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세울 것이 없음에 대하여
주님, 나는 주님의 우레 같은 심판 앞에서 떨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말씀을 읽을 때면 깜짝 놀랍니다. “사람이 어찌 깨끗하겠느냐. 여인에게서 난 자가 어찌 의롭겠느냐. 하나님은 거룩한 자들을 믿지 아니하시나니 하늘이라도 그가 보시기에 부정하도다” (욥 15:14-15).
천사들에게도 잘못이 있을 수 있는데 나약한 인간인 나 자신에 대하여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별들도 하늘에서 떨어지는데 먼지와 같이 하찮은 내가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나는 선하고 위대한 사람들이 실수를 범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거룩한 빵을 먹던 자들이 돼지들과 함께 먹을 음식을 찾는 것을 보았습니다.
내게 선한 것이 있다면 주님이 주신 것입니다. 내가 지닌 분명한 생각은 주님의 선물입니다. 주님이 나를 지탱하지 않으시면 힘이 있을 수 없고, 주님이 나를 보호하지 않으시면 어떤 정숙함도 있을 수 없습니다. 나 홀로 남겨지면 죽음에 빠져들 수밖에 없습니다. 나를 인도하소서. 그리하면 활기차게 일어설 수 있습니다.
나는 스스로를 얼마나 낮고 천하게 생각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내게 선한 성품이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얼마나 무시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오, 주여! 주님의 헤아릴 수 없는 심판에 얼마나 겸손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나는 스스로에게서 값진 것을 전혀 찾아낼 수 없습니다. 주님은 헤아릴 수 없는 무게이고, 건널 수 없는 바다이시니, 내게는 구원에 이를 수 있는 그 무엇도 발견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숨겨진 영광의 자리가 어디입니까? 덕행에 관한 확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모든 헛된 영광은 나에게 이르는 주님의 심판 앞에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주님 앞에서 자랑할 만한 육체가 무엇입니까? 어떻게 질그릇이 토기장이와 맞설 수 있습니까? 진정으로 하나님께만 복종한다면 어떻게 헛된 말로 우쭐대겠습니까?
진리를 따르는 사람은 온 세상이 부추겨도 우쭐대지 않습니다. 모든 희망을 하나님께 걸고 있는 사람 역시 어떤 칭찬의 말을 들을 지라도 동요하지 않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도 아무 것도 아닙니다. 말소리와 더불어 사라지지만 주님의 진리는 영원합니다. “우리에게 향하신 여호와의 인자하심이 크시고 여호와의 진실하심 이 영원함이로다?”(시 117:2).
Thomas a Kempis, De Imitatione Christi, Part 3. 52
▶ 아래의 SNS 아이콘을 누르시면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