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수도사들의 영성을 배우라
사막에서 신앙 수련하던 수도사 교부들의 빛나는 모범을 생생하게 떠올려보라. 그들의 삶은 언덕 위에서 불타오르는 횃불처럼 진정으로 완벽한 신앙이 빛을 발했다. 그러나 우리의 신중한 삶에서 이룬 것이라곤 안타깝게도 고작 녹아내리는 촛불에 지나지 않는다.
사막의 수도사 교부들은 성도로, 그리스도의 친구로, 굶주림과 목마름, 추위와 헐벗음, 노동과 피로, 밤샘과 금식, 기도와 묵상, 핍박과 모욕 속에서도 주님을 섬겼다. 교부들뿐만 아니라 사도들, 순교자들, 신앙고백자들, 그리고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가까이 뒤따르던 수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고난을 겪었는지 모른다.
사막의 교부들이 겪은 시험은 끈질기고 지독했다. 그들은 잘 견뎌냈다. 갑자기, 그리고 자주 적들에게 시달림을 당했다. 그만큼 하나님께 갑자기, 그리고 자주 기도했다. 엄격하게 금식하면서 배고픔을 잘 견뎌냈다. 영적 성장을 위해 모든 정신을 집중하여 자신들의 정욕을 뿌리 뽑으려고 열정적인 싸움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사막의 수도사들은 줄곧 하나님께 견고히 매달렸다. 힘겨운 삶을 감당하려고 낮에는 힘써 일하고 또 가슴으로 기도했다. 밤에는 꿈속에서도 기도를 드리고, 숨소리가 향기처럼 하나님께로 솟아올랐다. 기도의 시간은 너무 짧은 것 같았고 기도할 시간이 부족한 탓으로 노동의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 음식을 먹는 시간까지 아까울 정도로 묵상기도의 달콤함을 물리칠 수 없었다. 부요함, 지위, 명예, 친구와 친척 모두 관심 밖이었다.
사막 수도사들은 세상에서 무엇 하나 소유하려 하지 않았다. 생활에 필요한 것도 거의 챙기지 않았다. 공복의 통증을 피할 정도만 먹어도 만족했다. 이 세상의 물건을 소유하는 측면에서는 그들은 가난했다. 그러나 은총과 덕울 소유하는 면에서는 아주 부요했다.
사막 수도사들의 외모는 초라했다. 그러나 내면에서는 은총과 하나님의 위로로 말미암아 활기가 넘쳤다. 사막의 교부들은 자신들이 속한 세상에서는 이방인이었지만 하나님과는 막역한 친구였다.
사막 수도사들에게 자부심은 전혀 의미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의 외모는 버림받은 사람 같았다. 그러나 하나님이 보시기에 그들은 매우 소중한 사람들, 선택받은 존재였다.
사막 수도사들은 진정으로 겸손했다. 삶 속에서 순수한 복종을 실천했다. 사랑을 베풀고 인내하며 살았다. 그리고 매일 영적으로 유익한 삶을 살면서 하나님의 임재 속에서 크나큰 은총을 누렸다. 모든 신앙인의 모범이었다. 수많은 냉소주의자들은 그들을 유혹하여 느슨해지게 했다. 그러나 그 유혹들은 그들로 하여금 더 큰 영적 성장으로 나가도록 만들었다.
사막의 그리스도인들이 거룩한 모임을 조직했을 때 그 열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모른다. 그들의 기도가 얼마나 간절했는지 모른다. 덕을 쌓는 데 있어 다른 이들을 앞서겠다는 열심이 얼마나 컸는지 모른다. 얼마나 규칙을 잘 지켰는지 모른다.
사막 수도사들은 스승의 규칙과 자신의 영감을 따라 경외하는 마음과 순종하는 자세로 손을 맞잡고 신앙의 길을 갔다. 진정으로 거룩하고 완벽한 사람들은 세상에 맞서 격렬하게 싸우는에 자신의 삶을 쏟아냈다. 그들이 남긴 발자취는 오늘날에도 확인할 수 있다.
요즘에는 죄를 짓지 않고 맡은 바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조차 대단하게 여긴다. 오늘날의 신앙생활은 얼마나 게으르고 터무니없는지 모른다. 세상의 바람 때문에 뜨거운 열기가 식어버릴 정도이다.
우리의 관심과 열정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그 까닭을 어디에서도 확인할 수 없다. 신앙생활에 힘쓰려 하는 바람이 어째서 수그러든 것인가? 이제까지는 여러 경건한 신앙인을 만날 수 있는 특권을 누렸다. 아무튼 덕(德)을 쌓아가겠다는 열망이 수그러들지 않기를 기도한다.
Thomas a Kempis , De Imitatione Christi (1418–1427), Part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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