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의 말을 듣는 순간에 대하여
주님: 나의 아들딸아, 굳게 서서 나를 의지하라. “여호와를 의뢰하고 선을 행하라”(시 37:3). 떠도는 비난의 말은 말뿐이다. 그것이 네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 말은 허공을 가르고 날아다니지만 돌맹이처럼 해를 끼칠 수는 없다.
만일 비난을 받을 때 죄책감이 느껴지면 기꺼이 잘못을 바로잡으라. 잘못이 없는 것 같으면 나 곧 하나님을 위하여 그 비난의 말을 기쁘게 인내하라. “부당하게 고난을 받아도 하나님을 생각함으로 슬픔을 참으면 이는 아름다우나 죄가 있어 매를 맞고 참으면 무슨 칭찬이 있으리요. 그러나 선을 행함으로 고난을 받고 참으면 이는 하나님 앞에 아름다우니라”(벧전 2:19-20). 가혹한 비난을 감당할 수 있는 용기가 없는데도 이따금씩 그런 말을 참아 넘기는가? 그러나 그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다.
어찌 그토록 사소한 비난의 말에 마음을 쓰느냐? 네가 아직도 육신에 속해 있고 필요 이상으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잘못에 대한 지적에 마음 내키지 않아 변명함은 멸시받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네가 자신의 모습을 똑바로 보면 여전히 세상과 단절하지 않았고 사람을 기쁘게 하려는 헛된 욕심이 남아 있음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잘못 때문에 비하를 당하거나 싫은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진정으로 겸손한 것도, 진정으로 세상에 대하여 죽은 것도, 세상이 네게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힌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내 말을 들으면 다른 사람들의 말과 비난에 전혀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모두가 더할 수 없이 고약하게 꾸며낸 말을 할지라도 개의치 않고 그것들을 티끌처럼 생각한다면 어떤 해를 입을 수 있겠느냐? 그런 말이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뽑을 수 있겠느냐?
신중하지 않고 하나님을 바라보지 않는 사람은 사소한 말 한마디에, 싫은 소리 한마디에 쉽게 흔들린다. 나를 의지하는 사람, 자신의 판단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 사람은 타인의 말에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다.
심판자인 나는 비밀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모든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알고 있다. 누가 상처를 입혔고 그 때문에 누가 고통을 겪고 있는지 알고 있다. 그 말은 이미 나를 거쳐 갔다. 그럼에도 이렇게까지 진행된 것은 내가 허락한 것이다. “이는 여러 사람의 마음의 생각을 드러내려 함이니라”(눅 2:35).
나는 죄인과 무고한 사람을 공개적으로 가려내겠지만, 그들은 은밀한 판단을 받은 것이다. 사람들의 증거는 속임수일 때가 많다. 그러나 내 판단은 잘못이 없고 바르며 번복될 수 없다. 사람 보기에 옳게 보일지라도 나의 판단에는 잘못이 없다. 나는 잘못을 범할 수 없다.
그러므로 무엇을 판단하기 전에 나를 찾으라. 자신의 생각을 따르지 말라. 의로운 사람은 하나님에게서 무슨 일을 겪어도 개의치 않는다. “악인은 입술의 허물로 말미암아 그물에 걸려도 의인은 환난에서 벗어나느니라”(잠 12:13).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그릇되지 않았다고 하면서 거들지라도 크게 들뜨지 않는다. 내가 사람의 마음과 심장을 샅샅이 살피고 얼굴이나 외모를 보고 판단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악인의 악을 끊고 의인을 세우소서. 의로 우신 하나님이 사람의 마음과 양심을 감찰하시나이다”(시 7:9). 그러므로 사람들이 보기에 칭찬할 만해도 내가 보기에는 비난받아 마땅할 수도 있다.
나: 주님은 정의로운 심판자이며 강하고 오래 참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주님, 인간의 나약함과 악함을 아시니 나의 능력과 의지가 되어주소서. 내 양심으로는 부족합니다. 주님은 내가 모르는 것을 아십니다.
그러므로 온갖 비난을 들어도 나는 마땅히 겸손하고 온유하게 그것들을 감당함이 마땅합니다. 혹시라도 내가 다르게 행동하면 그 때마다 주님의 자비하심으로 용서하시고, 더욱 철저하게 인내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은총을 허락해주소서.
나는 은밀한 양심의 불안을 벗어나려고 의를 꾸며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을 용서를 베푸십니다. 주의 사랑이 더 낫습니다. 내가 나 스스로의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다고 하여 결코 의롭다고 할 수 없습니다. “내가 자책할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나 이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얻지 못하노라. 다만 나를 심판하실 이는 주시니라”(고전 4:4).
오 하나님, 당신의 자비가 아니면 어느 누구도 의로울 수 없습니다. “주의 눈앞에는 의로운 인생이 하나도 없나이다”(시 143:2).
Thomas a Kempis, De Imitatione Christi, Part 4.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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