심이 무조건 전이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기름 부으심을 흘려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믿음과 마음의 상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피터 와그너 신학교의 기름부음 임파테이션


신사도 운동이 기름부음을 중시하고, 신사도 운동가들은 힌두교 구루들과 같이 귀신의 능력을 전파하는 자들임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가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신사도 운동가 홍정식 목사가 대표로 있는 한국의 신사도 운동 신학교 ‘WLI Korea’이다. 피터 와그너의 사상을 전파하는 신사도 운동 신학교 한국 지부인 ‘WLI Korea’의 홈페이지에는 신사도 운동이 임파테이션을 중시한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다. WLI Korea의 홈페이지의 ‘WLI Korea는’이라는 항목에는 기술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WLI(와그너 리더십 인스티튜트)는 미국 지역 및 세계 각국에 세워지고 있고, WLI KOREA는 2004년 4월, 세계에서 7번째로 문을 열었다. 2004년 1월, 피터와그너 박사는 홍정식 목사(과천 하베스트 샬롬교회 담임)를 본부로 초청, 총장으로 임명하였고, 2005년부터 매년 10월, 한국에 방문하여 WLI KOREA 졸업식을 이끌고 있다. 전통적인 신학교의 교육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 위에 세워진 WLI KOREA는 세계 각국에서 하나님께 놀랍게 쓰임 받는 사역자들을 초청, 그들이 가진 최상의 정보를 나눌 뿐 아니라 그들이 갖고 있는 성령의 기름부음을 전수(impartation)하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WLI Korea’는 성령의 기름부음이라는 마귀의 미혹을 전파하는 세계 각국의 유명한 사탄의 일꾼들을 초청하여 한국 사람들에게 임파테이션을 전수하는 기관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마귀의 영을 한국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곳이다. 이곳의 ‘학사 안내’라는 공간의 인텐시브 코스를 소개하는 곳에서도 다음과 같이 임파테이션에 대해서 안내하고 있다.


“학위를 취득할 필요는 없지만 뛰어난 강사들의 강의와 은사의 임파테이션(impartation)을 원하는 일반인도 청강이 가능하나 학생과 동일한 수업료를 납부한 경우 강의 참석이 가능하다.”


이 학교에 입학하여 학위를 취득할 목적이 없더라도 이곳에 와서 강의하는 국내외의 신사도 운동가들로부터 성령의 은사와 능력을 전수받는 ‘임파테이션’을 위해 돈을 내고 청강하기만 해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 하나만 보더라도 신사도 운동 세계에서 성령의 능력과 은사를 전수받는 비 성경적인 행위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정말로 성령의 능력을 사람을 통하여 얻을 수 있다고 여긴다. 신사도 운동에 빠진 사람들은 임파테이션을 통하여 자신에게 성령이 임하여 온다는 것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기 때문에 가급적 더 유명한 신사도 운동가들이 인도하는 집회가 열리면 꼭 참석한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귀히 쓰시는 사람을 통하여 자신에게 성령의 은사와 능력이 더 임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기름부음이 사람을 통해 전이된다는 신사도 운동의 임파테이션 사상은 이미 오순절 운동가들에게서 도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대표적인 오순절 운동가 오랄 로버츠(Oral Roberts,1918-2009)는 자신의 손을 통해 성령의 능력이 나간다고 사람들에게 가르쳤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통해 성령을 받으려고 그에게 안수받기 간절히 사모했다. 세계적인 오순절 운동가 조용기 목사가 사람들에게 안수기도를 많이 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자신을 통해 성령의 능력이 안수받는 사람에게도 들어간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왜 힘들게 안수하겠는가? 오순절 교회에서는 이러한 안수가 일반화되어 있다. 오순절 운동의 이런 실상이 신사도 운동 시대에는 기름부음과 임파테이션으로 변모하였을 뿐이다. 그러므로 신사도 운동은 새로운 것이 아니고 기존의 오순절 운동의 연장이고 변형이다. 그래서 오순절 운동은 신사도 운동을 절대로 정죄하지 못한다.   


 

 

 

정이철 목사 / 앤아버 반석교회 목사, 바른믿음(good-faith.ne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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