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 헌신하는 은총을 누리며
하나님: 너는 나에게 헌신하는 은총을 간절히 구하라. 열심히 간구하고, 인내하면서 확신을 가지라. 감사함으로 받아들이고, 겸손하게 간직하며, 부지런히 실천하라. 내적으로 그 은총이 거의 또는 전혀 느껴지지 않을지라도 특별히 겸손하게 행하라. 낙심하거나 고민하지 말라.
나는 오랫동안 거절하다가도 한순간에 허락할 때가 있다. 기도를 시작할 때는 미루다가 마지막 순간에 응답하기도 한다. 은총이 언제나 즉각적으로 주어지고, 바라는 대로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라면 나약한 인간은 그것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헌신의 은총을 소망하고, 겸손히 인내하면서 기다려라.
이 은총이 주어지지 않거나 은밀하게 사라지면 너 자신과 네가 지은 죄의 탓으로 여겨야 한다. 때때로 사소한 문제가 은총을 가로막고 덮어버린다. 사소한 것이, 대단한 문제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이 매우 중요한 선한 일을 멀리하게 만든다.
만약 이 문제를 제거하거나 크든 작든 간에 완벽하게 극복하면, 네가 지닌 열망을 이루게 될 것이다. 지금 즉시 진심으로 하나님께 헌신하면 하나님과 하나되고 평화를 누리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뜻을 따를 때 얻는 선한 즐거움만큼 달콤하고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진심으로 내게만 관심을 갖고, 피조물에 대한 무절제한 사랑을 거부하지 못하는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다면 은총을 받기에 가장 적합하다. 진정한 헌신의 선물을 누릴 수 있다. 나는 비어 있는 마음에 복을 채우기 때문이다.
볼품없는 자신의 것들을 완벽하게 무시하라. 자신을 더 많이 멸시함으로써 자만을 스스로 죽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면 은총이 더 빨리 찾아오고, 더욱 풍성해지고 자유롭게 된 마음이 더 높게 들어 올려 지게 될 것이다.
그때에 네가 기쁨을 발하며 네 마음이 놀라게 될 것이다. 나의 손이 너와 함께할 것이고, 너는 너 자신을 영원토록 나의 손에 완전히 맡길 것이다.
전심으로 하나님을 찾는 사람은 복을 받아도 자기 영혼을 헛되이 들어 올리지 않는다. 겸손한 사람은 거룩한 예배에 참여할 때 나와 하나 되는 놀라운 은총을 누린다. 그가 자신을 위한 헌신이나 위로가 아니라 온갖 헌신과 위로를 초월하여 나의 명예와 영광에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Thomas a Kempis, De Imitatione Christi, Part 5.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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