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호 교수ㅡ “동성애 반대, 승산 없다”
“이미 전세는 기울어졌다... 여성 목사 안수처럼
<파워뉴스> (2019.7.22.)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한국의 보수교인들의 동성애에 대한 전쟁은 승산이 별로 없다. 이미 전세는 기울어졌다.“며 ”여성 안수와 같이 될 개연성이 크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 6월 분당우리교회(담임목사 이찬수)의 J부목사가 설교 중에 했던 발언과 비슷하다. J부목사가 손 교수의 글을 인용했을 수 있다.
손 교수는 지난 2017년 12월 25일 출간한 자신의 저서 『주변으로 밀려난 기독교』에 실린 “동성애는 과유불급”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손 교수는 그 글에서 “성경은 동성애를 반대하지만 그보다 더 정죄하는 것은 거짓말과 우상숭배”라면서 “그런데 지금 한국 교회는 번연히 드러나는 거짓과 탐심(우상숭배, 골3:5)을 경계하고 비판하는 데는 상대적으로 미온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교회 돈을 횡령해서 유죄판결을 받는 목사가 설교를 계속해도, 대형교회의 목회세습이 일어나는데도, 논문과 설교의 표절이 발각되었는데도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동성애는 마치 기독교의 사활이 거기에 걸린 것처럼 맹렬하게 비판하고 나선다.”며 “한 때 술, 담배를 하면 그리스도인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처럼 지금은 동성애를 찬동하면 기독교의 적으로 취급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도 우려를 나타냈다.
손 교수는 “그동안 여성 안수를 반대하여 그것을 허용한 교단을 탈퇴한 목사와 교단이 적지 않았다.”며 “그런데 몇 달 전 네덜란드에서 가장 보수적인 개혁교단 총회에서 여성 안수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교단과 자매에 있는 한국의 고신교단에서도 여성 안수를 고려할 때가 됐다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며 “충격을 받을 분들이 적지 않겠지만 올 것이 온 것이다. 어떤 분들에게는 펄펄 뛰면서 분노할 소리겠지만 동성애도 그렇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여성안수와 동성애를 같은 선상에 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여성의 목사안수는 비성경적이거나 죄악의 문제가 아니라 신학적 입장차이다. 그러나 동성애와 동성혼은 하나님의 창조의 질서를 거스르는 죄악으로 성경이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받아들이는 교단과 교회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손 교수는 “기독교가 그런 사소한 것에 목 멜 이유는 없다. 동성애 반대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들이 매우 많기 때문”이라며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이 그렇게 중시했던 십일조를 하루살이에, 그들이 무시했던 정의와 긍휼은 낙타에 비유했다.(마23:23-24). 둘 다 지킬 수 있으면 좋겠지만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낙타를 택해야 한다. 적어도 하루살이 지키느라 낙타를 포기하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교회가 초기처럼 예수님이 낙타에 비유했던 ‘정의와 긍휼’에 힘을 기울였다면 그 때 누렸던 도덕적 권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고 하루살이 같은 동성애와의 싸움에도 쉽게 이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 교수는 “건국 후 상당기간 개신교만 군목을 보냈는데도 다른 종교나 사회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만큼 기독교가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도덕적 권위를 상실해서 기독교가 아무리 옳은 주장을 해도 ‘너나 잘 하세요’ 야유만 받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손 교수는 “지금이라도 낙타와 하루살이를 구분하고 낙타에 집중해야 하루살이도 구할 수 있다. 정직하고 공정해서 정의를 실천하며 하나님과 믿음을 돈, 명예, 권력 같은 하급가치를 얻는 수단으로 착각하는 우상숭배를 중단하고 하나님이 주신 복음을 약한 자에 대한 긍휼에 사용하면 영적 전투에서 결코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 교수는 동성애와 동성애자를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해서 동성애자를 비난할 수는 없다. 그것은 사기와 사기꾼을 구별하는 것과 전혀 다르디. 사기꾼을 자기가 결정해서 거짓을 저지르지만 동성애자가 모두 스스로 동성애를 택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보수교단의 목사의 대학생 아이들이 자신이 느끼는 동성애적 경향 때문에 심한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 사람을 정죄해서는 안 된다.”며 동성애 성향자와 동성애 행위지를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도 동성애다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에 대해서 모두가 동의하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 스스로 택해서 잘못된 짓을 하는 사람들보다 동성애자들을 더 심각하게 반성경적이라고 보는 것은 전혀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선 글에서 손 교수는 ‘양성평등’을 ‘성평등’으로 변경하려는 헌법 개정에 대한 반대는 당연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손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에도 성소수자들에 대해서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의 비판과 항거가 거세게 일고 있다.”며 “특히 사회 일각에서 헌법 제36조 1항. ‘혼인괴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에서 ‘양성의 평등’을 ‘성 평등’으로 고치자는 움직임이 있어 위기감이 더욱 커졌다. 성경이 동성 성관계를 분명하게 정죄하므로 한국 기독교인들이 세계 최초의 그런 헌법 개정을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런 반대에도 올바른 평가와 정확한 전략이 필요하다.”며 “우선 낙타는 통과시키고 하루살이는 걸러내는 잘못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