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헌신에 대하여
나의 자녀야, 헌신은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헌신은 더없이 좋은 일이다. 스스로를 높이지 말라. 헌신을 자주 입에 담지 말라. 헌신의 수준 때문에 강박관념에 시달리지도 말라. 낮은 자세를 취하라. 하늘의 은총이 자신에게는 과분하다고 여기는 편이 더 낫다.
은총을 누리고 있다는 감정에 지나치게 매달리지 말라. 그러한 감정은 아주 갑자기 완전하게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은총을 누릴 때는 은총을 받지 못하면 얼마나 비참하고 곤궁한 처지가 될지 생각하라.
영적인 삶은 위로의 은총을 누릴 때가 아니라 겸손과 자기 부정과 인내로써 은총 없이도 살아갈 수 있을 때 발전한다. 또한 기도를 게을리 하지 않으며 항상 경건의 시간을 조금도 소홀히 여기지 않을 때 발전한다.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를 힘과 지식을 다하여 기꺼이 수행하라. 그리하면 영혼이 메마르거나 마음의 근심 때문에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일이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세운 계획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참을성을 잃고 쉽게 낙담한다, 인간만사가 언제나 자기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여호와여 내가 알거니와 사람의 길이 자신에게 있지 아니하니 걸음을 지도함이 걷는 자에게 있지 아니하니이다”(렘 10:23). 인간의 삶은 하나님께 달려 있다. 언제, 누구에게, 어느 정도를 허락하실지 등은 모두 하나님의 뜻과 기뻐하심에 달려 있다.
경솔한 사람은 마음대로 황홀한 헌신 경험을 시도하다가 스스로를 파멸시킨다. 자신의 취약함은 안중에 없기 때문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 이상을 시도하다가 쉽게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스스로를 위하여 하늘에 보금자리를 지으려고 함은 쓸모없는 짓이다. 그로 말미암아 그들은 자신의 날개로 날아다녀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나 하나님의 날개를 신뢰해야 함을 깨닫게 된다.
스스로를 지혜롭다고 여기는 사람이 타인의 훈계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거의 없다. 자기를 속이면서 여러 가지를 많이 아는 것보다 약간의 상식과 지식을 가지고서 겸손하게 선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더 낫다. 자신을 교만하게 만드는 것을 많이 소유하는 것보다 오히려 적게 갖는 편이 훨씬 더 낫다.
힘겨운 순간에 낙심하고, 나 하나님에 대한 확신을 잃어버린다면 지혜롭지 못한 것이다. 평안할 때 지나치게 안일한 사람은 어려운 순간이 닥칠 때 지나치게 낙심할 것이다.
영적인 열정에 불이 붙었다면 빛이 사라질 때 어떻게 될지를 생각하라. 그리고 그 순간이 닥치면 빛이 되살아날 수도 있고, 또 그것을 통하여 내가 마련해 둔 계획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하라.
자신의 의지대로 행하는 일이 언제나 성공을 거두기보다 이와 같이 시험을 당하는 것이 더 유익할 수 있다. 사람의 가치는 본인이 소유한 무수한 소망이나 성경을 읽어 내려가는 기술, 또는 다른 사람과 관련된 본인의 입장으로는 측정이 불가능하다. 진정으로 겸손하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가득하고, 또 오직 나의 영광만을 구한다면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이다.
Thomas a Kempis, De Imitatione Christi, Part 3.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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